우리는 어느 한순간에도 완전히 안전해지지 않는다고, 모두에게 삶은 그토록 불안정하다고 넘기기에는 어딘가 비겁한, 명백한 죄책감을 원전 문제는 우리에게 안기고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생산된 전기로 편의를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일정한 망각이 필요한데, 우리가 일상을 영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그 망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너무 명확한 위험은 오히려 의식을 마비시키고 망각을 돕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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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선 ‘작은 거인’
다시 일어선 ‘작은 거인’
사진 박김형준·글 김민섭(사회문화 평론가)
고층빌딩 사이에, 나도 선다. 허리를 펴고 너희보다 꼿꼿이 선다. 너희가 내려다보지 않듯 나도 올려다보지 않는다. 그 골목골목마다 내가 있고 우리가 있다. 웃으면서 삶을 볶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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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지막 얼굴
우리의 마지막 얼굴
사진 성남훈·글 문태준(시인)
불이 사그라진다. 바람이 나간다. 혈액의 운행이 멎는다. 한 사람이 그렇게 우리와 이별한다. 파블로 네루다는 시 ‘죽은 가난한 사람에게’에서 이렇게 썼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