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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8년 01월 02일 화요일 제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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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키즈의 생애
안은별 지음, 코난북스 펴냄

“결국 내가 찾을 수 있었던 건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책 제목이 이미 많은 것을 설명한다. ‘IMF’ ‘키즈’ ‘생애’. 인터뷰를 기반에 둔 생애사 연구 결과물이다. 대상은 IMF 사태 당시 10대 청소년기를 보낸 1980년대생이다. 개별적인, 동시에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경험을 통해 이들이 겪은 한국 사회의 지난 30년을 되돌아보게 한다. IMF 사태가 바꾼 한국 사회의 틀은 신도시, 특목고, 대안학교, SNS, 젠더 문제, 사교육이라는 전에 없던 경험을 만들어냈다. 이 모든 경험에는 일종의 ‘불안감’이 뒤따른다. 불안과 직면하는, 불안과 싸워가는 각 인터뷰이의 삶에서 또래라면 공감할 이야기가 가득하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인터뷰이 선별에 다소 한계가 있지만, 인터뷰라는 대화를 해석하고 어루만지는 저자의 시선이 무척 인상적인 책이다.




정치사상사
앨런 라이언 지음, 남경태·이광일 옮김, 문학동네 펴냄

“그러나 우리는 민주주의를 찬양할 때, 과연 무엇을 찬양하는 것인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고대 그리스부터 21세기까지, 정치사상의 역사를 일주하는 1400쪽짜리 대작. 정치사상 연구에서 손꼽히는 석학인 영국 학자 앨런 라이언의 학문 인생을 집대성했다.
책은 정치사상의 역사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목표는 훨씬 더 야심차다. 인류사의 역사가, 철학자, 신학자, 정치인, 자칭 혁명가 등등이 대답을 찾으려 애썼던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가장 잘 지배할 수 있을까? 이 근본 질문으로부터 숱한 다른 질문이 파생되어 나온다. 책은 이 질문을 들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정치사상의 대가들을 일주한다. 이 대작의 번역은, 왕성한 저술과 번역 활동을 보여주다 2014년 타계한 종횡무진 지식인 남경태씨의 생전 마지막 작업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근현대통사
와다 하루키 외 지음, 한철호 외 옮김, 책과함께 펴냄

“아시아에서 역사 인식 문제는 배타적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는 불씨.”

동아시아에서 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 진전은 반동적 민족주의의 연료가 되기도 한다. 저자들은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하나의 동아시아사를 제안한다. 자민족 중심의 역사 교육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동아시아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와다 하루키, 고토 겐이치 등 일본의 저명한 진보 역사학자 일곱 명의 공저다. <이와나미 강좌 동아시아 근현대통사> 10권과 별권 1권을 요약하는 개괄서다. 19세기와 20세기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를 서술하면서도 그 속에서 서로의 관계와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낸다.
동아시아라는 시야에서 과거 한국의 위상과 역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무튼, 스웨터
김현 지음, 제철소 펴냄

“여행지에서는 사연을 만들 만한 옷을 한 벌씩 꼭 챙길 것. 그런 옷으로 스웨터만 한 것이 없다.”

누군가 재밌는 이야기를 하면 “어, 그거 ‘아무튼, ○○’으로 써보면 재밌겠다”라고 말하게 됐다. 이를테면 어제 술자리는 <아무튼, 막걸리>를 마셨고 그제 점심에는 <아무튼, 떡볶이>를 먹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양말을 준비한 이는 내게 <아무튼, 양말>을 써보면 좋을 사람이 된다. 사람과 주변을 살피면 아무튼 이야기가 넘쳐난다.
<아무튼, 스웨터>는 위고·제철소·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함께 펴내는 에세이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 스웨터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또 뜰 수 있다니.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 데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고, 그날을 위한 우스운 스웨터 한 벌이 갖고 싶어졌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와서 저자가 책에 적어둔 공약을 지키게 된다면, 그것도 좋겠다.




동물애정생활
김현진 지음, 루아크 펴냄

“돌아보니 개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개한테 쏟아부을 정성을 한번 사람한테 쏟아봐라” “애정 결핍 아냐? 왜 개한테 목을 매?” 이런 ‘지적질’을 하는 사람들에게 개를 키우는 저자는 이렇게 항변한다. “개들은 사람처럼 나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훨씬 더 많은 것을 가르쳤다”라고, 애정 결핍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자신을 사랑해주고 위로해준 것은 개들이라고. 그리고 고양이 찬양 분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맹하고 둔한 존재로 치부되는 개를 변호하며 개 편을 들어주기도 한다.
저자가 키운 개는 주로 유기견이었다. 앞다리가 잘린 ‘모란이’, 산탄총을 맞아 하반신이 마비된 ‘로렌초’ 등 유기견을 데려와 개꼴을 만들어 입양 보내며 쓴 ‘개줍일기’이자 종을 넘어선 사랑을 다룬 ‘연애일기’이기도 하다.




애착 수업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환 옮김, 푸른숲 펴냄

“애착 모델은 환자만 환자로 보지 않는다. 증상을 일으키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가정한다.”


‘아기가 생후 3년 동안 엄마와 맺는 유대 관계’ 정도로 알려진 애착 관계.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환자를 치료하며 애착이 태어난 초기에만 유효한 정서가 아니라 개인의 인생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걸 깨닫는다. 그는 전통적 의학 모델로도 회복되지 않는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개념으로 애착 관계를 바라본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건 어른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학 모델을 따른 치료만 할 때보다 애착 모델을 기반으로 한 치료를 병행할 때 증상이 훨씬 나아지는 사례를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일이나 취미로도 애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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