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원 기자는 마감 뒤에도 늘 사무실에 늦게까지 남아 있습니다. 편집된 지면을 꼭 보고 갑니다. 그냥 보고만 가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고치고 또 고칩니다. 주요 은행 5곳의 인사 데이터를 분석한 제533호 ‘2등 정규직’ 커버스토리도 그랬습니다.


데이터를 받아보고 든 첫 느낌은?

처음엔 문제의식이 약했죠. 은행 내부 2등 정규직 문제도 깊이 있게 알지 못했어요. 무기 계약직에 여성 비율이 많구나 정도였죠. 취재를 하면서 2등 정규직뿐 아니라 공채 비율, 승진 비율에서 ‘유리벽’을 실감했죠.

은행 내부 취재도 했는데?

신한은행이나 KEB하나은행 등 은행을 취재하면서 데이터를 보여주었죠. 예외도 있었지만 당사자들도 성차별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은행 쪽은 상당히 민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해명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은행의 5대5 고용 성비가 착시였음이 드러났다.

취업 카페에 남녀 공채 비율이 ‘7대3이다’ ‘8대2다’라는 말이 돕니다. 막연한 소문이 아니란 게 이번에 드러났죠. 여성들은 취업문을 뚫기도 힘들지만, 취업 후에도 승진과 직결된 업무에서 관행적으로 배제되고 있었습니다. 5대 은행 합산 본부장급 이상 임원 가운데 여성은 5.4%.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번 취재 뒷담화는 전화로 했습니다. 제주도 특성화고등학교 이민호군 사망 사건을 취재한 전 기자는 마감도 제주도에서 했습니다. 뒷담화를 마치며 편집된 지면을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합니다. 편집팀은 싫어하겠지만 좋은 버릇입니다.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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