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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추천 주말에 읽음직한 책들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7년 12월 14일 목요일 제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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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날
김한수 지음, 창비 펴냄

“모든 것은 언제나 시작이었다. …아! 함박눈이다.”


작가 김한수의 첫 소설집 <봄비 내리는 날>이 전면 개정되어 재출간되었다. 18세로 취업한 노동 현장에서 착취당하고 도시 재개발로 가족의 보금자리까지 잃는 자전적 역정을 그려낸 ‘성장’으로 등단한 것은 1988년. 노동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으나, 그 대다수는 평범한 노동자가 특정한 계기를 통해 계급적으로 각성한다는 다소 천편일률적 내용이기도 했다. 이런 시기에 등장한 ‘성장’은 노동소설의 문법을 지키면서도 노동자와 도시 빈민 등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격찬을 받았다.
‘성장’과 표제작, ‘그 무더웠던 여름날의 꿈’ 등 세 작품을 담았다. 노동운동이 아름다운 희망으로 기꺼이 수용되었던 시대를 다시 음미할 수 있는 단편집이다.




이상한 정상가족
김희경 지음, 동아시아 펴냄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의 고통은 ‘복지사업’을 넘어선 인권의 문제로 좀체 다뤄지지 못했다.”


2013년 칠곡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경우, 아이가 숨지기 전 다양한 경로로 학대 사실을 인지한 어른의 수가 모두 37명이었다. 이들 중 누구도 아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아이들은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때리는 것이 용인되는 유일한 집단이다. 저자는 ‘사랑의 매’라는 끈질기고도 잘못된 믿음을 여러 근거와 사례를 통해 논파해간다.
한국은 비혼모가 아이를 직접 키울 때보다 아이를 버릴 때 정부가 더 지원하는 이상한 구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내는 유일한 나라다. 2016년 해외에 입양된 아이는 334명으로 아기들은 거의 매일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갔다. 낮은 출산율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의 문제 제기를 눈여겨봐야 한다.



시크릿파일 반역의 국정원
김당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정보 실패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정보에 ‘가치’가 개입되거나 ‘정치화’됨에 따른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국정원은 정쟁의 중심이었다. 촛불혁명 이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시민들은 가장 불신하는 국가기관으로 국정원을 꼽았다. 국정원 적폐는 끝없이 드러난다. 댓글 작업 등 정치 개입 사건뿐 아니라, 수사 방해를 비롯해 특수활동비 유용 등 ‘촛불이 없었더라면’을 새삼 되새기게 만드는 사건이 연이어 터진다. 국정원은 어떤 조직이었고, 어떻게 변해야 할까?
국정원 전문 기자였던 저자는 지난해 <시크릿파일 국정원>을 펴낸 바 있다. 이번에는 ‘거대 조직과 검은돈, 그리고 비밀공작의 실체’를 집중 파헤쳤다. 저자는 이번 책 외에도 추가로 국정원 시리즈를 더 펴낼 예정이다. 국정원을 취재하는 일선 기자뿐 아니라 정치인에게 필독서다.



웅크린 말들
이문영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나는 계란입니다.”


석탄, 시멘트, 굴뚝, 서비스, 밀, 세월. 각 장의 제목을 구성하는 단어들이다.
이 책은 사북 폐광촌 풍경으로 시작해 진도 팽목항에 이르러서야 닻을 내린다. 기자인 저자가 그동안 연재했던 기사에 새롭게 이야기를 더했다. “두 세계를 구성하는 두 언어가 있다. 한(韓)국어가 언어의 표준을 자임할 때, 표준에서 배제된 언어는 한(限)국어가 된다.”
저자는 권력으로부터 말해질 필요를 판단당한 존재들의 삶을 ‘애써 말해야 하는 삶’으로 여겼다. 그들의 한(限)국어가 김흥구 작가의 사진과 함께 담겼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조세희 작가는 추천사에 “‘난쏘공’의 난장이들이 자기 시대에 다 죽지 못하고 그때 그 모습으로 이문영의 글에 살고 있다”라고 썼다.



아베 삼대
아오키 오사무 지음, 길윤형 옮김, 서해문집 펴냄

“친할아버지는 아베 간이라는 분이다. 반(反)도조 (히데키) 정권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켜온 의원이었다.”


일본 교도통신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서울 특파원을 지내기도 한 저자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갖는 의문은 간단한다. ‘도련님은 어떻게 일본 우익의 괴물이 되었을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저자는 아베 가문이 대대로 뿌리를 내려온 야마구치 현 헤키촌을 찾는다. 거기서 뜻밖의 인물을 마주치게 된다. 바로 ‘아베 간’, 아베 총리 친할아버지의 흔적이다. 그는 도조 히데키 정권의 국민 통제 조직인 ‘대정익찬회’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리버럴리스트로 반전과 평화를 외쳤다.
안타깝게도 도쿄의 외가에서 주로 자란 아베 총리는 친할아버지의 영향을 거의 받지 못했다. 지금 아베 총리는 친할아버지가 맞섰던 세력의 맨 앞에 서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빅뱅에서 인간까지-우주, 생명, 문명
마그나 히스토리아 연구회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생명체가 되려면 자기복제와 고유의 질서 유지를 위한 물질대사 능력이 있어야 한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필수 강좌를 강의하는 과학자 28명이 다년간 강의를 통해 개발한 노하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대학 신입생뿐 아니라 일반인이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필수적인 내용을 풀어서 설명했다. 과학의 전체적인 흐름과 변화를 파악하면서 동시에 과학사의 유명한 발견과 발명 등 인류사에 큰 영향을 준 사건들을 소개한다. 빅뱅에서 우주가 시작하고 우주에서 물질이 만들어지며 물질에서 인간이 탄생하고 인간이 문명을 이룩한 과정처럼 책 역시 빅뱅부터 문명을 거쳐 환경에 이르기까지 빅 히스토리적 관점에서 세상과 자연을 다룬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좀 더 친근한 이야기들을 충분히 활용해 스스로 판단하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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