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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73차 공판에 태블릿 PC가 등장했다

국정 농단 사건의 도화선이 된 태블릿 PC가 법정에서 공개되었다. 태블릿 PC 실물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최순실씨는 “태블릿 PC를 오늘 처음 봤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제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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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20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72차 공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피고인 중 최순실씨만 법정에 나왔다.



안종범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2월15일에서 3월14일까지 재벌 총수들과 독대 자리를 가졌다. 독대하기 전에 증인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통화한 부분에 대해 묻겠다. 박 전 대통령은 2월16일 오후 5시쯤 최 회장과 독대했죠?

안종범:그렇다.

검찰:독대 나흘 전인 2월12일 증인은 최 회장에게 독대 일정을 알려주기 위해 전화한다. 최 회장이 독대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냐고 증인에게 질문했고, 증인이 그룹 현안, 건의 사항 등을 말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단독 면담에 앞서 대통령이 해당 기업 현황을 파악해보라고 지시해 SK그룹은 물론 재벌 기업으로부터 현황을 파악해 보고드렸다”라고 진술했는데?

안종범:맞다.

검찰:박근혜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2월16일 최태원 회장과 개별 면담에서 (K스포츠재단의) 가이드러너 사업이 시각장애인을 돕는 좋은 사업이지만 작은 기업에서는 도움을 주기 어렵다. SK그룹처럼 대기업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최태원 회장도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최 회장에게 위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들은 적 있나?

안종범:없다.

검찰:이형희 SK텔레콤 부사장은 2016년 2월23일 증인이 자신에게 전화해 K스포츠재단 관련 자료를 보내려 하니 잘 검토해서 협조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형희는 자신이 직접 청와대로 가서 증인 부하 직원인 김건훈 행정관에게 K스포츠재단 자료를 받아왔다고 한다. 그렇게 기억하나?

안종범:그렇다.

검찰:이후 K스포츠재단 관계자가 SK 박영춘 전무를 만나 미팅을 한다. K스포츠재단은 가이드러너 사업 연구용역비 등 89억원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안종범:이 부사장의 메일을 받고 알았다.

검찰:이형희 부사장이 증인에게 보낸 메일을 제시하겠다. 증인이 검찰에 제출한 것이다. 이 부사장은 메일을 보내기 며칠 전 증인에게 전화해 “K스포츠재단 측 요구 사항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웬만하면 전부 들어주려 하는데 K스포츠재단 추진 사업이 종목별 체육협회와 마찰을 일으킬 수 있고, 가이드러너 양성학교는 부실 운영이 예상된다”라고 완곡히 말했죠?

안종범:네.

검찰
:이에 K스포츠재단 요구 사항의 문제점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죠. 검토 결과 SK그룹에서 K스포츠재단이 제안한 여러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게 부적절해 보였나?

안종범:그렇다.

검찰:증인이 “SK그룹이 제안받은 사업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대신 K스포츠재단에 30억원을 추가 출연한다는데 그것도 부적절한 것 같다”라고 대통령에게 건의했죠?

안종범:네. 그 뒤 대통령께서 중단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하셨다.



안종범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
:검찰은 마치 재벌 총수 독대를 앞두고 (기업 현안을 정리한) 말씀자료를 만들라고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취지로 말하는데 그게 아니죠?

안종범:내가 청와대에 근무하는 동안 재벌 총수 독대가 3차례 있었다. 첫 번째 때 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다음부터 계속 말씀자료를 준비해서 올렸다.

최순실 변호인
:(증인 진술에는) 내가 한 건 없고,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움직였다는 기조가 있다. 그러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라.

안종범:사실과 다른 말 한 게 있으면 지적해달라. 지시해서 한 건 반드시 말하지, 숨길 이유가 없다.



■ 11월9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73차 공판

국정 농단 사건에 방아쇠를 당긴 최순실씨 소유 태블릿 PC가 재판에서 공개되었다. 최씨가 운영한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발견된 이 태블릿 PC에는 청와대 문건 47건이 담겨 있었다. 최순실씨는 태블릿 PC 사용을 계속 부인했다. 오랜 논란 끝에 재판부는 검증을 진행했다. 이날도 피고인 중 최순실씨만 출석했다. 태블릿 PC 조작설을 주장하는 변희재씨가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봤다.

판사:검찰 측 설명에 따르면 태블릿 PC 전원을 켜면 저장된 자료가 변경된다고 한다.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파일이 있고, 지문에 해당하는 해시 값이 변경돼서 저장 자료의 동일성을 알 수 없다고 한다. 검찰에서도 저장 자료 이미지를 복사한 이후에는 한 번도 전원을 켠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전원을 켜지 않고 외관만 살피는 것으로 하겠다. 검증 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촉탁을 의뢰할 예정이다. 실물을 봅시다(법정 중앙에 있는 테이블에 태블릿 PC를 놓고 실물화상기로 비춘다).

ⓒ그림 우연식
최순실씨와 최씨의 변호인은 태블릿 PC가 놓인 테이블로 다가가 실물을 들여다보았다.

판사:변호인들 가까이 가서 봐도 좋다. 만지고 옮기는 건 실무관이 해달라(최순실씨와 이경재 변호사가 태블릿 PC가 놓인 테이블로 다가간다).

최순실 변호인:육안으로 시리얼 번호 확인했다. 더 중요한 게 이메일이랑 넘버링이다. 이메일은 현 상태로는 확인이 어렵다.

판사
:다 봤나?

최순실:(마이크를 들고) 저는 이걸 처음….

판사:이따가 얘기해달라. 태블릿 PC는 우선 재판부에서 보관하겠다. 변호인 증거조사에 대한 의견 있나?

최순실 변호인:법정에서 검증해주셔서 감사하다. 1년 만에 천신만고 끝에 실물이 제출되어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검찰은 오늘 태블릿 PC만 제출했고 증거조사 과정에서 부품, 전원 잭 등은 제출하지 않아 유감스럽다. 최순실 피고인이 오늘 태블릿 PC 실물을 처음 보았다.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태블릿 PC를 누가 소지하고 사용했는지 규명해야 하지만 검찰은 그냥 단정했다.

최순실:제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부터 태블릿 PC를 확인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에서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JTBC에서는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독일이라고 했다가, 저희 집 압수수색에서 나왔다고 했다가, 고영태 사무실이라고 했다. 저는 태블릿 PC를 처음 봤고 쓰지 않았다. 고영태 계획 아래 검사 일부가 가담하거나, JTBC가 국정 농단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검찰:변호사님이나 최순실 피고인이 저희가 태블릿 PC를 숨긴 것처럼 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태블릿 PC를 누가 썼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 뒤 저장 자료를 확인하여 최순실과 여러 가지 일치하는 점을 찾아내고, 최순실이 태블릿 PC를 사용했다는 정호성 피고인의 진술에 근거해 증거로 낸 것이다. (국과수) 감정을 통해 검찰이 태블릿 PC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점, 최순실이 사용했다는 점이 확인될 거라 생각한다.

판사
:태블릿 PC 검증을 마치겠다. 이어서 삼성 뇌물 수수 관련해 제출된 증거에 대한 서증조사(제출된 증거를 설명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

검찰:안종범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문자 내역이다. 2015년 7월10일 오후 7시1분, 안종범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다(이날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의결했다). 7월10일 투자위원회 회의가 종결되자마자 문자 하나를 받는다. ‘국민연금 의결위(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하고 주총 이후 대외공개 예정입니다. 구○○ 올림’ 구○○은 국정원 직원이다. 기자가 확인차 보낸 문자도 있었다.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하기로 했다. 엘리엇 시도 무산됐다. 1, 3면 만듭니다. 오보 안 나게 해주이소. 문제없죠? <조선일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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