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흥미로운 동영상을 봤다. 특별하게 제작된 자전거 타기에 도전하는 내용이었다. 이 자전거가 보통 자전거와 다른 점은 한 가지, 핸들을 돌리는 방향과 반대로 바퀴가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 변화를 머리로는 알았지만, 실제로 자전거에 올라탔을 때 페달을 제대로 밟을 수조차 없었다. 이러한 사정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핸들 조작 방향을 반대로 바꿨을 뿐인데, 누구도 이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사람은 왜 아플까〉 외 5권
신근영 외 지음
낮은산 펴냄

‘내 생각’이라고 믿는 것도 이 자전거 핸들과 다름없는 게 아닐까. 어제도 그제도 하던 생각, 남들이 다 하는 생각은 생각이 아니라 습관이다. 당연하고 익숙한 세계에서 발을 뗄 때 비로소 ‘진짜 생각’이 시작된다. 자전거 핸들을 굳이 불편하게 바꿔보는 것처럼. 

〈사람은 왜〉 시리즈는 ‘인간은 그런 존재지’라는 당연한 생각을 “근데 인간은 왜 그런 거야?”라는 질문으로 바꿔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인간은 대체 왜 예술을 하는 거야?” 묻고, “앎이 무엇이기에 인간은 알고 싶어 할까?” 하고 묻는다. 싸우기도 하고, 서로 돕기도 하는 당연한 인간 본성을 두고 ‘어떤 존재이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싸우는지’, 그러면서도 ‘생면부지의 타인을 주저 없이 돕는지’ 따져본다. 아픈 존재로서의 인간을 들여다보면서는 ‘고통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파고든다.

각 권 저자들은 원고를 쓰면서 예외 없이 고비를 겪었다. 왜 아니겠는가. ‘편하고 익숙한’ 자전거 대신 핸들을 반대로 바꾼 자전거를 내주고 달려보라 권했으니. 하지만 그만큼 짜릿한 성취감을 주는 모험이다. 후속작으로 〈사람은 왜 사랑할까〉 〈사람은 왜 일할까〉 등이 생각의 모험에 동참할 예정이다. 모험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사람은 왜〉라는 이상하고 독특한 자전거에 올라타 보시기를.

기자명 강설애 (낮은산 편집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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