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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불러와라 해서 어안이 벙벙했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삼성 임원과 만나서 삼성이 지원하는 해외 전지훈련에 정유라씨를 포함시킬 방법을 논의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신한슬 기자 hs51@sisain.co.kr 2017년 09월 28일 목요일 제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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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8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57차 공판

매주 금요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 관련 증인 신문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혐의로 지난 8월1일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준우 전 정무수석도 자신의 업무수첩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검찰:오늘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추가 증거를 제출하겠다. 첫 번째는 일명 ‘캐비닛 문건’이라 불리는 것으로, 대통령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사본을 받았다. 두 번째는 청와대 서버 내에 제2부속비서관실 공유 폴더에 보관 중이던 회의 자료들이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부분은 모두 가리고 제출했다.



박준우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의 업무수첩 2013년 8월21일 실수비(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메모를 보겠다. ‘실장, 종북 세력 문화계 15년간 장악, 재벌들도 줄 서. 정권 초 사정 서둘러야. 비정상의 정상화 무엇보다 중요한 국정과제’라고 적혀 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발언을 기재했나?

박준우:그렇다.

검찰:2013년 9월30일 대수비(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메모에는 ‘좌편향 문화예술계 문제, 국정지표 문화 융성, 롯데·CJ 등 투자자’라고 적었다. 이건 대통령의 발언인가?

박준우:수석 중 누군가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했고, 거기에 대해 대통령이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증인이 검찰 조사 때 진술한 바에 따르면 2013년 12월19일 당 최고위원회 송년 만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문화계 권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다음 날인 12월20일, 증인의 실수비 메모를 보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자유민주주의 헌법가치를 수호해야 한다. 그런데 반정부·반국가 단체가 좌파의 온상이 되어서 종북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 단체에 정부 지원이 있는지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조치하라’고 말한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

박준우:그렇다. 이 내용은 중요성으로 볼 때 대통령의 의중을 받들어 내린 지시가 아닌가 생각한다.

검찰:왜 그렇게 생각하나?

박준우:제가 정무수석으로 취임한 이래 거의 매일 각종 회의마다 ‘대한민국 내에 좌편향이 너무 심하다.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라는 국정 기조가 계속 강조됐다. 그래서 이건 비서실장의 뜻이 아니라 대통령의 국정 철학 내지 국정 기조 차원의 중요한 이슈라고 인식했다.



■ 9월11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58차 공판


ⓒ사진공동취재단
정유라씨는 검찰에서 삼성에서 제공한 말(살시도)을 제 것처럼 타면 된다는 말을 어머니인 최순실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
대한승마협회(이하 승마협회) 관계자로 독일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돌봤던 박원오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순실씨가 박원오 증인에게 직접 질문하기도 했다.



박원오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판사:지난번 노승일·박헌영과 변호인 간에 계속 신경전이 오가 신문이 지연된 적이 있다. 오늘 증인도 민감한 증인이니, 그런 일이 없도록 사생활 문제나 명예훼손이 될 문제에 대한 신문은 가급적 자제해달라.

박원오:제가 최근 후두암 수술을 세 번 받아 인공 성대를 달았다. 지금 스테로이드제로 성대를 확장해서 증언을 할 수 있는 상태다. 귀도 잘 들리지 않는데, 양해 부탁드린다.

검찰: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재차 물어달라. 2015년 8월5일 증인이 독일에서 정유라씨 일행과 거주할 때, 최순실씨의 지시로 황성수 당시 삼성전자 전무와 김종찬 승마협회 전무를 만났나?

박원오:그렇다.

검찰:그때 논의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건 삼성이 지원하는 해외 전지훈련에 정유라씨를 포함시키는 것인가?

박원오:그렇다.

검찰:원래 삼성에서 승마협회를 후원하고, 협회가 선수를 뽑아 지원해야 하는데 그 구조의 단점은 정유라씨가 지원 대상으로 뽑힌다는 보장이 없다.

박원오:완전한 보장은 없다.

최순실 변호인:지금 검사의 신문을 보면 검사실에서 조사하는 분위기다. 검사가 묻는 눈매라든가 이런 게 바로 조사다.

검찰:변호인은 질문할 때 제가 불쑥 끼어들면 기분 좋습니까?

판사:변호인, 시간이 없으니까 그런 걸로 끊지 마라. 증인은 재판부를 보고 증언하라.

박원오:검사 쪽을 보고 이야기하면 안 됩니까? 잘 안 들려서 (입 모양을) 봐야 하는데.

판사:그럼 보고 하라.

검찰:증인이 삼성에서 승마단을 만들어서 삼성이 원하는 선수를 승마단 소속으로 받으면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나?

박원오:그렇다.

검찰:그래서 삼성이 승마 훈련을 지원할 독일 컨설팅회사 용역을 체결하고, 그 회사를 통해 정유라씨를 지원하는 방법을 추진하게 된 건가?

박원오:그렇다.



박원오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증인은 중학교 3학년부터 승마를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승마 선수로서 주요 대회 수상 경력을 간단히 말해달라.

박원오
:전국체전에서 수상했고, 학생승마연맹에서 마장마술 부문 입상을 했다. 고등학교 때다.

최순실 변호인:입상이라는 게 어느 수준인가?

박원오:5등까지 입상이다.

최순실 변호인:증인의 순위를 묻는 거다.

박원오:기억나지 않는다.

판사:변호인,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꼭 필요한 부분만 물어봐라.

최순실 변호인:정유라씨가 2014년 마장마술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때 자기 실력으로 되었다고 생각하나?

박원오:전부 실력으로 된 건 사실이다. 1년간의 성적에 따른 점수를 합산해서 선발하는데, 각자 자기 점수는 자기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변호인:증인이 알기로 이 선발 과정에 위법이나 부당한 일이 있었나? 점수 조작이나 심판 부당 판정 따위다.

박원오:선발 과정이 공개되어 모든 선수가 다 알고 있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

최순실 변호인:한화가 승마협회 회장사로 있을 때, 증인이 한화가 제공한 아파트에 살고 매월 자문료로 1000만원 이상 받았다고 최순실씨에게 말한 적 있나?

박원오:당시 우리 식구가 살고 있던 아파트가 한화 오벨리스크라서 그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아파트를 제공받은 적은 없다. 자문료는 500만원에서 시작해 800만원으로 올랐다. 업무용 차를 제공받은 적은 있다.

최순실 변호인:삼성으로 승마협회 회장사가 교체된 뒤, 최순실씨에게 ‘한화가 제공하던 지원이 다 끊겼다. 있던 집에서 나가라고 하고 먹고살기가 힘들다. 도와달라’고 한 적 있나?

박원오
:제가 피고인에게 도와달라고 했다고?

최순실 변호인:그렇다.

박원오
:그런 일 없다(웃음).

최순실 변호인
:이런 딱한 사정을 듣고 최순실씨가 한 달에 300만원을 지원했다는데?

박원오
:1개월에 300만원씩 월급처럼 받은 적 없다. 무슨 일이 있을 때 100만원도 주고, 200만원도 주고 그랬다.

최순실 변호인
:무슨 일 때문에 줬나?

박원오
:그냥 봉투에 100만원씩 넣어서 ‘항상 감사합니다’ 하고 준다. 그래서 받았다.

최순실 변호인:증인은 지난 이재용 재판에서 “살시도라는 말을 산 뒤 황성수 전무가 마필이 삼성 것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명의를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고 해서 마필 여권의 마주 이름에 삼성이라고 쓰면 된다고 했다. 더 확실히 하려면 코어스포츠와 마필 위탁계약서를 쓰라고 했다. 그래서 샘플을 만들어 황성수와 최순실에게 보냈다. 그러자 최순실이 화를 내면서 ‘이재용이 VIP한테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냐’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런데 삼성이 말을 사준다면서 삼성 소유권을 확실하게 명시할 방법을 증인에게 물어볼 이유가 뭐가 있나. 모순 아닌가?

박원오:저도 최순실씨가 화를 내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말은 삼성 것이고 훈련만 코어스포츠에서 관리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씨가 갑자기 화를 내면서 ‘박상진 불러와라’고까지 하니 어안이 벙벙했다. 솔직히 얘기해 감을 못 잡았다.

최순실 변호인
:최순실씨가 대통령과 이재용의 독대를 운운하고, 어린애가 ‘아빠가 장난감 사주기로 했는데 빌려준다니’라고 말하듯이 화를 낸다니. 이런 만화 같은 얘기를 할 수 있겠나? 상상이 안 되는 거 아니겠나?

판사
:변호인, 시간이 많이 지났다. 남은 신문 사항과 박근혜 변호인 신문, 검찰 재신문은 다음 재판에 하겠다.

최순실:(손 들며) 살시도 관련해서 하나만.

판사:피고인이 직접 묻고 싶은 게 있나? 하나만 물어봐라.

최순실:오랜만이다. 증인이 너무 사실이 아닌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제가 조서를 보니까 전부 검찰이 얘기한 질문에 ‘네, 네, 네’라고만 한다. 질문하신 검사님은 저한테 삼성 얘기를 한 번만 물어보고서 내려가라고 한 사람이다. 살시도는 함께 카셀만에 갔을 때 증인이 저희한테 소개한 말이지 않나.

박원오:아니잖아요.

최순실
:(소리 지르며) 살시도 살 때 같이 가셨잖아요!

판사:피고인, 목소리 올리지 마라.

최순실
:카셀만은 저희는 모르는 곳이고 증인이 그 사장님을 잘 아셔서, 정유라랑 가서 보셨지 않나.

박원오:가서 여러 마리 타본 건 맞는데 누굴 계약했는지는….

최순실:
(말 자르며) 아니, 계약을 한 것도 아세요. 지금 말을 바꾸시는 건데. 살시도가 52만 유로였나, 비싸다고 하셔서, 저는 말 값을 모르니까, 증인이 말하길 말은 조금 비싸지만 부가가치세 환급이 되니까 차라리 삼성에 얘기해서 그 돈을 다 돌려받을 수 있으니 내가 삼성에 얘기해서 사도록 하겠다, 그래서 사게 된 거잖나.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셨다. 이건 카셀만도 아는 얘기다.

박원오:카셀만에 간 건 맞다. 하지만 전 말 이름도 모르고….

최순실:아시잖아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고….

판사:피고인, 증인의 말을 끝까지 들어라.

최순실:죄송합니다. 하도 아닌 말을 하시니까. 그때 살시도를 타고 애가 시합에 나가게 돼서 코치가 ‘마주를 누구로 등록할까요’ 하고 물어봤다. 그래서 제가 증인에게 물었다. 증인이 삼성에 물어봐서 얘기하겠다고 하시고, 논의한 뒤에 삼성으로 한다고 하셔서 삼성으로 올렸지 않나. 생각나십니까?

박원오:그래서 화를 내셨잖아요.

최순실:(소리 지르며) 아니, 그래서 화를 낸 게 아니라….

판사:피고인, 그만하라. 다음 기일에 물어볼 사항을 변호인 신문 사항으로 정리해서 물어라.



■ 9월12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59차 공판

오전에는 8월25일 1심이 선고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공여 사건 재판의 녹취록을 서증조사(증거를 재판에 보여주며 설명함)했다.


검찰:다음은 정유라씨 증인 신문 녹취록이다. 문답을 그대로 소개하겠다.

검찰:증인이 최순실씨에게 ‘왜 삼성이 나만 지원해주냐’고 하자 최순실씨가 ‘그냥 조용히 있으라. 왜 계속 물어보냐’라며 화낸 적이 있나?

정유라:네. 화낸 적 있다.

검찰:2016년 1월 증인은 최순실씨에게 살시도를 삼성으로부터 구입하면 안 되는지 물어본 적이 있나?

정유라:네.

검찰:최씨는 ‘그럴 필요 없이 내 것처럼 타면 된다. 굳이 돈 주고 살 필요 없다’라고 했나?

정유라:네. 그 말을 듣고 엄마가 삼성하고 잘 해결을 해서 저희가 그 말을 소유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정유라씨 녹취록 서증조사가 끝난 뒤, 감정이 격해진 탓인지 최순실씨가 오후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울음을 터뜨려 잠시 재판이 중단되었다. 오후에는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증인석에 앉았다.

ⓒ그림 우연식
정유라씨 녹취록 서증조사가 끝난 뒤, 감정이 격해진 최순실씨가 울음을 터뜨려 재판이 중단되었다.

노태강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
:증인은 지난번 법정에서 대통령이 유독 승마에 관심이 많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사실인가?

노태강:저희들은 통상 청와대 비서실에서 내려오는 건 대통령님 지시라고 판단한다. 특히 승마 같은 경우는 체육계 전체 상황도 아니고 특정 종목을 지정해서 내려온 사례가 있었다.

검찰:박근혜 변호인은 2013년 6월7일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위원회의 공문서 위조 사건에 대한 조치를 대통령이 지시했음에도 7월22일까지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증인이 인사 조치되었다고 주장했다. 사실인가?

노태강:전혀 사실이 아니다. 저희들은 서명 위조 사건을 발견한 즉시 총리실에도 보고하고, 그 조치로 유치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 9월14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60차 공판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이 재판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었으나, 검찰 측이 제시한 ‘청와대 캐비닛 문서’에 대해 변호인이 반발해 신문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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