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제 앞자리에는 큰 회의용 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지난 8주 동안 김남영·신동민·조소진·최진렬 교육생이 이 탁자를 차지했습니다. 편집국장과 교육생. 가장 멀게 느껴지지만 실은 가장 가깝게 지낸 이들을 이제 떠나보냅니다. 조소진 〈시사IN〉 교육생입니다.


교육생 기간에 기억에 남았던 취재는?

광역버스 기사 동행 취재. 기사만 섭외하고 버스회사엔 알리지 않았죠. 운전석 위에 달린 CCTV로 회사가 취재하는 걸 알아챌 수 있어서 가방에 여벌의 옷과 모자 세 개를 챙겨갔어요. 취재하다 일부러 내려서 모자를 쓰거나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탔죠. 다른 손님처럼 보이려고.

기사가 나간 뒤 반응은?

광역버스 기사보다 고필주 일병 기사(〈시사IN〉 제518호 ‘가혹행위로 자살 또 22사단’)가 나간 뒤 언론 접촉을 피했던 유가족에게 직접 연락을 받았습니다. 부모도 알지 못했던 학교생활 등을 기사로 읽었다며 고마워하셨어요. 고 일병의 친구들이나 그가 남긴 기록 등 취재한 내용을 따로 정리해 부모님에게 보내드렸습니다.

교육 기간에 그래도 아쉬웠던 점은?

기사 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학보사 생활도 했는데, 너무 달라요.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많이 취재해서 ‘야마’를 잡지 못하고 중언부언하기도 하고.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교육생 입에서 ‘야마(기사 주제)’라는 언론계 은어가 튀어나왔습니다. 이번 교육생들도 언론계 입사를 준비 중입니다. 어느 지면이나 방송에서 ‘야마’가 확실한 기사를 쓰는 이들을 만날지 모릅니다.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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