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관리사들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 고용 시스템을 서울과 제주 경마공원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서울 경마공원은 다른 경마공원에 비해 마필관리사의 처우가 안정적이다. 현재 조교사협회에서 집단 고용을 하는 곳은 서울 경마공원뿐이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측에 따르면, 서울 경마공원 마필관리사 전체 임금의 70%가 고정성, 30%가 상금성 임금이다. 최근 이 고정성 임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신동원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위원장은 “마사회에서 5개년 계획으로 부가 순위 상금(비경쟁성 상금으로, 관리료가 충당하지 못하는 기본급을 보충하고 복리비를 지급하는 데 쓰인다. 노조 측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전체 임금의 60%가 부가 순위 상금이었다)을 다 경쟁성 상금으로 전환하려 한다. 올해만 20%를 줄였다”라고 말했다. “마사회 측이 부산과의 교섭 때 오히려 서울이 잘못됐고 부산이 옳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향후 3년 이내에 서울도 부산 시스템으로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주 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들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4대 보험료와 식대 등을 지원했던 경주 장려금이 2015년부터 경쟁성 상금으로 전환됐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제주 경마공원지부에 따르면 마필관리사들은 애초 조교사 대표교섭위원과 단체교섭을 해왔지만 2014년 초부터 일부 조교사들이 부산경남 경마공원처럼 사업장별 교섭을 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 결과 2015년부터 제주 경마공원 마필관리사도 사업장별로 따로 교섭에 나서야 했다. 20개 마방 중 9개 마방의 조교사가 단체협약 갱신을 거절해 지난 7월23일부로 단체협약 기한이 만료됐다. 양삼일 노조 제주지부장은 “개별 교섭을 하면서 점차 부산경남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단체협약이 해지된 상태에서 일부 조교사가 기존 근로계약서나 단체협약보다 근로조건이 후퇴한 근로계약서를 재작성하도록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시사IN 신선영부산경남 경마공원 마필관리사의 잇단 자살로 8월9일부터 서울 경마공원도 근로감독을 받았다.

부산경남 경마공원 마필관리사의 잇단 자살로 8월9일부터 서울 경마공원도 근로감독을 받았다. 제주 경마공원 역시 추후 근로감독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 경마공원 마필관리사인 맹승호씨(48)는 “지난 6월 서울에서도 한 마필관리사가 가족들을 태운 차량을 운전해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투신했다. 마사회와 조교사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사람답게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최진렬 (〈시사IN〉 교육생)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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