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4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40차 공판

검찰·특검은 이날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한 국정농단 사건의 증인 녹취록 주요 내용을 법정에서 설명했다.

검찰: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증언 녹취록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공모관계를 입증하려는 취지이다. “증인은 최순실에게 ‘선생님 VIP께서 선생님 컨펌 받았는지 물어보셔서 못 받았다고 말씀드렸는데 빨리 컨펌 받으라고 하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죠? 선생님은 최순실, VIP는 대통령을 의미하나”라고 묻자 정호성이 “그렇다”라고 답한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재직 시 최순실이 이영선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청와대에 수시로 방문했나”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한다. “최순실에게 봉투 받은 기억이 여러 번 있다는 것이죠? 봉투를 가져온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이영선이다”라고 답했다. “그 봉투를 이영선이 다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나”라고 묻자 “이영선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의 증언 녹취록이다. 최씨의 아들 최인호는 삼성 승마단 소속 선수이다. “2016년 10월4일 아들 최인호가 삼성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를 만나 올림픽 준비를 위해 독일에 가라고 제안받았죠”라고 묻자 최인호는 “그렇다”라고 답한다. “삼성이 (승마단에) 투자를 중단했는데 갑자기 올림픽 준비를 위해 독일 전지훈련에 가라고 해서 이상했고, 그때가 이미 언론에서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 보도가 나간 이후였나?”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정유라 관련 보도를 접한 뒤 정유라를 지원하려 했는데 시끄러워지니 아들을 끼워 훈련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생각했나”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이사 증언 녹취록이다(일성신약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식 330만 주를 보유했다). 윤석근은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과 5회 만났는데 (합병) 찬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내가 찬성해도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무슨 소용이냐 물었더니 ‘국민연금은 다 되었다’고 얘기했다”라고 진술했다. “삼성이 (일성신약) 신사옥 무료 건설을 제안했나”라고 묻자 “회장님에게 그렇게 들었다”라고 답했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증언 녹취록이다. 박원오는 증인으로 출석해 “아시안게임 때문에 최순실을 수시로 만났다. 최순실이 ‘한화가 승마협회를 잘 지원하지 못한다. 삼성으로 바꿔야 한다. 삼성이 잘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진술했다. “최순실 지시로 삼성 황성수 전 전무와 계약 조건을 협의한 메일 내용을 최순실에게 전화나 메일로 보고했나”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2015년 11월13일 위탁마 관리계약서 샘플을 황성수에게 보냈는데 (삼성이) 구입한 말 살시도를 정유라가 빌려 타기 위한 용도였죠. 이 위탁마 관리계약서를 최순실에게 보여줬나”라는 질문에 박원오는 “계약서를 보고 최순실이 더 화를 냈다. ‘이재용이 말 사준댔지 언제 빌려준댔냐’라고 했다”라고 진술했다.

판사:최순실 피고인이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최순실:오늘 특검(검찰) 주장을 쭉 들었는데, 항상 증거에 의하지 않고 증인을 압박하고 회유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게 한다. 전혀 근거가 없다. 제가 사익을 취하기 위해 재단을 전횡했다거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몰고 가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더더욱 안 그러셨다. 저에게도 유라에게도 말이 안 된다. 특검은 (말을) 저희가 소유했다는 증거를 입수해서 보여줘야 한다. 독일은 그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말을 준 것처럼 말하는데 다 삼성 소유였다. 유라는 아시안게임도 포기하고 꿈이 좌절되었다. 올림픽은 생각도 못하게 되었다. 티켓 따내는 게 어려운 일인데 특검은 그걸 잘 모른다. 개인전 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해서 독일 갔는데 좌절하게 되었다.


■ 8월7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41차 공판

ⓒ그림 우연식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 도중 안경을 착용하고 법정 스크린에 띄운 증언 녹취록을 응시했다.

지난 공판까지 검찰이 국정 농단 재판 공판조서에 대한 증거조사를 마치자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이 의견 진술을 진행했다. 의견 진술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피고인 측 의견을 밝히는 절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 도중 안경을 착용하고 법정 스크린에 띄운 증언 녹취록을 응시했다.

박근혜 변호인: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증언 녹취록을 내겠다. 2015년 1월9일에 있었던 김종덕 전 장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이 제일 중요하다. 김종 전 차관은 이날 “대통령이 정유라에 대해 말씀을 하시면서 ‘유라같이 운동 열심히 하는 선수를 정책적으로 키워야 한다. 왜 기를 죽이느냐’고 말했다”라고 했다. “이 말이 맞나?”라는 질문에 김종덕은 “아닙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라고 증언했다. 김종덕 전 장관은 대통령 지시 사항을 바로 이행하기 위해 말씀을 상세하게 받아 적었다. 김종덕 전 장관은 “대통령 지시사항을 그대로 받아 적었고 추가로 수정한 것도 없다. 제 업무노트에는 정유라 이름이 없다”라고 진술했다. 김종 전 차관이 1월9일 “대통령이 ‘정유라 같은 선수 기를 왜 죽이냐’고 말을 했다”라는데 같은 자리에 있던 장관 메모에는 그 내용이 전혀 없다.

다음으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의 증언 녹취록이다. 2015년 1월9일 대통령과 면담했다. 홍익대와 한양대 출신이 문체부에 많이 등용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대통령이 주의를 주려고 불렀는데 업무수첩도 없이 A4 용지를 덜레덜레 들고 갔다. 공교롭게도 기재한 게 없다는 거고. “(독대에 대해) 김종덕 전 장관은 상세하게 기재를 했고 정유라 선수 사기 진작 취지의 말을 한 적도 없다는데 증인의 기억이 잘못된 거 아닌가.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뭐냐”라고 묻자 김종 전 차관은 “저의 기억”이라고 답했다. 유독 김종 전 차관 증언만 관계되는 사람들 증언과 상당 부분 배치된다.

판사:(앞선 변호인 진술에서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신주평(정유라씨의 전남편)을 군대에 보내달라고 했던 것도 한칼에 거절했다고 했는데 최순실로부터 그런 요청이 실제 있었다는 건가?

박근혜 변호인:그런 것 같다. 대통령께서 “내가 국방의 의무를 어떻게 결정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자 최순실이 울면서 “이제는 나를 위해 살 거다”라고 했다고 장시호가 진술했다. 아마 최순실이 그 외에 또 다른 청탁을 했으면 그날로 대통령과 관계가 끝났을 것이다.

특검에서 경제공동체 개념으로 공모 관계를 엮어 기소를 했지만 제3자 뇌물죄와 단순 수뢰죄는 명확히 구분된다. 역대 대통령 친인척 비리 사건은 형님까지도 검찰이 전부 알선 수재죄를 적용했다. 아들이 가까운가, 형님이 가까운가, 관계없는 40년 지기가 가까운가. 특검에서는 ‘집을 사줬다’ ‘옷값을 대납했다’ ‘청와대 관저를 수리했다’ 이런 논리를 댄다. 삼성동 집은 이전에 살던 장충동 집을 팔아서 샀다는 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선을 치를 때 한나라당 대선 경선위원회에서 검증했다. 옷값은 최순실이 전부 대납했다고 하는데 답답한 게 재벌 회장이 직접 돈을 내나, 수행비서가 내나.

다음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증언 내용이다. “조남권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2015년 6월 하순경 합병 건에 대해 보고했고 그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합병 건이 찬성돼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는데 맞나”라고 묻자 “그런 얘기를 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2차 조사 때 거의 자포자기 신세로 검사가 물어보신 부분을 다 인정했다. 검사께서 재판에 가서 얘기하라고 해 (내 진술이) 충분히 반영이 안 됐다. 자꾸 청와대 지시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하니 ‘그럼 당신이 뒤집어쓰게 된다. 민사나 배임까지 받게 된다’라고 해 내가 책임지고 가겠다고 진술서를 작성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했다. 조남권 국장만 유일하게 문형표 장관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는 것에 대해서 “조남권 국장과 따로 이야기를 나눈 게 없다”라고 증언했다.


■ 8월8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42차 공판

검찰이 증거조사를 한 증언 녹취록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이 의견 진술을 했다. 같은 증언 녹취록을 두고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검찰과 정반대되는 주장을 했다. 이날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방청객 50명 정도가 방청석을 지켰다.

(재판 시작 전)

방청객:할 일 많은데 맨날 여기 오니까 화딱지 난다.

법정 경위:맨날 오시면서.

방청객:나라가 이 꼴이니까 엄마들이 (계속 오지). 대통령을 그렇게 했는데 가만히 있나.

법정 경위:이제 그만하라.

방청객:재판 아직 시작 안 했잖아.

(오전 10시 재판부 입장)

판사:피고인 들어와라. 어제에 이어 박근혜 피고인 변호인이 의견진술 진행하겠다.

박근혜 변호인: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 증언 녹취록이다. 아들 최인호는 현재 삼성 승마단 소속이다. “2016년 10월16일경 최인호가 전지훈련을 위해 독일로 출국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증인은 삼성 박상진 사장에게 매우 고마워했죠?”라는 질문에 최인호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아들이 전지훈련을 가게 돼) 실제로는 삼성에게 고마웠는데, 정유라 지원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특검에서 진술한 건 증인이 언론 기사를 보고 그렇게 답했다는 취지이다.

다음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증언 녹취록이다. “최순실이나 대통령께서 증인에게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을 이야기한 적 있나”라고 묻자 “없다”라고 답했다. “대통령이나 최순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시 기업에 재단 출연을 요구한 적 있다고 들었나”라는 질문에 “없다”라고 진술했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증언 녹취록이다. 당시 삼성에서 정유라만 지원했는지에 대한 증언이다. “삼성에서는 정유라 외에는 관심이 없었던 건가”라고 묻자 “그건 아니다. 정유라가 포함된 전체적 올림픽 플랜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삼성과 코어스포츠의) 용역 계약이 정유라만 지원할 목적으로 체결된 건 아니죠”라는 질문에 “네. 구입 마필과 차량, 모든 물품의 소유권은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가진다고 돼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최순실이 처음 태도를 변경해서 정유라 이외 다른 선수 지원을 막아 목적이 변질된 건가”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판사:더 없으면 오늘 재판 마친다. 피고인 퇴장하기 바란다.

방청객:대통령님 힘내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연합뉴스8월7일 박영수 특별검사가 법원으로 들어서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 특검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 8월10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43차 공판

이날 증인으로 롯데그룹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이석환 롯데 정책본부 CSR팀 상무가 출석했다. 이 상무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에 추가 출연을 요구하는 미팅 자리에 참석했다. 재판을 마칠 무렵에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한 방청객이 “질문이 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재판부는 이 방청객에게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판사:블랙리스트 관련해 몇 가지 정리하겠다. 검찰이 어제 박근혜 피고인에 대해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박근혜 피고인의 공모사실과 실행행위를 명확하게 하는 내용과 관련해 일부 변경한다. 문체부 내 담당자를 추가로 적시했다. 변경 허가는 다음 기일에 검토하겠다.

검찰:특검에서 한 것에 조금 추가된 내용이다.

박근혜 변호인
:검토해서 확인하겠다.  


이석환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2016년 3월14일 이인원 당시 롯데그룹 부회장 호출을 받고 집무실에 갔죠?

이석환:네.

검찰
:이 부회장이 “K스포츠재단에서 연락이 올 것이다. 사업 제안을 한다는데 잘 챙겨봤으면 좋겠다”라며 K스포츠재단 관계자와 연락해 약속을 잡으라고 지시했나?

이석환:그렇다.

검찰:증인은 검찰에서 롯데그룹 2인자인 이인원이 신생 K스포츠재단을 언급하며 챙기라고 하는 것을 보고 거부하기 힘든 곳, 청와대에서 부탁받은 거라고 생각했단 취지로 진술했죠?

이석환:네.

검찰:그 지시를 받은 건 같은 날 신동빈 회장이 대통령과 비공개 독대를 한 직후죠?

이석환:나중에 알았다.

검찰:시간상으로 독대 한두 시간 후에 이인원이 증인에게 K스포츠재단 관련 지시를 받은 건 사실 아닌가?

이석환:이인원 부회장에게 (K스포츠재단 관계자) 연락처를 받은 건 사실이다.


이석환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신동빈 변호인:K스포츠재단에서는 하남에 체육시설을 건설하니 건립비용 75억을 지원해달라고 했죠?

이석환:그렇다.

신동빈 변호인:시설물 건립이라면 롯데그룹 계열사 중 건설사가 있으니 직접 지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제안했죠?

이석환:네.

신동빈 변호인
:(그날 미팅에서) 계속 하남 체육시설 관련해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설명했는데 증인이 건설 제안을 하자 옆에 가만히 있던 고영태씨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고 말했죠?

이석환:네.

신동빈 변호인:더블루케이 이사였던 고영태는 거물처럼 앉아 있었다던데?

이석환:위치 자체가 고영태가 더 상급자로 보였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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