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 재판의 ‘스모킹 건’으로 통하는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전 차장(사장)의 휴대전화에는 대한민국의 권력 지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사IN〉이 단독 입수한 ‘삼성 장충기 문자 메시지’를 살펴보면 삼성 임원에게 청와대와 국정원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각종 정보보고를 했다. 이어 장 전 사장의 휴대전화에 가장 많이 담긴 내용은 인사 청탁이다. 언론인들은 본인과 자녀 인사 청탁을 하기도 했다. 자녀의 수험번호까지 콕 찍어 알려주며 삼성에 취직시켜달라고 했다. 이미 삼성에 재직한 경우는 특정 부서로 보내달라는 청탁 문자가 수두룩했다. 또 삼성에 하청이나 납품을 부탁하는 내용도 많았다. 한 고위 법관은 “장충기 문자 메시지만으로도 김영란법이 엄격히 적용된다면 사법 처리될 대상이 여러 명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일개 임원의 힘은 삼성을 넘어 사회 전방위로 퍼졌다. 장 전 사장은 언론사 인사에 개입한 의혹을 사기도 했다. 그의 문자 메시지에는 MBC에 인사 청탁한 정황이 담겨 있다.
다음은 장충기 전 사장이 보낸 문자 메시지다. “아들은 어디로 배치받았니?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이 안광한 사장과 mbc 입사 동기라 부탁한 건데 안 사장이 쾌히 특임하겠다고 한 건데 어떻게 되었지?”
장 전 사장은 곧 답장을 받았다. “특임부로 가기 전에 국내 유통부에서 바로 연장을 하고 사장님이 경영국장에게 알아보니 이미 연장된 걸 아시고 국내 유통부에 그대로 근무하고 있는데 만족하게 잘 다니고 있어요. 어려운 부탁 쾌히 들어주어 고마워요. 시간나면 기회 주시기를….”
장충기 전 사장이 MBC 직원의 인사와 관련한 청탁을 받아,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을 통해 안광한 MBC 사장 쪽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문자 메시지에 나오는 특임사업국은 안광한 전 사장이 의욕적으로 신설한 사업 부서다. 브랜드 사업과 캐릭터 사업 등을 하기 위해 직원들이 대거 특채됐다. 당시 여러 직원의 채용에 특혜 의혹이 파다했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특임사업국에서는 드라마 〈옥중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드라마국이 아닌 다른 부서에서 드라마를 제작한 것은 파격이었다. 이 드라마에 정윤회씨의 아들 정우식씨가 출연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정씨는 MBC 드라마 7편과 MBC C&I가 제작한 드라마에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했다.
삼성 측의 해명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삼성 측은 대답을 피했다. 삼성이 언론사 인사에 개입한다는 것은 언론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방송사 전직 기자는 “경제부에서 삼성 눈 밖에 나면 주요 보직을 받지 못한다는 건 이 바닥에서는 불문율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8월14일 발행되는 〈시사IN〉 제518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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