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총애하는 공보 담당자는 호프 힉스(28)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이다. 백악관 직원들이 ‘힉스를 통하지 않고는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제대로 신속하게 전달할 수 없다’라고 푸념할 정도다. 트럼프가 FBI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대통령 집무실을 분주히 오가며 대응책을 세운 주인공 역시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이 아니라 힉스였다.

ⓒEPA호프 힉스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위)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총애하는 공보 담당자다.

힉스는 텍사스 주 남부감리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뉴욕의 한 홍보회사에서 일하다가 2012년 힐트직 스트래티지로 옮겼다. 이 회사는 당시 트럼프의 부동산 회사는 물론 맏딸 이방카의 의류사업체 홍보까지 대행하고 있었다. 트럼프 일가와 인연을 맺은 힉스는 2014년 뉴욕의 트럼프 회사로 이직해서 이방카의 패션사업 홍보는 물론 모델로도 활약했다. 2015년 1월 선거 자원봉사 활동 경험조차 없었던 힉스는 트럼프의 대선 캠프에 언론 담당 비서로 합류했다. 대선 유세 내내 하루 평균 250건 이상 접수되는 언론 인터뷰 요청을 깔끔히 처리하면서 트럼프의 언론 메시지 업무까지 담당했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이후 백악관에 신설한 전략공보국장 자리에 힉스를 임명함으로써 두터운 신임을 과시했다. 


신설된 백악관 전략공보국장 직함은 생소하긴 해도 대우만은 백악관 직원 가운데서 최고다. 힉스는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동일한 연봉(17만9700달러)을 받는다. 하지만 힉스의 진짜 힘은 연봉이 아닌 트럼프와의 끈끈한 유대 관계에서 나온다. 트럼프 가문의 일원으로 간주될 정도다. 실제로 힉스는 올해 초 트럼프 가족과 함께 로마 교황을 만나기도 했다.

힉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긴 해도 세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힉스는 트럼프의 결정에 이견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힉스가 트럼프의 ‘자기파괴적 습성’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기자명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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