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대선 당시 ‘문준용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자료들이 조작되었다며 사과했다.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가 친동생과 연기까지 하면서 녹음 파일과 카카오톡 대화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단어들이 트위터 인기 검색어 절반 정도를 차지할 만큼 ‘파란’을 일으켰다. ‘조작으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국기 문란 범죄’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페이스북 유저 김동성씨는 “(대선 5일 전 문재인 당시 후보의 승세가 확실한 상황에서) 저런 짓을 벌인 까닭은 뭘까? 바보인가?”라고 썼다. 이유미씨는 기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당에서 기획해서 지시해놓고 꼬리 자르기 하려 하고 있어요”라며 ‘단독 범행’이 아니라는 암시를 던졌다. 상당수 누리꾼들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지도부(사진)에 대한 수사를 주문하는 상황에서, 박지원 전 대표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격언을 몸소 실천했다. “문준용씨 특혜 취업 사건 전반을 수사하는 특검을 도입하자.” 6월29일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는데 한 누리꾼은 ‘국민의당 번역기’로 그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증거가 1개면 어떻고 3개면 어떻고 조작됐으면 또 어떻습니까? 우리에게는 어쨌든 문재인만 까서 끌어내리면 된다는 원천 기술… 아니, 본성이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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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세력’을 자처하는 보수 논객들은 주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저주하는 주술 행위로 대동단결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봉변을 당할 것이라는 예측은 기본이고, 100년 전의 가쓰라-태프트 밀약(1905년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대한제국에 대한 상대방의 지배를 승인)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한·미 동맹 파괴’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 ‘너희가 한국을 통치하라’고 맡길 거라는 상상력까지 동원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문정인 특보를 ‘뼛속까지 평양 대변인’이라 부르며 ‘문재인 공화국의 핵심 실세들은 반미주의, 친북주의, 종중(從中:중국 추종) 사대주의’라고 주장했다. ‘종북’에 이어 ‘종중’이 유행어로 부상할지도 모른다.


제도 정치권의 애국 세력들도 ‘빨갱이’ 낙인찍기에 총궐기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부탁했다. 같은 당 전희경 의원도 김 후보자에게 “시장경제 질서에 반하는 사회운동가 활동 경력, 이 길로 그냥 갔어야 한다”라고 훈계했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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