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16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12차 공판
김영태 SK 부회장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둘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하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한 관계자들이다.
김영태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은 2016년 2월16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 독대 후, 이형희 SKT 당시 사업총괄 부사장에게서 ‘스포츠 관련 협조사항’ 서류를 받은 적이 있나?
김영태:그렇다. 안종범 전 수석이 건넸다고 했다.
검찰:K스포츠재단 정현식 사무총장의 명함과 더블루케이를 소개하는 브로슈어가 들어 있었나?
김영태:맞다.
검찰:증인은 안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 측 연락처를 준 것이 개인적 요청이 아니라고 봤나?
김영태:청와대 내부에서 논의가 있어 줬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들 때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들었기에 그 일환이라고 봤다.
검찰: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라고 여겼나?
김영태:그런 생각도 했다.
검찰:정현식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만난 박영춘 SK 당시 전무가 ‘총 89억원을 요구했다. 그중 50억원은 독일의 비덱스포츠로, 나머지는 더블루케이로 보내라고 했다’고 했나?
김영태:그렇다. 절대 안 된다고 했다. SK와 아무 관련이 없는 법인인 데다 불법성도 있어 보이는 요구라고 봤다.
검찰:재단 지원 중단 이후 SK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면세점 특허권, 최재원 수석부회장 사면 문제에서 피해를 봤나?
김영태:건마다 보면 큰 피해를 봤다기보다는 섭섭한 감정이었다. 회사 내부에서 온도 차이는 있으나 결론적으로 지원금을 안 내서 더 나았다고 본다.
김창근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2016년 2월 최태원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독 면담을 앞두고 SK CR팀에서 작성한 ‘면담 말씀 자료’에 대해 묻겠다. CJ헬로비전 합병, 면세점, 구속 중인 최재원 수석부회장 문제 등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건의할 현안이 적힌 게 맞나?
김창근:그렇다.
검찰:증인은 2015년 11월, K스포츠재단 자금 지원 요구에 대해 ‘안종범 전 수석 혼자서 80억원을 달라고 했겠나? 안 전 수석 뒤에는 누군가, 이름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지금도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말하기 어렵나?
김창근:그렇다.
김창근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증인은 2015년 8월 안종범 전 수석에게 ‘하늘 같은 은혜 잊지 않고 앞장서겠다. 경제 살리기를 주도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적 있나?
김창근:그렇다.
최순실 변호인:이 메시지는 고위급 (인사)에 대한 최상급 감사 표현이라고 보면 되나?
김창근:사면·복권의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기에 대통령께 하늘 같은 은혜를 감사드리고 산업보국으로 갚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최순실 변호인:이 사건에 최순실 피고인이 관여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나?
김창근:모르겠다.
박근혜 변호인:CJ헬로비전 합병 무산, 면세점 특허 재취득 실패 등의 문제는 89억원을 주지 않고 30억원을 제안해서라고 보나?
김창근: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박근혜 변호인:만약 안 전 수석이나 K스포츠재단이 30억원 제안을 수용했다면, SK는 후원할 생각이었던 게 맞나?
김창근:질문을 그렇게 하면 곤란하다.
박근혜 변호인:답변을 할 건가 말 건가?
김창근:안 하겠다.
■ 6월19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13차 공판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증인석에 앉았다. 박 전 사장은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지냈다. 그는 사전에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재판부에 알려왔다.
박상진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특검:증인이 제출한 증언 거부 사유서에 대해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박상진 증인은 삼성전자의 전직 CEO급 관계자이며,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지낸 주요 증인이다. 이 재판 관련자들은 누구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에 조력할 의무가 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생업을 미뤄두고 이 법정에 출석했다. 그럼에도 삼성 측 인사들만은 유독 증언을 회피해왔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은 스스로가 법 위에 있다고 본다. 삼성 관계자라고 해서 특혜와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판사:증인, 지난 6월16일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서면을 제출했다. 입장이 같나?
박상진:그렇다.
특검:검찰과 특검에서 증인이 서명·날인한 진술 조서를 제시한다. 증인은 조사 당시 이 조서에 서명·날인했나?
박상진:죄송하다. 증언 거부한다.
특검:왜 증언을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줄 수 있나?
박상진:나는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내 변호인이 이 재판의 신문 사항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특검:증인은 특검과 검찰에서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받았나?
박상진:죄송하다.
판사: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이야기인가?
박상진:그렇다.
검찰:변호인한테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피고인은 신문에서 거짓말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반면 증인은 위증으로 처벌받는다’는 조언을 받은 적이 있나?
박상진:증언 거부한다.
박상진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우리 변호인들의 신문에 대해서도 증언을 거부할 생각인가?
박상진:거부하겠다.
판사:재판 마치겠다(재판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정 경위의 용모에 대해 ‘인상이 더럽다’ ‘째려본다’ 등 욕설을 했고, 경위가 이에 대응해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 6월20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14차 공판
박영춘 SK 수펙스추구협의회 CR팀장 겸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방청객이 소리를 질러 퇴정당했다.
박영춘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이 회사에서 맡은 ‘SK 수펙스추구협의회 CR팀장’이란 직책은 어떤 업무를 하나?
박영춘:일반적으로는 대외 협력 업무를 취급한다. 그룹 내 스포츠 관련 조율 업무도 주로 한다.
검찰:지난해 2월 최태원 회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를 위해 면담 말씀 자료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나?
박영춘:그렇다.
검찰:독대 후 김영태 부회장에게서 안종범 전 수석이 준 서류 봉투를 받은 적 있나? 더블루케이 소개서와 비덱스포츠의 유망주 육성 계획, K스포츠재단 정현식 사무총장의 명함이 들어 있었다.
박영춘:받아 봤다.
검찰:정현식을 비롯한 K스포츠재단 측과 SK 본사 CR팀 회의실에서 만난 적이 있나?
박영춘:그렇다.
검찰:K스포츠재단 측은 총 89억원을 지원해주되, 50억원은 SK 독일 현지 법인에서 독일 비덱스포츠로 바로 송금하라고 요구했나?
박영춘:맞다. 이례적인 요구라 상당히 놀랐고,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검찰:이런 내용을 김영태 부회장에게 보고하자 어떤 지시를 했나?
박영춘:비덱이 어떤 회사인지, 그 뒤에 누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더블루케이는 K스포츠재단과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신설 회사였다. 위치도 근접해 둘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비덱스포츠는 구글어스로 찾아보니 독일 어느 시골 마을의 호텔이 나오더라.
검찰:이형희 당시 SKT 부사장이 증인에게 이 건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나?
박영춘:당시 이 부사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안 전 수석이 보낸 문건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다. 나는 K스포츠재단에서 준비한 자료는 아무 내용이 없고 요청 금액도 터무니없이 큰 규모라서 문제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검찰:이형희 부사장이 뭐라고 했나?
박영춘:‘박영춘 전무가 누구냐? 빡빡하게 군다. 대통령이 관심 갖고 하는 건데 잘 살펴봐달라’는 안종범 전 수석의 말을 전했다. 꼼꼼하게 보는 건 좋지만 책잡히지 않게 하라고 조언했다.
검찰:어떤 생각이 들었나?
박영춘:청와대 경제수석실을 움직이는 커다란 힘이 있다고 느꼈다. (K스포츠재단과) 미팅을 하자마자 그 사항이 경제수석실에 바로 들어가고, 즉각 피드백이 내려오는 게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박영춘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증인은 비덱스포츠 측이 K스포츠재단을 빙자한 사기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나?
박영춘:첫 느낌에 전혀 안 하지는 않았다.
박근혜 변호인:전문성도 없고 사기꾼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자료를 청와대 경제수석이 줬다는 건가?
박영춘:그 점이 의아했다. 그래서 이형희 부사장에게 보고할 때 이러한 여러 리스크를 들었다.
박근혜 변호인:K스포츠재단이 요청한 89억원이 뇌물이라면 SK도 뇌물 공여로 기소됐어야 하는데 왜 안 됐다고 생각하나?
박영춘:글쎄….
판사:그런 질문은 부적절하다.
■ 6월22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15차 공판
최태원 SK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사생활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에는 몇 초간 침묵하기도 했다.
최태원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은 지난해 2월16일 17시경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개별 면담한 적이 있나?
최태원:그렇다.
검찰:당일 삼청동 양옥집에서 대통령을 만난 증인은, 거실에서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이때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사면 이야기를 꺼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최태원:대통령이 ‘요즘 잘 지내시냐’고 물었다. 나는 ‘저는 잘 지내는데 집안은 편치 않습니다. 저는 (교도소에서) 나왔지만 동생이 아직 못 나와서 제가 제수씨와 조카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검찰:2015년 8월14일 증인의 광복절 특별사면 결정 전에 처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증인(사면)에 대해 부정적 내용이 담긴 서신을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사실을 알고 있나?
최태원:(5초가량 침묵 후) 들은 적 있다.
검찰:대통령 면담 직전인 2015년 12월 말부터 증인의 사생활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기에, 동생 가석방 문제를 함부로 꺼내기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나?
최태원:그렇다. 그래서 대통령과 안부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완곡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검찰:이후 증인이 창조경제와 규제 프리존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니까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전문적 얘긴 안종범 수석이랑 같이 들어야 한다’며 직접 일어나서 안 수석을 데려왔나?
최태원:그렇다.
검찰:증인은 박 전 대통령이 안 수석에게 ‘SK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얼마 출연했죠?’라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금액을 듣고서 박 전 대통령은 뭐라고 말했나?
최태원: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SK그룹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두 재단에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말씀이었다.
검찰:면담에서 증인은 중국 단둥에 경제특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나?
최태원:그렇다. 대통령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문화와 스포츠 분야도 같이 진행하자’고 했다.
최태원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박근혜 전 대통령이 CJ헬로비전 합병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보나?
최태원:알 수 없는 일이다.
박근혜 변호인:증인은 대통령 독대 일주일 뒤인 지난해 2월23일 이형희 당시 부사장이 안종범 당시 수석으로부터 ‘K스포츠재단 관련 (지원) 자료를 보낼 테니 협조해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나?
최태원:그때는 보고받지 못했다. 지난해 10월경 언론에 보도가 나와서 ‘저게 어느 회사냐’라고 김영태 부회장에게 묻자 ‘그거 SK입니다’라고 한 뒤 정황을 설명해줬다.
최순실 변호인:증인이 동생 문제를 언급한 것은, 형제간 우애를 표시했을 뿐 ‘이 기회에 꼭 동생인 최재원을 가석방해달라. SK가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지 않았나?
최태원:‘상응하는 보답’은 말이 안 되고…. 가석방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분명했다.
최순실 변호인:SK그룹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것은 대통령 직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지 않나?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나?
최태원:(침묵).
판사:증인 장시간 고생했다.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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