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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도 난민이 있어요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2017년 07월 07일 금요일 제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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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 무섭다. 난민은 기아·전쟁·자연재해 등을 겪는 바다 건너 다른 세상 속 사람이라 여겼다. 4년 전 국내 난민 아동을 취재하며 ‘보이지 않았고 보려고도 하지 않던’ 그들의 존재가 눈에 들어왔다. 기사를 쓰며 알게 됐다. 누구나 난민이 될 수 있고, 난민은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을.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 공식 블로그에는 김구·안중근·윤봉길도 난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문경란 지음
서울연구원 펴냄
그러니까 나 또한 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같은 질문을 던졌을지도 모른다. “한국에도 난민이 있어요?” 이에 대해 저자는 국내 난민 여성의 일곱 가지 사례로 대답한다. 책 속 여성들은 할례·전쟁·종교 따위 제각각 다른 이유로 난민이 되었다. 우연히 한국에 정착한 이들이다. 사연이 워낙 달라서 대표 사례라고 꼽기도 힘든, 같은 땅에 사는 이들의 서사를 풀어냈다.

저자는 난민이라는 소수자 중에서도 여성이라는, ‘소수자의 소수자’ 목소리를 직접 찾아가 들었다. 신문기자였다 인권활동가로 변신한 저자의 특기를 살려, 국내 난민 여성 10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책으로 펴냈다.

러시아인 올가 씨(39)는 나이지이라 출신 남자와 연애를 하다 아이를 가졌다. 임신이 결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싱글맘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피부가 까맣고 곱슬머리인 아들 유리를 낳자 차별이 시작됐다. 인종차별주의자의 혐오범죄에 시달리다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1차 난민 인정 심사에서 탈락해 이의신청을 했다. 저자는 원고 마무리 중에 올가 씨가 난민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2016년 현재 한국에는 난민을 신청한 이가 2만명이 넘는다.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3%로 극히 낮다. 전 세계 난민 인정률은 38%에 달한다.

난민은 ‘불쌍하게 여겨야 할 타자’가 아니다. 내 곁의 이웃이다. 환대가 별게 아니다. 서울시 싱크탱크 격인 서울연구원이 출판한 ‘마이너리티 리포트’ 시리즈의 첫 책인 <우리 곁의 난민>을 읽는 게 이웃과 공감할 수 있는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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