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505009
이름:배예빈(24)
주소:울산시 북구

‘청불’, 청소년 관람불가의 줄임말로만 알았던 이 단어의 새로운 쓰임을 알았다. ‘청년을 불태우자.’ 배예빈씨의 친구가 지난달 만든 소모임이다. 배씨를 비롯해 청년 10여 명이 모였다. 짜임새 있는 단체는 아니지만 ‘청불’이 가진 고민은 시대와 맞닿아 있다. “청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없다. 우리가 중심이 되어서 본격적으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청불’을 만들었다.”

최근 모임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이슈는 최저임금이다. 20대 중·후반, 취업준비생이면서 동시에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대부분이니 자연스레 논의가 그쪽으로 흘러간다. 얘기를 할수록 선명해지는 건 청년이 겪는 어려움이 구조적 문제와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청불’은 회원들이 돌아가며 뉴스 브리핑을 한다. 배씨는 자기 차례가 오면 〈시사IN〉 기사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청불’ 멤버 중 〈시사IN〉 독자가 3명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배씨 역시 취업준비생이다. 그는 올해 12월에 있을 물리치료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다. 합격하면 서울에서 직장을 알아볼 예정이다. 물리치료사 자격증이 있으면 서울이건 울산이건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비수도권 청년들에게 제한되는 건 일자리 기회만이 아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논의도 서울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배씨는 “얼마 전 세월호 추모 천막이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다녀왔다. 구할 수 있는 아이들을 못 구했다는 생각에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서울에서 생활하게 되면 세월호 관련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