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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 이것을 주의하라

11번가·G마켓·옥션 같은 ‘오픈마켓’ 플랫폼의 검색 상위에 배치되는 것들은 소비자가 많이 사는 인기 상품이 아니라 업체가 돈을 낸 광고 상품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나래 (변호사·포도트리) webmaster@sisain.co.kr 2017년 06월 21일 수요일 제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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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은 지난해 ‘제7회 알리바바 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라는 단어는 곧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자상거래가 전체 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 의미의 상거래에 비추어 더 이상 특수한 형태로 인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욱 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서비스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간편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어 카드 등록 후 비밀번호만 누르면 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면 하루 만에 배송되는 시대가 열렸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2015년부터 세제·화장지·음료수 등 생활필수품 옆에 버튼을 설치하고, 해당 상품을 다 사용할 때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동일한 상품을 주문·결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드론을 통한 배송 테스트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런 전자상거래를 통해 싼 가격에 좋은 상품을 ‘득템’한 경험도 있겠지만, 반대로 불쾌한 일을 겪기도 한다.

ⓒAmazon
미국 특허상표청은 최근 아마존이 신청한 드론 배송 시스템의 특허 출원을 승인했다.

에어컨 판매를 예로 들어보자. 꼼꼼한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에어컨 실물을 살펴본 뒤 온라인에서 해당 모델의 가격을 검색한다. 대개 온라인 최저가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알아보는 가격보다 저렴하다. 그런데 막상 온라인으로 에어컨을 주문해보면, 배송기사가 에어컨 값 외에 별도 설치·출장비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저런 추가 비용을 더해보면 결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비싼 경우도 있다. 그제야 해당 에어컨을 구매한 온라인 쇼핑몰 한 귀퉁이에 작은 글씨로 “경우에 따라 설치비 등 추가 금액이 청구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발견하게 된다. 억울한 마음에 반품을 요청하자니 왕복 배송비와 출장비만 더 깨진다. 발품과 정성은 들일 대로 들이고, 정작 돈도 더 내야 하는 억울한 상황이 속출한다.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는 온라인에 게시된 제한된 정보만으로 구매 결정을 내린다.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품목의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고, 구매하려던 물건과 실제 물건이 다른 경우도 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2002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이 제정되었다(총 7차례 개정).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 전자상거래법에 독특한 법적 지위가 하나 있다. 바로 ‘통신판매중개업자’다. 전자상거래법에서 온라인 판매자는 법적으로 ‘통신판매업자’로 규정된다. 이런 통신판매업자들이 모여서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장터가 11번가·G마켓·옥션 같은 ‘오픈마켓’인데, 이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를 통신판매중개업자라고 한다. 통신판매업자가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결제 수단과 관리 툴을 제공하고, 거래가 성사되면 거래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구조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의 법적 지위는 둘로 나뉘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개별 통신판매업자보다 오픈마켓 플랫폼에 더 익숙하다. 특정 ‘점포’를 고르기보다는 오픈마켓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장터’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거래 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했을 경우다. 전자상거래법은 온라인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자신들은 해당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표시하기만 하면 해당 거래에 대한 책임을 통신판매업자가 지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오픈마켓 사이트 화면 맨 아래에 “통신판매중개업자는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상품 정보·가격·거래 정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고지가 적혀 있다. 물론 소비자는 이 문구를 잘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시사IN 신선영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는 온라인에 게시된 제한된 정보만으로 구매 결정을 내린다.

전자상거래법에 명시된 부분만 놓고 보면, 마치 통신판매업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오픈마켓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 오픈마켓 시장은 과점 상태이다. 플랫폼 3~4개가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한다. 개별 통신판매업자들이 입점해서 활동할 수 있는 장터가 몇 안 된다는 의미다. 개별 통신판매업자나 소비자들에게 소수의 통신판매중개업자(오픈마켓)의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운영 방식이나 정책이 통신판매업자의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보자. 오픈마켓에서는 얼마나 좋은 자리에 상품이 배치되는지에 따라 판매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오픈마켓에서 특정 상품을 검색했는데, 검색 결과 10페이지를 넘겨야 특정 통신판매업자의 상품이 배치된다면, 그 상품은 사실상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다. 자연스럽게 오픈마켓은 일종의 ‘종합 광고 플랫폼’이 된다. 눈에 띄기 좋은 자리에 배치될 수 있는 권리를 ‘광고 상품’으로 구성해 통신판매업자에게 파는 식이다. 눈에 잘 띄는 ‘첫 페이지’일수록 더욱 그렇다. 2016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오픈마켓 3사에 대해 전면조사를 실시한 이후, ‘자리세를 받고’ 등재한 판매 물품에 대해서는 반드시 ‘광고’라는 표시를 하도록 시정됐다. 하지만 오픈마켓의 주된 수익이 광고에서 발생하는 구조인지라 통신판매중개업자는 계속해서 다양하고 절묘한 광고 상품을 개발해내고 있다.

통신판매중개업자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정한 판매의 장을 제공한다는 오픈마켓 본연의 취지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오픈마켓에서 통신판매중개업자의 가장 중요한 일은 통신판매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에서 공정한 심판 구실을 하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법에서는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하여 충동구매를 하는 상황에 대비한 보호 장치로 ‘청약철회권’을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가 거래 내용에 대한 계약서를 받았거나 물품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해당 상품을 판매자에게 반품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런데 종종 소비자가 정당하게 행사한 그것을 통신판매업자가 방해하거나, 소비자가 오히려 청약철회권을 남용해 물품을 일부 사용해놓고 반품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청약 철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문제가 되는 거래에 대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여 소비자와 통신판매업자 간의 분쟁을 해결토록 돕는 중재자 구실을 해야 한다.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전자상거래에서 할 일은 다양하다. 통신판매업자에게 반드시 기재해야 할 정보를 알리고 지도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부과할 수도 있다. 양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신규 입점 통신판매업자를 발굴하는 것도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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