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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스러운 질문 하지 마시고…”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애국’의 개념을 선거에 도움 준 사람을 인사에 반영하고 상대편 진영에 선 사람을 배제하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답했다.

신한슬 기자 hs51@sisain.co.kr 2017년 06월 19일 월요일 제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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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5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6차 공판

최순실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어지럼증으로 넘어져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고 꼬리뼈 통증이 심하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변호인단은 출석했다. 독일에서 최순실씨 소유 페이퍼컴퍼니인 코어스포츠 설립을 도운 노승일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씨는 최순실씨의 자필 메모를 사진으로 찍어 가져왔다.



노승일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은 2015년 7월31일 최순실씨를 만나 독일에서 매니지먼트 회사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들었죠?

노승일
:그렇다. 당시 최순실씨가 자필로 현지 변호사의 연락처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메모해준 부분이 있어서 가지고 왔다.

검찰:제시해줄 수 있나?

박근혜 변호인:증거 동의·부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검찰:사진 5장이다. 저희와 상의 없이 증인이 가져온 것이다. 추가 증거로 제출하겠다.

판사
:검찰은 증거 신청을 먼저 해주시고,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지금 변호인이 열람해라.

최순실 변호인:(사진이 아닌) 원본도 같이 볼 수 있나?

노승일:원본은 현재 소지하지 않고 있다. 포스트잇은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수첩은 집에 있다.

최순실 변호인:
그렇다면 동의하기 어렵다. 증인이 불쑥불쑥 자료를 가져오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검찰:이 증거 자체는 본인 진술을 보강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판사
:오늘 증거로 제출하고 내용에 대해 물어보는 것으로 하자.

검찰:이 사진 속의 메모는 본인이 직접 수첩에 작성한 것인가?

노승일:아니다. 최순실씨가 메모할 종이를 달라고 해서 포스트잇이나 수첩을 건넸다. 최씨가 자필로 작성한 것이다. 일부는 최씨의 지시를 받고 내가 메모한 것도 있다.

검찰:하나하나 설명해달라.

ⓒ그림 우연식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맨 오른쪽)은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이 왜곡해서 질문을 한다고 지적했다.

노승일:1번은 독일에서 정유라씨가 머물렀던 예거호프 승마장 관련 연락처다. 내가 적었다. 2번은 독일에서 최순실씨가 나에게 회사 등기 공증, 직원 구성, 조직도를 만들라는 업무지시를 내린 것이다. 최씨가 직접 적었다. 3번은 사무실에 놓을 집기, 홈페이지 구축 등을 지시했다. 최순실씨 자필이다. 4번은 코어스포츠 로고를 파랑과 빨강으로 만들라는 등 업무지시다. 역시 최순실씨가 적었다. 5번은 현지 변호사 전화번호를 적어준 최순실씨 자필 메모다.


최순실 변호인:입증 취지가 뭔가? 삼성 뇌물과 무슨 관련이 있나?

검찰:
최순실씨가 노승일 증인으로 하여금 페이퍼컴퍼니인 코어스포츠를 만들게 해서 삼성으로부터 금전 지원을 받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변호인:문서도 아니고 사진 촬영한 것인데, 원본의 존재가….

판사:복사기로 복사하는 것과 사진 찍는 게 다른가?

박근혜 변호인:증거 제출 방식의 특이성이 문제가 된다. 증인은 수많은 검찰 조사에 응하고, 다수의 공판 출석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새로운 증거라며 돌연히 증거를 제출했다. 즉석에서 증거로 채택되는 것에 이의가 있다.

판사
:재판부 협의 결과, 지금 증거로 검토하기는 부적절하며, 검찰이 정식으로 제출하면 그때 신문하기로 하겠다.

검찰:독일 출국 전에 최순실씨의 지시로 서울 ㅁ호텔에서 데이비드 윤을 만나 매니지먼트 회사 설립에 대해 의논했나?

노승일:그렇다.

검찰:독일 출국 이후에는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만났고, 삼성이 정유라씨에게 거액을 지원하게 된 경위에 대해 대화했나?

노승일:그렇다.

검찰:박원오가 이재용 전 부회장도 승마 선수였고,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나?

노승일:그렇다.

검찰:박원오는 또한 삼성 돈은 탈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나?

노승일:정유라 혼자만 지원받으면 탈이 날 수 있어서 나머지 선수들을 끼워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돈은 탈 안 난다, 삼성은 치밀하다”라고 말했다.


노승일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증인은 최순실씨와 관련된 내용을 계속해서 저장장치에 담거나 사진으로 찍었다. 마치 자료 수집 목적으로 최씨 주위에 머문 것 같은데?

검찰:변호인은 질문의 취지를 알려달라.

노승일:내가 계획적으로 폭로했다고 하는 건가?

박근혜 변호인:사진을 촬영해둔 이유가 무엇인가?

노승일: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다.

박근혜 변호인:최순실씨에게 속아서 코어스포츠를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는데, 왜 또 K스포츠재단에 입사한 것인가?

노승일:처음 입사할 때는 최순실씨가 관여하는 곳인지 몰랐다.

박근혜 변호인:나중에 알고도 안 나왔나?

노승일:솔직히 말하면 다른 데 취직을 못해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또 그만두면 실업자였다.

박근혜 변호인
:그러니까 증인이 지금 한 말은….

노승일:피고인의 대변인이 왜곡하면서까지 질문을 던져야 하나?

박근혜 변호인:(격앙돼서) 누가 왜곡을 해!

노승일:내가 답변하는 것에 대해서 왜곡하지 않습니까!

판사:증인, 흥분하면 질문 시간이 길어지고 감정만 안 좋아진다. 변호인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박근혜 변호인:제가 증인이 거짓말한다고 얘기한 적 없죠?

노승일:‘당신은 거짓말합니다’라는 식으로 질문하지 않나.

최순실 변호인
:증인은 독일에서 코어스포츠 회사용 중고차 2대를 구입했는데, 폭스바겐 밴을 구입하면서 정상가보다 2배를 지출해 말썽을 일으킨 적 있죠?

노승일:최순실, 고영태, 데이비드 윤, 나, 4명이서 폭스바겐 매장에 갔고 협상과 지불은 최순실이 했다. 내가 어떻게 2배 이상 지불하겠나? 최순실스러운 질문을 하지 말고 제대로 질문해달라! 내가 그 정도 양심도 없어 보이나?

판사:증인신문이 어려워 보인다. 잠시 휴정하자. 변호인이 과도한 면이 있긴 하다. 감정싸움할 만한 것 생략하고 빨리 심리 진행해달라.

최순실 변호인:증인 태도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위축돼서 묻고 싶은 것을 물을 수 있을는지…. 증인은 독일 체류 기간 중 영수증을 수집해서 문제된 적 있죠?

노승일:없다.



■ 6월7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7차 공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기춘·조윤선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죄 공판 녹취록에 대한 증거조사가 이루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정을 나갈 때 일부 지지자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렸다.

ⓒ연합뉴스
김기춘 전 비서실상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을 지원에서 배제한 것이 정당한 행정 행위라고 주장한다.

박근혜 변호인:재판 절차에 대한 의견이 있다. 다음 주부터 주 4일 재판이 강행된다. 피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나이가 이미 66세인 연약한 여자다. 주 4일 재판은 초인적인 고통을 감당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피고인은 한 사람의 평범한 피고인이나 전직 국가원수이기도 하다. 현재 비록 영어의 몸이긴 하지만 국민 과반수의 지지로 당선돼 수많은 업적을 쌓은 우리 모두의 영원한 전직 대통령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관한 법률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배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감히 생각한다.

검찰:검찰로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주 4일 재판은 이미 몇 차례에 걸쳐 합의된 내용이다.

판사:변호인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공소사실 내용과 증거 기록이 방대해 심리할 사항이 너무 많다. 주 3회 재판을 하게 되면 다른 관련 재판처럼 새벽까지 재판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 명백하다. 그렇게 무리하게 하기보다 주 4회 업무시간 안에 끝내는 게 오히려 피고인의 체력적 부담을 더는 방법일 수 있다.

검찰:증거조사 시작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에서 ‘블랙리스트’ 실무를 담당한 ○○○ 사무관의 증인신문조서(김기춘·조윤선 등 제2회 공판조서의 일부)다. 검사가 지원을 배제할 특정 예술인과 단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뭐냐고 묻자, “BH에서 불러줬다. 저는 막연하게 진보든 좌편향이든 정치 성향으로 이해했는데, 청와대 행정관이 세월호 시국선언, 문재인 지지 선언,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참여를 이야기해서 ‘이거로구나’라고 인지했다”고 답했다.

다음은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으로 일한 △△△에 대한 증인신문조서(김기춘·조윤선 등 제2회 공판조서의 일부)다. 검사가 블랙리스트 명단을 어떻게 전달받았느냐고 묻자, “초기에는 문체부 간부가 직접 받아왔다. 이후에는 저희가 공모하는 사업의 지원 대상자 전체 명단을 청와대에 보내면 이 사람들을 배제하라는 표시가 내려왔다”라고 말했다. △△△ 증인은 ‘간곡한 건의서’라는 문서를 작성해 2016년 12월19일 조윤선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했다. 본연의 임무보다 ‘블랙리스트’ 관리에 마음을 졸이는 문체부·산하기관 직원들의 자괴감과 고통을 호소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증인신문조서(김기춘·조윤선 등 제5회 공판조서의 일부)다. 검사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애국’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조원동 증인은 “적극적인 의미로는 선거에 도움 주신 분들을 적극 인사에 반영시키자는 개념이다. 소극적인 의미로는 상대편 진영에 섰던 분들을 배제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이 혼합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 6월8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8차 공판

이전 공판에서 검찰이 증거조사한 부분에 대해 변호인이 의견을 진술했다. 지난 5월30일에 있었던 제5차 공판에서 검찰이 조사한 최순실·장시호·김종 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동계영재센터)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죄 공판조서, 6월8일 조사한 ‘블랙리스트’ 관련 공판조서를 다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정을 출입할 때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도록 제지당했다. 이들은 “경의를 표시하는 건데 그것도 못하냐” “인민재판이라 그렇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변호인:
먼저 동계영재센터 관련 공판조서 중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의 증언 녹취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 전날인 7월24일경 장시호씨가 최순실씨 집에서 작성한 동계영재센터 사업소개서를 제시했다. 특검은 이 예산안을 최순실씨가 가져가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재용에게 전달돼 후원이 이뤄진 것처럼 공소사실을 적었다. 그러나 이영국 증인은 ‘이 자료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순실씨가 가져갔다는 이 서류가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근거가 없다.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증언 녹취록이다. 검찰이 안종범 업무수첩을 제시하며 2015년 7월15일 메모 1번에 ‘김재열 빙상협회 후원 메달리스트 지원’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대통령 독대 후 전달받은 바가 없느냐고 물었다. 김재열 증인은 ‘없다’고 답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재열 증인은 처남·매제 간이다. 공식적인 자리 말고도 만날 자리가 많은데,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얘기가 두 달간 없었다? 판단에 맡기겠다.

검찰:안종범 피고인, 장시호 피고인, 김재열 증인 증언에서 확인되듯 최순실씨가 장씨에게 사업계획서와 예산안 작성을 지시했다. 이것이 만들어진 후 최씨가 급하게 가지고 나갔다. 2015년 7월25일 이재용 부회장과 대통령의 개별 면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평소 최순실씨가 강조하던 메달리스트를 언급하며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삼성이 5억원을 지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범인 것이 확실하다. 변호인은 증인들의 지엽적인 증언만 강조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다른 증거를 통해 명백히 드러날 것이다.

박근혜 변호인:유죄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아서 삼성이 회의를 했다는 증거가 그 기록 어디에 있나?

판사
:우리가 판단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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