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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7년 06월 23일 금요일 제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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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불온한 조선인 혁명가
안재성 지음, 인문서원 펴냄

“내 육체야 죽이려거든 죽여라, 그러나 나의 정신이야 어찌할 수 있겠는가.”


일제 치하는 혁명가의 시대였다. 이름부터 뜨거운 박열, 그는 아나키스트였다. 당대 혁명가의 삶을 추적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박열의 일생을 좇았다.
박열은 일본 천왕 부자 폭살을 기도한 죄로 22년을 감옥에서 보냈지만 혁명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제국주의 법정에서 판사와 격렬한 사상투쟁을 벌였다. 이 책은 박열이 재판정에서 쏟아낸 사자후를 중심으로 파란만장했던
한 조선인 혁명가의 인생을 2017년 시점으로 소환했다.
90여 년 전 한 아나키스트의 절규에 공감할 수 있는 힘은 그의 삶과 말에 깔려 있는 휴머니즘 때문이다. 박열은 말한다. “그것이 우리들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해도 우리들은 이처럼 잔인한 운명에 대하여 순종할 수는 없다.”



수인 (전 2권)
황석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내가 갈망했던 자유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던가.”


한국 현대사의 치열하고 무서운 ‘전장’에 황석영 작가의 모습이 드러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린 시절에 겪은 한국전쟁과 4·19 혁명은 차치하더라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고 유신독재에 저항했으며,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1989년에는 방북을 결행해서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 이로 인해 4년의 독일 망명과 5년의 수인 생활을 견뎌냈다.
이 작품은 황석영이 귀국해서 안기부 취조를 받던 날에서 시작되어 다시 방북과 망명 시절로 돌아가는 등 종횡무진하게 서술되었다. 그 여정에서 만난 김대중·문익환·김일성 등 현대사의 거인이 등장한다. 개인의 자서전인 동시에 <객지> <무기의 그늘> 등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살필 수 있는 연구 자료이기도 하다.



일본 정치사상사 (17~19세기)
와타나베 히로시 지음, 김선희·박홍규 옮김, 고려대학교 출판문화원 펴냄

“이 시기 비교적 고립된 열도에서 전개된 정치사상의 역사는 때로 기묘하리만큼 독특하다.”


임진왜란·정유재란 (1592~1598)의 7년 전쟁을 끝낸 일본은 ‘팍스 도쿠가와’로 불리는 평화 시대에 접어든다. 비록 문명의 치세로 들어서긴 했으나 그 체제는 무사들의 정점인 쇼군의 ‘어위광’이 지배했다. 이러한 체제 속에서 다양하게 꽃핀 사상과 문화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또한 260여 년간 지속된 막부의 지배체제가 어떻게 막을 내리고, 일본이 어떻게 문명 개화의 근대를 맞이하는지 설득력 있게 서술돼 있다.
이전 시대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 무사들의 고뇌와 그 사이를 파고든 유학의 양상, 주자학을 일본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수용했으며 또 어떻게 반발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사상이 태어났는지도 변증법처럼 전개돼 있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권김현영 외 지음, 교양인 펴냄

“한국의 남성성은 더 많은 도전을 받아야 하고, 반드시 변해야 한다.”


‘사나이’는 주로 젊은 남자를 지칭하는 표준어가 되었으나 ‘가시내’는 계집아이를 비하하는 속어가 되었다. 유사하게 남편과 대칭되는 여편은 ‘여편네’라는 말로 아내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 되었다. 남자와 대칭되는 여자의 지칭은 처음에는 동등하게 생성되었지만, 표준어가 되지 못했다. 노동자·시민·유권자·청년으로 불리며 보편을 대표하는 이들의 면면은 대개 남성이다.
남성 개인의 품성·가치관·성찰과 무관하게 모든 남성은 직접적인 성차별의 수혜자이자, 잠재적인 가해자의 위치에 있다. 그렇다면 이른바 ‘남자다움’이란 무엇인가. 책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담론적 개입이다. 당대 한국 남성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며 남성 ‘일반’을 보편이 아닌 차이로 분석하는 시각과 기획이 담겨 있다.



가난뱅이 자립 대작전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장주원 옮김, 메멘토 펴냄

“갑갑한 사회에서 신명나게 살려면 제멋대로 자유롭게 굴러가는 공간을 늘려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탄생했어.”


자본주의에 대항해 공짜로 살아가는 노하우를 전수했던 <가난뱅이의 역습> 저자가 이번에는 자립 비법을 알려준다. 대학 졸업 직후부터 벼룩시장, 포장마차 등 여러 장사를 해본 마쓰모토 하지메. 그가 한 상가에서 시작한 재활용품 가게는 12호점으로 늘었고, 이곳은 주변 청년들의 근거지가 되었다.
책에서 저자는 직접 운영하는 재활용품 가게 ‘아마추어의 반란’, 매일 주인이 바뀌는 음식점 ‘난토카 바’, 숙박업소 ‘마누케 게스트하우스’의 운영 과정을 되돌아보며 각종 ‘일 벌이는’ 노하우를 전해준다. 그는 이 모든 게 연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말한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자립 공간과도 교류한다. 국가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 생활권을 늘려가자는 주장이다.



술꾼 도시 처녀들 3
미깡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Work Later Drink Now.”


캔맥주 대 병맥주. 논쟁의 종지부를 찍는 건 페트병에 든 맥주다. 왜냐, 양이 많으니까. 시골에 사는 엄마가 숙취 해소에 좋은 건강식을 보내주었을 때는? 소주를 3병 더 시킨다. 애주가와 술만큼 안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릎을 탁 칠 만한 에피소드가 4컷 만화를 꽉 채운다. 터져 나오는 웃음 사이를 엮어나가는 건 도시 여성들이 겪는 애환이다.
지난 3월 연재를 마친 인기 웹툰 <술꾼 도시 처녀들> 세 번째 단행본이 나왔다. 2014년부터 매주 한 편씩 올라오는 만화는 술이 센 여자는 ‘센 여자’가 아니라 그냥 여자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술은 당기는데 부를 사람이 없는 날 혹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는 날 이 책 한 권을 펴들고 혼술을 홀짝여도 좋겠다. 동행이 있건 없건 ‘술은 적당히! 맛있게! 즐겁게!’ 마시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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