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본론
야니스 바루파키스 지음, 정재윤 옮김, 내인생의책 펴냄

“경제학자는 거짓말을 한다. 유능할수록 더더욱.”

경제학 원론에 따르면, 가계는 소득 중 일부를 은행에 저축하고, 기업은 그 돈을 대출받아 사업을 꾸린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다시 가계소득과 재투자로 흘러들어가는 선순환으로 국민경제를 성장시킨다. 그러나 저자는 “거짓말 좀 그만하라”고 말한다. 현실의 가계들은 저축은커녕 빚만 잔뜩 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사내에 잔뜩 쌓아둔 돈 덕분에 대출받을 필요가 없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결코 선순환하지 않는다. 경제학자는 이런 환상을 유포하며 자본의 시녀 노릇을 하고, 국가는 자본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시행한다. 그 결과가 바로 극도로 불평등해진 경제와 주기적인 경기침체다. 과격하지만 논리정연하다. 영화와 소설까지 동원해서 딱딱한 경제 현상을 풀어내는 ‘말발’도 대단하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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