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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 사이 도시들을 찾아서

이종태 기자 peeker@sisain.co.kr 2017년 06월 16일 금요일 제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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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희 지음
푸른길 펴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송영길 의원을 러시아 특사로 파견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게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천연가스 등 자원 및 북극 항로의 개발, 남북 철도의 유럽 연결 등 미래를 위해 특별히 중요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강력한 수단으로서 중요성을 갖는다.”

이 발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책에서 북한 함경북도 최북단의 나선특별시에 대한 부분을 읽어야 한다. 나선시는 북한이 지난 1991년 경제특구로 지정했지만 그 지정학적 잠재력을 감안하면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도시다. 중국과 러시아, 유엔까지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이야기에 나오는 시베리아 천연가스관이 한반도를 관통하려면 나선시를 경유해야 한다. 남북 간 교류가 무르익어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지나 서유럽까지 들어갈 수 있게 되면, 한반도를 벗어나기 직전의 정차역은 나선역이 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동부지역에서 바다로 유럽에 이르는 최단길인 북극 항로 개척에 성공하면, 이 나라들의 화물선이 출항할 항만 역시 나선시에 있다.

<북·중 접경지역>은 나선시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1600㎞)인 압록강-두만강 인접 도시들의 자연·역사·경제 등과 지역 간 네트워크를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접경지역’이란 나라와 나라의 영역을 가르는 국경에 인접한 지역을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북·중 접경지역은 소외된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동북 3성 개발을 본격화하고 남북 교류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활력 있는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과 경제 정상화도 촉진될 것이다. 다만 현재는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서, 북한이 자칫 중국의 독점적 배후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우려다. 그동안 휴전선으로 고립된 사실상의 섬나라였던 대한민국의 미래와 통일을 위해서라도 접경지역에 대한 관심을 대중적으로 강화할 필요성이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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