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 지음, 서해문집 펴냄
“반쪽뿐인 ‘정의’를 두고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를 되묻게 된다.”
1973년 10월19일, 서울대 법과대학 최종길 교수가 중앙정보부에서 사망했다. 10월16일 중앙정보부에 출석한 지 사흘 만이었다. 중앙정보부는 당시 최 교수의 사망을 “간첩 혐의 자백 후 투신자살”이라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10월25일 ‘유럽 거점 간첩단 사건’에 최 교수를 끼워넣었다. 이 의문사는 동생 최종선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노력으로 조금씩 그 진상이 밝혀진다.
섬세한 논픽션이자, 치밀한 구술사다. 하지만 역사의 얼개를 쫓다 보면, 무력하고 서러워진다. 책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진실’을 밝히기를 간청하고, 그래서 정의의 실현을 가해자들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 반쪽뿐인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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