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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덤덤했고 최순실은 동요했다

5월23일 피고인 박근혜에 대한 공판이 시작됐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이날 최순실은 “대통령을 재판정에 나오시게 한 게 너무 큰 죄인인 것 같다”라며 울먹였다.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2017년 06월 08일 목요일 제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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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22일 최순실 뇌물 혐의 등 9차 공판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전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부회장은 1월19일 최순실·안종범 직권남용 혐의 등 5차 공판에도 증인으로 나온 바 있다.

ⓒ우연식

이승철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판사
:지난번에도 나왔는데 오늘 또 나오게 했다. 번거롭겠지만 다른 사건이라서 또 소환했다.

특검:증인은 2014년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행사에 참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과 독대한 사실을 아나?

이승철:네. 개소식을 위한 테이프커팅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통령께서 나타나지 않았다. 행사 진행요원에게 물었더니 두 분이 단독으로 미팅한다고 들었다.

특검: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아 기다린 시간이 얼마나 되나?

이승철:5분 정도로 기억한다.

특검:2015년 6월에서 7월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추진되고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 기억나나?

이승철:네.

특검:(실물화상기에 휴대전화 문자 내용을 비추며) 증인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전 삼성그룹 사장)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내용이다. ‘엘리엇 사안과 관련해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6월 초 처음 밝혔습니다.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다음 주 보도자료 배포와 기획기사(<동아일보>)를 출발로 본격적으로 제도 개선 요구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승철 배상.’ 이런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승철:그 당시 삼성 관심사와 관련해 업무 추진 상황을 정리해서 보낸 문자다.

특검:전경련에서 삼성그룹의 요청에 따라 ‘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연대’ ‘한러대학’ ‘포럼오래’ ‘사단법인 문화문’ 이 4개 단체에 각각 5500만원, 1억5500만원, 5000만원, 2억1000만원을 지원한 사실이 있죠?

이승철:네.

특검:이용우 전경련 상무는 전경련과 관련 없는 단체들이지만 삼성에서 요청해 지원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승철:그렇다고 생각한다.

특검:삼성 요청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액을 지원한 이유는 뭔가?

이승철:삼성그룹은 전경련 1대 회원사다. 요청을 거부하기 어렵다. 삼성이 요청하면 경제단체 처지에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승철 증인에 대한 최순실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
:특검 신문에서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때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느라 테이프커팅에 5분 늦었다고 했죠?

이승철:네.

변호인:그러면 독대 시간이 5분이었다는 것인가?

이승철:그건 잘 모르겠다.

변호인:아니 그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나.

이승철:모르겠다.

판사:증인, 여러 차례 와서 고생했다.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다. 미르재단 출연 금액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어날 때, 안종범 전 수석이 먼저 요청했다고 증인은 말했다. 그런데 안 전 수석은 전경련에서 모으다 보니 많이 모여 증인이 먼저 늘리자고 제안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다. 안종범 수석이 먼저 이야기한 게 맞나?

이승철:맞다.

판사:이제 다 물어봤다. 조심해서 돌아가라. 피고인, 하고 싶은 이야기 있나?

최순실:특검에서 경제공동체라는 걸로 저를 뇌물수수로 몰고 간다. 이승철씨가 이야기한 증거만으로는 뇌물죄가 되지 않는다. 왜 저와 대통령을 경제공동체로 묶는가. 사회주의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에서 경제공동체라는 게 되나. 재판장님,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특검:경제적 공동체라는 개념이 언론에 나와 피고인이 오해한 것 같다. 뇌물을 요구·수수하는 행위를 분담하고 그것들이 다른 증거에 의해 입증되었기 때문에 기소한 것이지 경제적 공동체 때문이 아니다.

■ 5월23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1차 공판

ⓒ시사IN 이명익
5월2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첫 재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가는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검은색 구두에 남색 재킷 정장을 입고 왼쪽 가슴에 503번 수인 배지를 달았다. 박 전 대통령은 바른 자세로 앉아 판사가 묻는 말에 차분하게 답했다. 최순실씨와 신동빈 롯데 회장도 공범으로 함께 재판을 받았다.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시종일관 정면을 응시하며 단 한 번도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판사:지금부터 피고인 박근혜, 최서원(최순실), 신동빈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 등 사건을 진행하겠다. 피고인들은 모두 나와서 자리에 앉기 바란다. 방청객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많은 중요한 사건이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할 것이다. 방청객 여러분은 정숙하게 재판을 지켜보면서 원활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피고인들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달라. 재판받으면서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은 거부할 수 있고, 재판부에 하고 싶은 얘기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인적 사항을 확인하겠다. 먼저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어떻게 되나?

박근혜:무직이다.

판사:생년월일이 1952년 2월2일 맞나?

박근혜:네.

판사:검찰은 공소사실 등에 대해 설명해주기 바란다.

검찰:이 사건은 대통령이 오랫동안 개인적 친분관계에 있던 최순실과 공모하여 공직자가 아닌 최순실에게 각종 기밀정보를 사사로이 전달하고 국정에 개입하도록 한 사건이다. 한편 권력을 남용해 특정 기업의 이권에 개입하고 뇌물을 받아 사익을 추구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지원 배제를 강요했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을 포함, 모든 국민은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전직 대통령께서 구속돼 법정에 서는 모습은 불행한 역사의 한 장면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사법 절차의 영역에서 심판이 이루어져 법치주의 확립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이 사건 실체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상응하는 입증이 내려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검찰은 삼성으로부터 213억원 뇌물수수 등 뇌물죄,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박근혜 피고인에 관한 범죄 혐의 18개를 설명했다).

판사:피고인과 변호인에게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여부를 듣겠다.

박근혜 변호인:공소사실 18가지를 부인한다. 모든 사건에는 범행 동기가 있다. 기본적으로 재단 출연에 있어서 피고인 대통령 박근혜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살펴봐달라. 재단의 출연금은 설립 목적에 따라 엄격하게 관계 부처에서 감사한다. 자기가 쓰지도 못할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

두 번째로 검찰은 최순실·안종범과 공모해서 이 사건 범행을 했다고 기본적인 전제를 깐다. 그런데 공소장 어디를 봐도 최순실·안종범과 언제, 어디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공모관계에 대한 설명이 없다. 세 번째로 증거 문제가 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상당수가 언론 기사다. 언제부터 대한민국 검찰이 언론 기사를 형사사건 증거로 제출했는지 되묻고 싶다. 검찰이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데, 이런 논리라면 그 사건 당사자는 ‘부정처사(부정한 행위) 후 수뢰죄’로 얼마든지 기소 가능하다(현재 법무부와 대검은 이른바 ‘돈봉투 만찬’ 참석자 전원을 감찰 조사 중이다. 감찰 대상자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검사 6명이 박 전 대통령 등의 수사·재판에 참여하고 있다).

판사: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한다고 했다. 박근혜 피고인, 이 사건 공소장 받아봤죠. 피고인도 전부 부인하나?

박근혜:그렇다. 변호인 의견과 같다.

판사:더 하고 싶은 이야기 있나?

박근혜:추후에 말씀드리겠다.

판사:최순실 피고인 변호인도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했다. 최순실 피고인도 동의하나? 추가로 하고 싶은 이야기 있나?

최순실:(울먹이며) 재판정에 40여 년간 지켜본 대통령께서 나오시게 한 게 너무 큰 죄인인 것 같다. 박 대통령이 뇌물이나 이런 걸로 나라를 움직이셨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검찰이 몰고 가고 있다. 박 대통령께서는 (재단이) 그 형태가 좋고 앞으로 문화·체육 발전을 꾀할 거라고 판단하신 거다. 이 재판에서 박 대통령께서 허물을 벗는, 나라를 위해서 한 대통령으로 남아주셨으면 한다. 삼성은 저나 대통령께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박원오라는 사람이, 이미 유연이(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는 독일에서 자기 말 가져가서 연습하고 있는데, 박원오 요청을 받아서 말이나 차는 다 삼성 것이지 저희 것이 아니다.

검찰:공모 관계와 범위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피고인들은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다 부인하고 있다. 이럴 경우 공모 관계와 범위는 다양한 인적·물적 증거에 의해서 간접증거로 충분히 유죄 입증 가능하다는 게 대법원 판례이다.

최순실 변호인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으로 27차에 걸친 재판을 했는데 현재까지 검찰이 국정농단의 기폭제라고 하는 태블릿 PC 현물을 피고인에게 제시한 적이 없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또 저희들이 노력해서 진실을 말할 증인을 여러 명 신청했다. 류상영 딱 한 명 나왔다.

판사:변호인! 태블릿 PC는 아직 증거로 채택이 안 되었고 증인들은 (채택이 되었는데도) 그들이 불출석해서 그렇다는 걸 잘 알지 않나.



■ 5월25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차 공판

박근혜·최순실 뇌물 혐의 등 재판에는 앞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재판 기록이 증거로 제출되어 있다. 이날 최순실·안종범 직권남용 혐의 등 재판에 대한 증거조사가 이루어졌다. 피고인 중 박근혜 전 대통령만 법정에 출석했다.



판사:최순실·안종범 직권남용 사건 공판 기록이 증거로 제출되었다. 오늘 이에 대한 서증조사를 진행하겠다.

박근혜 변호인:저희 사건은 아직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 계획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 절차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거조사를 먼저 하는 건 부적절하다.

판사:일반적인 사건이라면 변호인 말이 타당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기록이 방대하고 증인이 몇백명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제한된 시간 내에 하려면 입증 계획과 심리 계획을 모두 짜고 (증거조사를) 하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 지난 기일에서 우선 증거조사할 수 있는 서증조사부터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증거조사 양이 많아 변호인 의견 진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시간 여유를 주고 배려하는 조치를 하겠다. 서증조사 시작하겠다.

검찰:안종범 증언 녹취록이다. 재판에서 검찰이 “업무수첩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적은 것이고 증인의 판단 내용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 건가?”라고 묻자 안종범 피고인은 “대통령이 대부분 전화로 지시한 말씀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라고 답했다. “K스포츠재단 설립 때도 대통령이 재단 운영진과 정관 조직도 등을 알려주었나?”라는 질문에 “정관 조직도는 모르겠지만 나머지는 대통령이 지시하셨다”라고 답변했다. 또 “대통령에게 받은 플레이그라운드(최순실 실소유 추정 광고회사)의 팸플릿 봉투를 (대통령과 독대 시) 대기업 총수들에게 주라고 해서 준 적 있나”라고 묻자 안종범 피고인은 “없다. 대통령이 직접 주었다”라고 답했다.

박근혜 변호인:2016년 2월15일에서 22일까지 대통령 독대 당시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 제안서·소개서를 받은 재벌은 현대차 김용환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GS 허창수 회장 3명이다. 이들 진술을 보면 전부 안종범에게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판사:박근혜 피고인, 하고 싶은 이야기나 반박할 것 있나?

박근혜
:자세한 건 추후에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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