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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7년 05월 12일 금요일 제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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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선거로 읽는 한국 현대사
이임하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열심히 투표권을 챙기는 젊은 세대를 보면서 그들이 여는 세상은 분명 더 조화로울 거라는 희망이 생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내놓은 선거 구호는 ‘촌스러움’의 정도만 조금씩 다를 뿐 내용은 엇비슷하다. 1971년 박정희 후보에 맞서 40대 돌풍을 일으킨 김대중 후보는 “10년 세도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치자”라고 외쳤다. 사실 ‘갈아치자’의 원조는 1956년 3대 대선 때 등장한 민주당의 “못살겠다 갈아보자”였다. 당시 이승만 정부의 실정에 분노한 민심이 이 구호에 공감하자 자유당은 “갈아봤자 더 못산다”로 응수했고, 곧바로 “더 못사나 갈아보자(민주당)” “갈고 갈면 가루 된다(자유당)”로 공방이 이어졌다.
선거 때가 아니면 다소 지루했을 내용들이 때마침 대선을 만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역대 대선 당시의 정치 상황과 주요 공약, 정치광고 등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불구의 삶, 사랑의 말
양효실 지음, 현실문화 펴냄

“말하기와 쓰기는 계속 살아야 하는 이들이 발명해낸 것이고 비스듬하게 살아 있는 이들이 쓴 긍정문이다.”

미학자로 강단에 선 저자는 학생들에게 선생이기보다는 수챗구멍이나 흙구덩이가 되고 싶었다. 죽고 싶다거나, 자해를 한다거나, 부모를 죽이고 싶다는 내용의 리포트들을 끌어안고 함께 울고 웃었다. 수업이 끝나면 무기명 쪽지를 받았다. 어느 날 한 학생이 적어낸 한 문장을 지금도 마음에 품고 다닌다. ‘X발년.’ 들을 수 없는 말, 숨은 말, 아픈 말을 저자는 늘 기다린다. 계속 말하게 하거나 다듬어서 시로 바꿔야 할 말들이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분석했던 시·음악·영화·시각예술이 책의 재료가 되었다. 저자는 성장을 ‘자기 화해’라고 정의한다. “서랍 깊숙이 숨겨둔, 거부당했던 자기 자신을 꺼내들고 거기에 음악과 시를 입히는 것”이 성장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성장은 어른과 반대의 길을 가는, 어른을 딛고 가는 길이 된다.




미국의 반지성주의
리처드 호프스태터 지음, 유강은 옮김, 교유서가 펴냄

“지성은 결국 존재 가치를 잃어버렸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브렉시트에 이어 전 세계가 맞닥뜨린 또 다른 충격이다. 이제 ‘반지성주의’는 우리 시대 정치를 해석하는 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김동춘 교수의 추천사 한 구절을 인용하자면, ‘정치의 타락은 지성이 타락한 결과다’.
반지성주의 개념을 지성사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리처드 호프스태터다. 그가 1963년에 집필한 이 책은 출간된 지 54년 만에 국내에서 번역됐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제의식과 통찰력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통용된다. “기존 미디어와 지식인을 믿을 수 없다”라는 반지성주의는 이미 일정한 ‘지지층’이 되어 여전히 한국 사회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와 주체
신병식 지음, 도서출판b 펴냄


“우리가 간첩이라고 말하면 간첩! 교육해 법정으로 보낸다!”

프랑스의 세계적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한국의 굴곡 많은 역사 속으로 들어왔다. 정치학자로서 라캉을 연구한 저자는 ‘근대적 주체 형성’이라는 주제로 두 시대를 책에 담았다.
한 시대는 박정희 군사정권의 개발독재기. 군대에서
‘덜 효율적이더라도 보다 순종적인’ 근대적 주체로 규율화된 노동자들이 경제발전과 독재 권력을 떠받친다.
다른 한 시대는 일제강점기다. 김산·조봉암 같은 혁명가들의 정체성 형성과 좌절 과정을 통해 근대적 주체의 형성 문제를 다뤘다.
혁명가들과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춘원 이광수가 ‘민족을 위한 친일’이란 관념에 취했던 이유 역시 그가 가졌던 ‘식민지 주민을 근대적 주체로 규율’한다는 문제의식을 통해 해석했다.




그리스인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살림 펴냄

“민주주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현실의 과제를 푸는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태어났다.”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에서 그리스로 눈을 돌릴 때 주목한 관전 포인트는 ‘민주주의’다. 그녀는 그리스 민주주의가 고매한 이데올로기로서가 아닌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 의해 태어났다고 분석한다. ‘계급 간 갈등 해소’ ‘체제 안정’ ‘경제력 향상’ ‘국난 극복’ 같은 현실의 요구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민주주의를 안착시키는 그리스인의 정치 실험과 개혁 과정을 살핀다. 먼저 전쟁을 멈추는 ‘핑계’가 되었던 고대 올림픽에서부터 민주주의 정신을 찾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으며 민주주의가 안착되는지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저자는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민주정치를 주도하는 지도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답한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
주경철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인간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가 인간을 만든다.”

근대는 어떻게 형성됐는가. 수많은 학자가 천착해온 화두다. 역사학자는 특히 근대‘인’에 주목한다. 프랑스 역사가 마르크 블로크의 말대로 “역사가란 인간의 살 냄새가 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식인귀”이기 때문이다. 
위 질문에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도 답을 내놓았다. 3부작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가운데 1권을 통해서다. 8명의 이야기를 통해 근대 이행기를 추적한다. 잔다르크, 부르고뉴 공작들, 카를 5세, 헨리 8세, 컬럼버스, 코르테스와 말린체,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리고 마르틴 루터.
부제처럼 이들은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이다. 어지럽게 얽힌 인물관계 및 사건을 쉽게 풀어가는 저자와 함께 근대 이행기로 역사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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