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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문자를 보냈다 “한심하고 황당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더라. 인사조치 하라” 했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공무원이 법적 신분을 보장받는 나라’를 부탁했다.

신한슬 기자 hs51@sisain.co.kr 2017년 04월 25일 화요일 제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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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0일 26차 공판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케이가 입주해 있던 건물의 관리인 노○○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씨는 2016년 10월18일 최순실씨의 태블릿 PC를 JTBC가 입수하는 데 도움을 준 주인공이다. 최순실 변호인 측은 ‘고영태씨가 기획 폭로를 했다’는 취지를 입증하기 위해 그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노씨는 최씨 변호인의 바람과는 다른 증언을 했다.

ⓒ그림 우연식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케이가 입주해 있던 건물의 관리인 노○○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에 대한 최순실 변호인의 신문

최순실 변호인
:증인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더블루케이가 입주해 있던 건물의 관리인인가?

노○○
:그렇다.

최순실 변호인
:고영태씨의 책상 속에 태블릿 PC와 카메라가 있는 걸 알고 있었죠?

노○○:몰랐다.

최순실 변호인
:증인에게 태블릿 PC를 한번 보여주겠다. (흰색 태블릿 PC를 꺼내며) 이게 그 태블릿 PC와 같은 모델이다. (증인석으로 가져가서) 이런 태블릿 PC를 봤죠?

노○○:거기서 정확한 건….

최순실 변호인:정확한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노○○:태블릿 PC가 있었다는 것만 봤다.

최순실 변호인
:어쨌든 이런 태블릿 PC가 있는 걸 봤다는 건가.

노○○
:2016년 10월18일에 JTBC 기자와 같이 가서 봤다.

최순실 변호인:그럼 책상 서랍을 열어봤다는 얘기 아니겠나? 누가 열어줬나?

노○○
:내가 열어줬다.

최순실 변호인
:증인은 건물 관리인인데, 건물 소유자의 허락 없이 사무실 문을 열어주고 물건을 가져가게 했다. 왜 그랬나?

노○○:건물주와 임차인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기자에게 문을 열어줬다.

최순실 변호인
:JTBC에만 자료를 제공한 이유가 있나?

노○○:제가 평소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우리 사회가 품위 있고 공정하게 돌아가는데, 그동안 그런 역할을 잘 못해서 이런 현실이 됐다. 제 개인적 판단에는 그나마 JTBC가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최순실 변호인:그때 온 JTBC 기자가 남자 기자인가, 여자 기자인가?

노○○
:남자 기자다.

최순실 변호인:그 태블릿 PC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것이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할 수 있었나? 근거를 얘기해보라.

노○○:그전부터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모든 매체에서 다 나왔지 않나. 평소 관심이 많았다.

최순실 변호인:국정 농단 얘기는 10월24일 JTBC가 태블릿 PC 속 자료를 ‘빵’ 터뜨리고 난 다음부터 언론에 나오기 시작했다.

노○○:그전에도 분명히 여러 매체에서 얘기가 나왔다.

판사:피고인이 직접 묻고 싶은 것이 있나?

최순실:
더블루케이가 이사를 갔는데 JTBC 기자가 굳이 찾아왔다는 건, 그 안에 뭔가 있다는 걸 알고 온 게 아닌가?

노○○:그건 모른다.

최순실:저는 납득이 안 간다. JTBC 기자가 왔다든지, 열쇠를 사용했다든지 하는 사실을 건물주나 더블루케이 측에 얘기해준 적이 있나?

노○○:없다.

최순실:
어느 누구에게도 안 했나?

노○○
:얘기한 적 없다.

최순실
:그건 납득하기 힘들다.


ⓒ그림 우연식
최순실씨가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오른쪽)에게 직접 질문하고 있다.


■4월12일 최순실 뇌물 혐의 등 2차 공판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한테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당해 좌천되었고 지난해 5월 사직했다. 이날 최순실씨는 유난히 말이 많아서 판사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노태강 증인에 대한 검찰의 신문

특검
:증인은 정유라씨가 2013년 4월 상주에서 개최된 전국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준우승한 사실을 알고 있나?

노태강:당시에는 개별 종목 대회 성적까지 관심 사항은 아니어서 몰랐다.

특검:현재는 알고 있나?

노태강:그렇다. 대회가 끝나고 3~4주 뒤, 당시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체육국장이었던 저와 진재수 정책과장을 불렀다. 상주 승마대회 심판 판정과 관련해 경찰서에서 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됐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특검:경찰 조사 결과는 어땠나?

노태강:진 과장이 상주경찰서에서 조사받은 당사자들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조사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 조사하는 경찰도 웃고, 조사받는 사람도 웃고, 그렇게 끝났다고 했다.

특검:그 두 달 뒤 2013년 7월1일, 증인은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부터 “박원오라는 사람을 만나서 승마협회의 문제점과 관련된 얘기를 들어보라”는 전화를 받았나?

노태강:그렇다.

특검:청와대 수석이 체육국장에게 전화해 특정인을 만나 특정 협회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하는 일이 종종 있나?

노태강:제가 체육 분야에 20년간 근무하며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검: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에서 승마협회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되나?

노태강:정책적 관심 대상 밖에 있다.

특검:당시 모철민 수석에게 박원오씨의 연락처를 알려준 사람은 정호성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으로 확인됐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의 지시였다고 진술했다. 증인도 이를 알았나?

노태강:당시에는 전혀 몰랐다.

특검:증인은 진재수 과장에게 이 지시를 전달해 박원오씨를 만나보라고 했다. 박원오씨가 어떤 얘기를 했나?

노태강:전국 시도 승마협회 임원들 중 7명에게 문제가 있다고 했다.

특검:결국 일종의 승마협회 내부 살생부였다고 할 수 있지 않나?

노태강:지금에 와서 보니 그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특검:당시 박원오씨는 정유라씨를 돌보는 사람이었죠?

노태강
:그렇다. 박원오씨는 승마협회에 공식적 직함이 전혀 없음에도 운영에 개입하려 했다. 특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특검:특정한 목적이란 무엇을 말하나?

노태강:그 당시 우리도 굉장히 궁금했다. 특히 박원오씨는 서울시 승마협회 임원으로 재직하며 사기 미수 등으로 실형을 살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승마협회 운영에 개입한다는 것도, 청와대를 통해 직접 지시가 내려온 것도 이상했다. 나중에 국회에서 정유라씨 승마와 관련한 의혹이 터지면서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졌다.

특검:당시에는 몰랐으나 퍼즐을 맞춰본 결과, 최순실씨가 박원오를 앞세워 특정 임원을 제거하려고 한 이유는 뭐였나?

노태강: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와서 보면 정유라씨의 국가대표 선발 내지는 장래 선수 생활에 대한 계획이 아니었나 싶다.

최순실 변호인
:재판장님, 잠시만. 증인이 그때 당시에는 몰랐다고 얘기하는데, (검찰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어떠냐고 물어보고 있다.

특검:시점을 구분해서 물어보고 있다.

최순실 변호인
:유도신문 아닌가?

판사:증인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묻기 바란다.

최순실:재판장님, 잠시만요. 특검에서 자꾸 저희 딸을 가지고….

판사:(말을 자르며) 피고인, 그건 공소사실과 관련 있기 때문에 물어볼 수밖에 없는 거다. 신문이 끝나고 의견을 얘기할 기회를 주겠다.

최순실:그때가 아닌 그 후의 얘기를 하니까.

판사:계속 질문하라.

특검:증인과 진재수 과장은 박원오씨를 만난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했다. 여기에 ‘박원오 주장은 사실관계 확인 필요’라고 적었고, 각주로 ‘박원오는 사기 미수, 사문서 위조 등으로 10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음’이라고 적었다.

노태강:그렇다.

특검
:증인이 이 보고서를 모철민 수석에게 보고한 하루 또는 이틀 뒤, 박원오씨가 진재수 과장에게 전화를 했다는 사실 알고 있나?

노태강:알고 있다.

특검:“과장님, 그렇게 안 봤는데 보고서를 그렇게 작성해서 섭섭했다. 나에 대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라는 항의성 전화였다는데.

노태강:그렇다.

특검:증인은 2013년 8월22일, 당시 아프리카 출장 중이던 유진룡 장관에게 “참 한심하고 황당한 일이 벌어져서 쪽팔린다. 돌아가서 얘기하자”는 문자를 받았나?

노태강:그렇다.

특검:유진룡 장관은 그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하루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체육국장 노태강과 정책과장 진재수는 나쁜 사람이라더라. 인사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나?

노태강:나중에 알았다.

특검:결국 증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13년 9월1일부터 한 달간 문책성 대기발령을 받게 된 건가?

노태강:그렇다.

특검:증인은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대통령이 직접 부처의 공무원을 특정해 장관에게 인사 조치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나?

노태강:본 적 없다. 처음이었다.

특검:대통령이 그렇게 지시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노태강:박원오 관련 보고서 말고 다른 이유는 전혀 없었다. 당시 청와대까지 보고된 유일한 사항이다.

특검:그 보고서가 어땠기 때문인가?

노태강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는 사람들로부터 농담조로 “웬만하면 원하는 대로 보고서를 써주지 그랬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검:원하는 방향이라는 게 무엇인가?

노태강:박원오씨가 지정하는 사람을 바로 인사 조치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특검:모철민 수석은 증인의 인사 조치에 대기발령을 꼭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는데.

노태강:그렇다. 처음에 유진룡 장관은 옆 방 사람과 자리를 맞바꾸라고 얘기했다. 모철민 수석이 이를 듣더니, 반드시 소속 기관으로 발령 내야 하며 중간에 대기를 시켜야 한다고 했다.

특검:대기발령은 외부적으로 이 인사명령이 문책성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 아닌가?

노태강:그렇다.

특검:모철민 수석은 증인을 좌천시키는 조치가 박 대통령의 지시임을 알고 있었나?

노태강:그렇다. 유진룡 장관이 인사 지시를 받는 자리에 모철민 수석도 있었다.

특검:이 법정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노태강:32년 공무원 생활을 하며 제가 져야 하는 책임은 제 것으로 생각하고 맡아왔다. 앞으로는 공무원들이 범법행위를 저지르거나 국가에 치명적 손실을 끼치지 않는 이상, 적어도 법적 신분은 보장받으며 근무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판사:피고인이 직접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물어봐라.

최순실:몇 가지 길게 물어볼 게 있다. 저는 노태강씨를 오늘 처음 봤다. 제가 노태강씨를 찍어서 제거할 이유도 없고, 승마협회 임원 7명을 제거한다고 득 될 일도 없다. 승마라는 건 잘 아시는지 모르지만….

판사:(말 자르며) 피고인, 증인에게 설명을 하지 말고 증인이 알고 있는 사항을 물어보라.

최순실:제가 승마협회 임원 7명을 제거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

노태강:최순실씨가 아니라 박원오씨가 해당 임원을 제거하고자 했다.

최순실
:특검은 박원오씨와 저를 하나로 보고 있지 않나. 박원오씨가 유연이(정유라)를 돌봤다는데, 유연이는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코치가 실력을 인정해 다섯 살 때부터 말을 타고 있다.

노태강:제 말을 오해하셨다. 정유연씨의 실력은 정부의 정책적 관심 대상이 아니다. 다만 청와대 지시 후 승마계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최순실:(말 자르며) 어떤 관계자들인가?

노태강:학부모, 심판, 협회 임원 등 다양하다.

최순실:저는 박원오씨에게 조력을 받은 적이 없다. 박원오씨가 승마협회에 있을 때 간부회의를 갔다 와서 알게 된 거다. 특검이 일방적으로….

판사:피고인, 주장을 하지 말고 사실관계를 물어보라.

최순실:증인은 특검에서 유연이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게 2014년 전국체전 경기장을 인천으로 옮겼기 때문이고, 그렇지 않았으면 결과가 다를 수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어째서인가?

노태강:사건의 흐름상 그렇다. 전국체전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최종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

최순실: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딴 상황을 알고 있나?

노태강:알고 있다.

최순실:설명해보라.

노태강:단체전에서 4명 중 3명 성적으로 순위를 정하는데, 정유연 선수가 2위를 했다.

최순실:그때 유연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알고 계신가?

노태강:정유연 선수의 기량, 메달, 성적은 행정공무원으로서 관심 대상이 아니다.

최순실:저는 유연이가 준우승했다고 상주경찰서에 조사를 의뢰한 적도 없다.

노태강:그래서 저도 특별히 조사한 내용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최순실:정유연을 위해서 조사했다고, 준우승을 했다고 따졌다고 하지 않았나.

판사:증인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최순실:그럼 전체적인 건 특검에게 물어보면 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판사:증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을 물어라.

최순실:승마협회 임원에 대해 박원오씨 말대로 집행됐나?

노태강:해당 임원 중 몇 명은 제가 체육국장에서 물러난 이후 협회에서 나간 걸로 안다.

최순실:문제가 있어서 나간 건가?

노태강:그건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

최순실:중요한 건데.

노태강:제가 관련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체육국장에서 물러났다.

최순실:특검이 박원오씨와 저를 연결해서 정유연 선수가 꼭 특혜를 받아서 우승하고 국가대표가 된 것처럼 얘기한다. 그러나 그건 절대로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상주 대회 문제가 제기된 계기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공주 승마’라고 문제를 삼았기 때문이다. 그럼 그쪽 수사도 해야지, 한쪽에만 편파적인 수사를 했다. 저는 조사하고 바로 구속시키면서 고영태는 구속시키지 않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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