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익 사진기자는 지난 3월30일 새벽 4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카메라에는 회사가 보유한, 가장 큰 440㎜ 렌즈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무게만 4.6㎏. 이 기자는 3월31일 새벽까지 24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을 집중 포착했습니다.

ⓒ시사IN 이명익


자택을 나설 때 박 전 대통령 표정은?

차를 타기 전 기자들을 한번 쳐다봤죠. 와우! 렌즈로 보던 제가 다 깜짝 놀랐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눈빛, 표독스러운 얼굴이었습니다. 반면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 땐 웃는 표정이었죠.

새벽에 구치소로 향할 때 가까이서 본 표정은?

검찰청 주차장 입구 쪽에 자리 잡고 취재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정말 구속될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넋이 나갔다고 해야 할까, 망연자실한 표정이었습니다.

사진기자들이 소속과 무관하게 불만이 많았는데?

청와대의 과도한 경호 때문이죠. 청와대와 검찰이 경호상 이유로 취재 제한을 심하게 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해야 하기에 사진기자들이 항의했지만 무시당했죠. 또 박사모 등 친박 단체 인사들의 욕설과 폭행이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검찰이 기소를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이 됩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처럼 법정에 선 피고인 박근혜씨의 촬영도 허용되리라 보입니다. 과연 그땐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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