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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 위기에도 저널리즘 정신은 빛난다

3월20일 제1회 <시사IN> 대학언론인 포럼이 열렸다. 대학언론인 포럼은 대학기자상 수상자들과 전국의 대학언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장이다. 최승호 <뉴스타파> PD와 주진우 <시사IN> 기자도 함께했다.

나경희 인턴 기자 webmaster@sisain.co.kr 2017년 04월 07일 금요일 제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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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도 그중 하나였다. 사례는 차고 넘쳤다. 덕성여대 신문사·서울여대 학보사·성공회대 미디어센터가 의기투합한 ‘대학문제공동취재단’은 2016년 여름방학 두 달 동안 취재에 매달렸다.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취재원에게 얼마나 가난한지 묻는 모순적인 상황이 괴로웠고, 데이터 속에서 ‘팩트’를 찾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렇게 취재한 기사는 세 대학 학보에 공동으로 실렸다. 영상으로도 제작되어 유튜브에 업로드되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학교 밖에서도 응답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장학금 신청 방식 수정을 권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제8회 <시사IN> 대학기자상 대상 수상작인 ‘20대, 가난을 팝니다’를 취재한 송다혜 기자(성공회대 학보사)는 “대학생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했는데도 인간답게 대학에 다니고 싶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을 느꼈다. 개인의 문제가 곧 사회구조의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송 기자에게 또래 대학언론인들이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시사IN 조남진
3월20일 제1회 <시사IN> 대학언론인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제8회 <시사IN> 대학기자상에 선정된 6개 부문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3월20일 서울 숙명여대에서 ‘제1회 <시사IN> 대학언론인 포럼’이 열렸다. 대학언론인 포럼은 2009년 학내 언론인을 응원하기 위해 제정한 ‘<시사IN> 대학기자상’ 수상자들과 전국의 대학언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장이다. 올해 처음 열린 대학언론인 포럼은 ‘제8회 <시사IN> 대학기자상 시상식’과 ‘대학언론인 토크콘서트’, 그리고 ‘선배 언론인과의 토크콘서트’ 순서로 진행되었다. 대학언론인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시상식에는 강형철 한국방송학회장,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 오기현 한국PD연합회장,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시상식에 이어 열린 대학언론인 토크콘서트에는 제8회 <시사IN> 대학기자상 대상, 취재보도, 사진·그래픽, 방송·영상, 뉴커런츠상, 특별상 등 6개 부문 수상자가 발표자로 나섰다(<시사IN> 제489호 ‘힘을 합치니 길이 보였다’ 기사 참조). 선배 언론인과의 토크콘서트에는 최승호 <뉴스타파> PD와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출연했다.



‘나는 왜 찍는가’ ‘나는 왜 질문하는가’

취재보도 부문 수상자인 <서울대저널>의 송재인 기자는 ‘로켓처럼 빠른 배송에 총알처럼 잊혀지는 것들’을 기획하며 느낀 막막함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객관적인 지표 혹은 전문가의 견해로 사실에 기초해서 문장을 쓰는 게 가장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송 기자는 또 “취재원의 언어를 고스란히 기사에 담아낼 수 있을지 여전히 고민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그래픽 부문상을 받은 김명진 기자(성공회대 미디어센터장)는 지난해 10월부터 카메라를 들고 광장으로 나섰다. 촛불집회 현장이 담긴 사진을 출품해 대학기자상을 수상했다. 카메라를 놓지 않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한 날에도 그는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동에서 취재 중이었다. 그러다가 난데없이 보수 단체 인사들에게 폭행당하기도 했다. 김 기자는 “그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 ‘덕분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방송·영상 부문상을 받은 <서울대저널 TV> 문주은 PD는 늘 ‘나는 왜 찍는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분리 배출된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않고 일반폐기물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현실을 담은 문 PD는, 카메라만 보면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쳤다. 문 PD는 “나는 무엇 때문에 질문을 하는지 매번 곱씹어야 했다. 영상이 잘못된 무언가를 바로잡고 힘없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 것, 정말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그 외에 다른 답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형식·내용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매체를 응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된 뉴커런츠상은 대학언론협동조합에 돌아갔다. 발표자로 나선 정상석씨(전 <전북대신문> 편집장)는 “대학본부가 사사건건 학내 언론에 간섭하는 상황에서 대학별로 독립 언론(‘대 알리’)을 만들어 뭉쳤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세종알리> <외대알리> <이대알리> <회대알리>를 발행해 학내 성폭력 관련 기사를 공동 작성했다.

특별상은 대학언론 발전에 기여한 매체나 인물에게 주어진다. 역대 수상자들은 발간 중지, 백지 발행 같은 고난을 겪은 사연이 많다. 편집권 갈등 때문이다. 이번에 특별상을 받은 한국외대 <외대교지>도 학교 총동문회를 비판한 기사를 실었다가 전량 강제 수거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편집권을 지켜냈다. 김태우 <외대교지> 기자는 “총학생회와 타 대학언론, 기성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었기 때문에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내부 고발과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용기를 갖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선배 언론인과의 토크콘서트에 게스트로 나선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자신의 취재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최 PD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보도하며 “거의 죽을 뻔했다. 가장 뿌듯했지만 또 가장 힘든 취재였다”라고 말했다. 방송을 막는 ‘윗선’의 개입에다 줄기세포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의 열망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사실을 사실이 아니라고 덮어놓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어떤 진실은 확인하되, 또 어떤 진실은 확인하지 않는다면 언론의 기본 정체성을 버리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박근혜 게이트 취재에 얽힌 비사를 소개했다. ‘소송 전문’ 기자로서 사법 활극 경험담을 들려주어 후배 언론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최 PD는 “좋은 언론인으로서 세상을 더욱 자유롭고 평등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대학언론인을 응원했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대학언론인 포럼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학내 상황을 공유하기로 했다. 제2회 대학언론인 포럼은 내년 이맘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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