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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작품으로 미술사를 정리하다

고재열 기자 scoop@sisain.co.kr 2017년 03월 17일 금요일 제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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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 미술사>
데브라 J. 드위트 외 지음
조주연 외 옮김
이봄 펴냄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비견할 만한 명저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도판을 보면서 가볍게 읽으려다 공부하듯 꼼꼼히 읽었다. 미술 이론서 여러 권을 한 번에 읽은 기분이다. 미술이란 무엇인지, 미술작품을 어떻게 감상할지, 위대한 작품이 위대한 까닭은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책을 읽고 처음 떠올린 것은 2012년 5월 종영된 <명작 스캔들>(KBS 1TV)이라는 예술 감상 프로그램이었다. 하나의 예술작품을 놓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감상을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책 역시 미술작품에 입체적으로 접근한다. 크게 미술의 요소와 원리·매체·역사·주제 등 4개 관점에서 작품을 분석한다(관점마다 세부 관점으로 또 분리해서 살핀다).

그러나 이렇게 관점만 나열했다면 이 책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 관점에서 작품을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 효과적인 방법으로 풀어준다. 바로 끈질긴 반복학습이다. 읽어낼 것이 많은 작품 8개를 선정해 여러 관점에서 곱씹어본다. 이를테면 한 작품을 놓고 작품이 관람자의 시선을 어떻게 안내하는지, 구성의 시각적 리듬은 어떤지, 아이디어를 어떻게 가다듬었는지,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떤지 차례로 살핀다. 반복적으로 같은 작품을 접하면서 독자도 자연스럽게 입체적 관점을 갖게 된다.

반복 분석의 대상이 된 작품은 쿠푸 왕의 피라미드, 올메크족의 거대 두상, 라파엘로의 벽화 ‘아테네 학당’,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3일’,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목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큰 파도’, 앙리 마티스의 ‘이카로스’, 도로시아 랭의 사진 ‘이주자 어머니’ 등이다. 어떻게 보면 이 여덟 작품으로 미술사를 정리했다고도 할 수 있다. 참으로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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