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6일 9차 공판

박근혜 게이트의 방아쇠를 당긴 내부고발자 두 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으로 올라가는 5번 출구 앞에는 방송 카메라와 취재진이 진을 쳤다. 법정 방청석도 최순실씨와 고씨의 대면을 보러 온 시민들로 가득 찼다.

 

 

 

 

ⓒ그림 우연식


이성한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안종범이 2016년 4월, 대통령을 수행해 멕시코 순방을 하던 중 증인에게 전화해서 미르재단 사무총장에서 물러나주면 좋겠다고 말한 적 있나?

이성한:그런 취지로 말했다.

검찰:대통령의 뜻이라고 이야기했나?

이성한:그건 아니고, 대통령 순방 중 직접 전화를 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인지했다.

검찰:2016년 8월께, 최순실이 증인을 만나고 싶어 한다며 고영태가 사무실로 찾아와 한강공원에서 최순실을 만난 적 있나?

이성한:그렇다. 한강공원에 가니 녹음할 위험이 있다고 해서 내 휴대폰을 고영태에게 주고 최순실이 있는 차에 타서 이야기를 했다.

검찰:차 안에서 최순실은 미르재단 관련해서는 전부 차은택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사무총장에 임명된 건 이사장을 통해서였다고 이야기해야 언론에서 문제 삼지 못한다고 회유했나?

이성한:맞다.

검찰:녹음 파일 6개를 이 법정에서 재생하고 진정성립(증거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을 하겠다.

최순실:그러니까 차 감독이 이 사무총장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있잖아. 그 적이 아닌 거를, 전경련 사람들하고 이걸 푸세요. 내가 사무총장 물러나면서 다 책임지고 언론 대응을 하겠다 이렇게. 지난번에 나간 애 있잖아, 누구지 그 한복, 김영석, 김영석도 누가 추천했냐고 하면 할 말이 있어야 되거든.

최순실:(TV조선에 영상 찍힌 이야기) 내가 눈이 나쁘잖아. 그날따라 안경을 안 꼈잖아. 인사를 하더라고. 관리인인가 싶었어. 딱 가더니, 이놈들이 한 명은 (카메라로) 찍었나 봐. 그게 아차 싶더라고. 그 새끼들이 결정타에서 어디다 내려고.

최순실: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신의를 저버리는 거. 나는 이렇게 당하면서도 내가.

최순실:기가 막혀. 이게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거잖아. 차 감독하고 이한선하고 사무총장님하고 본인들 싸움에 등 터진 거지 뭐야. 내가 낀 거잖아. 고 대표, 그렇지 않아요?

검찰:안종범 휴대폰에서 (녹음 파일이) 발견됐는데 증인이 제공한 건가?

이성한:직접 준 건 아니다. 언론사 간부를 통해서 안종범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판사:피고인, 증인에게 물어볼 것이 있나.

최순실:제가 다른 죄는 받는 대로 받겠는데, 이건 너무 억울해서 물어봐야겠다. 그날 이성한 사무총장이 녹음 파일 공개한다고,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고영태씨가 말해줘서 한번 달래보려고 만난 건데 괜히 확대되면 안 되니까, 전화기를 다 없애고 만난 건데 그날 누구 전화기로 녹음을 한 건가?

이성한:제 주머니에 있는 녹음기로 한 거다.

최순실:그러니까 계획적으로 녹음하려고. 그걸 왜?

이성한:(화난 듯) 아니 본인이 나를 미친놈으로 하려고….

최순실:(흥분해서) 나는 미친놈이라고 한 적 없다.

이성한:(더 언성 높이며) 그런데 언론에다가 왜 미친놈이라고….

판사:자, 증인하고 피고인!

최순실:(목소리를 낮추며) 그때 녹음 안 하기로 했는데 지금 공개되어 제가 조금 황당하다.

고영태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최순실을 언제 알게 됐나?

고영태:2012년 말경이다. 제가 운영하던 가방 제작업체 빌로밀로 고객이었다. 이후 대통령 가방을 만들어주고 의상 제작실 관리도 맡아서 했다. 2014년 내가 차은택을 소개해줬는데 그 이후 장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자리가 뜻대로 이루어지거나, 최순실이 짠 예산이 반영되는 걸 보았을 때 겁이 나서 2014년 말쯤 그만두었다.

검찰:2015년 7월께 다시 만났다.

고영태:급하게 가방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뢰가 들어왔다. 또 독일에 회사를 만드는 데 일할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해서 친구 노승일을 추천했다.

검찰:2015년 증인도 독일에 갔다. 또 최순실 지시로 한국에 코어스포츠 지사인 코어플랜을 만들었다.

고영태:가서 보니 삼성과 계약한다고 했다. 대기업에서 체육 엘리트를 지원해주는 거라서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박원오 원장(정유라의 옛 승마코치)을 만나서 ‘금메달도 나오고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더니 박 원장이 ‘그건 말도 안 되는, 꿈같은 얘기다’라는 식으로 말했다. 200여억원을 지원받는데 금메달도 딸 수 없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잿밥에만 관심 있고 선수 지원 계획은 없는 것 같았다. 나중에 삼성으로부터 큰 제재를 받겠구나 싶어 독일에서 나오고 한국 법인도 없애겠다고 했다.

검찰:최순실과 대통령은 어떤 관계인가?

고영태:최순실이 청와대도 자주 다녀오고 청와대 비서들도 마치 개인 비서처럼 대했다. 항상 무슨 일을 하더라도 ‘대통령을 위해서 일한다, 대통령 때문에 일한다, 대통령 신의를 지키면서 일한다’라고 말해 가까운 관계로 알았다.

검찰:더블루케이 최초 자본금 5000만원은 어떻게 마련했나?

고영태:최순실이 모든 자금을 다 현금으로 주었다. 5만원짜리 묶음이었다.

검찰:최순실은 평소 은행 거래를 안 하나?

고영태:절대. 오로지 현금을 사용했다.

검찰:2016년 2월 포스코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하기 위해 미팅을 했다.

고영태:최순실이 포스코와 이야기가 다 돼 있다고 했다. 가서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황은연 포스코 사장은 전혀 들은 바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검찰:돌아와서 최순실에게 보고를 했을 때 반응이 어땠나?

고영태:좀 (머뭇거리며) 격하게 화를 내면서 처음에는 저희에게 일을 못한다고 핀잔을 주었다. 하루 이틀 뒤에 포스코 서 그룹장이 저에게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 뒤에 최순실이 통합스포츠단 창단으로 변경하라고 하여 새로 제안서를 만들고 포스코에 제안했다. 포스코에서 직접 더블루케이 사무실까지 와서 통합스포츠단은 어려우니 펜싱단을 창단하고 매니지먼트를 더블루케이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검찰:최순실과 안종범이 공동으로 포스코에 통합스포츠단 창단을 제시했고, 그래서 포스코가 검토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고영태:맞다.

검찰:최순실과 안종범은 간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더블루케이 이익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고영태:그렇다.

고영태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증인은 빌로밀로를 운영했다고 하는데 구두 제작자가 아니죠?

고영태:구두 얘기는 안 했다.

판사:가방 얘기했다.

최순실 변호인:아, 가방 가방(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옴).

판사:정숙해달라.

최순실 변호인:가방 만들 줄 아나?

고영태:만들 수 있다.

최순실 변호인:증인도 K스포츠재단 일에 관여했는데 롯데에 70억원을 출연해달라고 했다.

고영태:내용은 잘 모르지만 두 번째 미팅에 박헌영과 함께 나갔다.

최순실 변호인:증인, 70억원은 처벌….

고영태:(질문 마치기도 전에) 처벌받을 것이 있으면 받겠다.

최순실 변호인:JTBC 기자 김수민 알죠?

고영태:심수미 기자는 안다.

최순실 변호인:(말 고치며) 이성한과 같이 심수미 기자 만난 자리에서 연설문 이야기를 했다고 했는데?

고영태:내가 그렇게 말했으니 기자가 들었겠죠. 처음 본 자리고, JTBC 기자인 줄도 몰랐다.

최순실 변호인:누가 데려왔나?

고영태:이성한이 본인 소송에 도움을 줄 법조팀 기자라고 해서 같이 밥을 먹었다.

최순실 변호인:최순실은, 증인이 최순실의 약점을 수집해왔다고 한다. 더블루케이가 K스포츠재단에 7억원 용역 계약을 추진한 건 최순실을 음해하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닌가?

고영태:무슨 질문인지 잘 모르겠다.

검찰:저희가 들어도 질문의 취지를 모르겠다.

최순실 변호인:증인은 최순실이 K스포츠재단 사업과 더블루케이를 연계시키면서 이익을 도모하려 했다고 말하지 않았나?

방청객:(방청석에서 백발의 노년 여성이 벌떡 일어나더니 변호인에게 고함을 쳤다) 천하의 악독한 죄인을 변호하면서 그렇게 다그쳐. 야, 돈이 그렇게 좋으냐. 나라를 망친 사람을.

판사:소란을 피워서 방청을 허락할 수 없다.

방청객:죄송합니다. (법원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퇴정하는 도중 피고인석을 보며) 천벌 받아라!

판사:여기 계신 방청객들에게 말씀드리겠다. 법정에서 피고인의 권리와 변호할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변호인 질문 계속하라.

최순실 변호인:2014년 8월 이후 신사동 의상실에서 촬영한 CCTV 영상과 최순실의 사무실에서 빼낸 몇 건의 문건을 손에 쥐고, 최순실이 대통령과 관계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것을 이용해 입막음으로 1억원을 요구한 적 있지 않나?

고영태:협박한 적도 없고, 협박할 필요도 없었다.

최순실 변호인:뜻대로 되지 않자 판을 키우기 위해 TV조선 이진동 기자에게 CCTV를 준 거 아닌가? 그런데 이진동은 보도를 안 했고.

고영태:CCTV 영상을 기자에게 준 건 맞지만 최순실에게 1억원을 요구한 적은 없다.

최순실 변호인:자료 제출 비용 받았나?

고영태:안 받았다.

최순실 변호인: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최순실이 일정 부분 도움을 주는 것을 알고 이용하기로 마음먹은 뒤 최순실에게 더블루케이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하면서 설립 자금 1억원을 달라고 한 적은 있지 않나?

고영태:전혀 없다.

최순실 변호인:2015년 6월 최순실을 다시 만난 후 노승일, 류상영, 김 등과 별도의 사무실에 주식회사 예상을 만들고 최순실의 노트북에서 자료를 빼내고, 최순실에게 스포츠 사업을 설명한 자리를 회의라고 하면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나? 그래서 JTBC에 자료를 넘기기 전에 최순실에게 받은 돈이 제법 되는 걸로 안다.

고영태:(어이없는 듯 웃으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거나 가져다 붙여서 신성한 법정에서 장난을 치는 것 같다.

 

 

 

 

 

 

 

 

ⓒ그림 우연식


고영태 증인에 대한 검찰 재신문

검찰:최순실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은 증인과 류상영이 자료를 조작하고 엮어서 발생했다고 한다. 사실인가?  

고영태:저는 청와대에 갈 일도 없고, 대기업을 상대로 돈을 걷으라고 한 적도 없고, 힘도 없다. 이미 안종범 수첩과 정호성의 녹취 파일 등 수많은 증거가 나왔다. 제가 그걸 조작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검찰: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대통령 대리인 측이, 증인이 최순실과 불륜 관계이고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했는데 맞나?

고영태: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신성한 헌법재판소에서 역겹다고 해야 하나. 인격적인 모독을 하고 과연 그게 대통령 대리인단이 할 말인지 참 한심할 따름이다.

판사:피고인, 물어볼 것 있으면 질문하라.

최순실:고영태씨는 신용불량자 맞지 않나. 그래서 내가 이경재 변호사네 사무장과 연결해주고 고영태씨가 직접 가서 해결했었다. 그때 그 여자랑 둘이 신용불량자라서 카드를 못 쓰고 거래도 안 되고 했지 않나.

고영태:저는 잘 모르겠다. 신용불량 되어본 적 없다.

최순실:그리고 고민우라고 명함 파서 다닌 거 맞는데 왜 거짓말하나? 개명하려고 법률사무소에 갔는데 마약 전과가 나와서 못했잖아요.

고영태:사실이 아니다.

최순실:내가 제일 억울한 게, K스포츠재단 가이드러너나 기업에 펜싱팀 만드는 거나, 고영태씨 선배인 감독이 있다고 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나. 그런데 모든 걸 제가 무슨 사익을 취하려 했던 걸로, 독일에서 오니 그렇게 보도가 났더라. 그러면 모든 사람이 공범이지. 또 거기서 어떤 결론이 나와도 사익을 추구하고 돈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

고영태:그런 적 전혀 없다. 최순실씨가 기업들 만나서 팀 창단 요구하라고 한 것도 오히려 본인이 김종 차관에게 팀 창단하는 자료를 받아서 준비한 거 아닌가.

최순실:고영태씨가 K스포츠재단에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야겠다고 나한테도 이야기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김과 농담한 거라고 하나. 박헌영도 노승일도 다 고영태씨와 선후배 관계로 언제든지 부르면 더블루케이로 오지 않았나.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고영태:재단을 장악하려고 했으면 이사장이나 사무총장을 쫓아내는 게 맞지 어떻게 부장, 과장, 말단 직원을 넣어서 할 수 있나.

2월7일 10차 공판

조성민 더블루케이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씨는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인물이다. 2016년 1월 더블루케이 대표를 맡으며 최씨를 알게 되었고, 그해 3월 그만둔 뒤에는 연락하지 않았다.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도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조성민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다니던 교회 장로인 장순호에게 스포츠 관련 회사라며 더블루케이를 소개받고 이력서를 주어 최순실의 면접을 보고 일하게 된 거 맞나?

조성민:맞다.

검찰:장순호가 최순실이 실소유주인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와 더운트에서 임원으로 일한 거 아나? 장순호는 최순실과 오랜 인연으로 여행사를 운영하며 최순실이 해외여행을 갈 때 비행기 표를 구해주곤 했던 사람이다.

조성민: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였던 것만 안다.

검찰:증인의 더블루케이 근로계약서를 제시하겠다. 사용자 갑 부분에 회장 최서원이라고 되어 있고, 계약자 서명란에도 더블루케이 회장 최서원이라고 되어 있다. 실제 운영자로서 최순실이 증인을 고용한 것 맞나?

조성민:맞다.

검찰:근로계약서 말미에 최순실 서명이 빠져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조성민:회장께서는 서명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구두로 보고하면 된다고 했다.

검찰:KT 황창규 회장은 2016년 2월 대통령과 개별 면담에서 봉투를 받았는데 더블루케이 용역 제안서가 들어 있었다고 했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스포츠 통합을 위한 국민스포츠 진흥 방안이었다고 하던데?

조성민:더블루케이에서 만든 것이다. 모든 제안서나 검토서 같은 경우 최순실이 최종적으로 컨펌을 하면 3부를 만들어서 표지에는 제 명함을 끼워 최순실에게 준다. 그걸 가지고 어디론가 간다. 그런 식으로 모든 일이 진행됐다.

검찰:더블루케이 대표로 2개월 근무하고 퇴사했는데 이유는 뭔가?

조성민:최순실이 부하 직원을 대할 때 모멸감을 주고 사람 취급을 안 하는 강압적인 스타일이다. 1월15일에 회사 소개 자료를 만들어서 최순실에게 주었는데 그다음 주에 바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그때는 최순실이 정·재계에 인맥이 넓다는 게 이 정도구나 생각했는데 이후 안종범 수석과 김종 차관까지 만났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가치관과 이 회사가 맞지 않고 권력형 비리를 토대로 영업하려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등기부상 대표이사라서 이용당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1월 말부터 퇴사를 준비하고 두 달 뒤 퇴사했다.


조성민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증인보다 고영태가 더블루케이를 주도적으로 운영한 거 아닌가?

조성민:그렇게 볼 수 없다. 고영태와 저는 의사결정을 한 적이 없다. 할 수 있는 의사결정은 화장실 가는 거, 밥 먹는 거뿐이었다. 누가 더 의사결정을 많이 했느냐는 의미가 없다.

판사:증인 오랜 시간 고생했다.

조성민: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만두면서 명함, 결재 서류, 최순실이 청와대에서 가져온 업무수첩 등을 놓고 왔다. 가져왔다면 명확한 증거가 될 텐데 후회가 된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다고 모두 인간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다우려면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합당한 벌을 받을 줄 알아야 한다.


김형수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 1회 검찰조사에서는 전경련 제의로 미르재단 이사장이 되었고, 차은택이 전경련에 추천했다고 허위 진술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김형수:청와대 쪽에서 전경련이 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입장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거듭 했다. 차은택도 그렇게 말했다.

검찰:청와대 쪽이라고 하면 지금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안종범을 말하는 건가?

김형수:그렇다.

검찰:증인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로 있으면서 차은택이 연세대 박사과정에 등록하면서 알게 된 거 맞나?

김형수:맞다.

검찰:차은택으로부터 문화재단 이사장 선임 연락을 받은 이후, 안종범이 전화를 걸어와 문화재단 이사장 된 걸 축하한다고 해 그때부터 안종범을 알게 된 것이 맞나?

김형수:그렇다. 내가 학교 일을 하니 상근은 어렵고 비상근직으로 수락했다. 재능기부가 필요한 걸로 생각했다.

검찰:2016년 10월20일에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이후 안종범과 안종범의 보좌관 김건훈으로부터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에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라는 요구를 받았나?

김형수:그렇다.

검찰:김형수의 통화 내역을 보여주겠다. 10월21일 김건훈이 전화를 하고, 10월22일 안종범과 6분간 통화를 했다. 미르재단 이사진 중 몇 명을 증인이 채용한 거로 해달라고 한 거 맞나?

김형수:맞다.

검찰:또 안종범과 김건훈이 압박을 하고 통화 내역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받아서 휴대폰을 공장초기화 했는데 1회 검찰 조사 당시 이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휴대폰 없이 출석한 것 아닌가?

김형수:그렇다.

검찰:2016년 3월 안종범과 차은택에게 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해임하라는 요구를 받았나?

김형수:그렇다.

검찰:먼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성한을 조사했는데 문제가 있으니 해임해달라고 차은택에게 전화가 왔고, 이후 안종범에게 동일한 취지로 연락이 온 것 맞나?

김형수:맞다.

검찰:안종범이 이성한을 내보내라고 하면서 대통령의 뜻이라는 말도 했나?

김형수:한 번 들었다. 지난해 4월 말쯤에 전화가 와서 “이성한을 내보내는 게 VIP 뜻이다” “순방 다녀오시기 전까지 해결해놓으라”고 말했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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