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장(38)이 어색하게 유니폼을 꺼내 입었다. 스물일곱 살, 처음 입었던 유니폼이다. 오랜만에 입다 보니 목에 리본 매는 법을 혼동했다.

20대에 꿈을 안고 취직했던 김씨는 2006년부터 긴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10년 하고도 11개월 9일이 지난 2017년 2월10일, 싸움은 4000일을 채웠다. 김씨는 1심과 2심 재판에서 불법 파견을 인정받았다. 2015년 대법원 최종 패소. 대법원의 반노동자 판례로 꼽히는 최악의 판결이었다. 김씨를 비롯한 여승무원들에게 회사가 미리 지급한 임금과 이자를 포함한 1억여 원의 빚이 남았다. 김씨는 2017년 새 정부가 출범하면 낡은 유니폼 대신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기를 희망한다. 그땐 리본도 제대로 맬 수 있을 것이다.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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