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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근혜, 이란 K타워 직접 지시했다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비리와 마찬가지로 ‘이란 K타워 프로젝트’ 역시 최순실씨가 실질적 회장인 미르재단이 주도하려 했다는 것이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나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업을 꼼꼼히 챙겼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2017년 02월 14일 화요일 제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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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 사익 추구 혐의가 드러난 ‘미얀마 K타운’과 목적·구조·내용이 유사한 프로젝트가 있다. ‘이란 K타워’ 프로젝트다. 두 프로젝트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의 일환으로 계획됐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시절부터 두 사업을 총괄했다. 이란(K타워)·미얀마(K타운)에 각각 한류와 비즈니스가 융합된 거점을 지어 한국 기업과 문화시설을 입점시킨다는 계획도 비슷하다. 두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또 있다. 최순실씨가 개입된 단위가 핵심 구실을 맡는데, 그 과정에 청와대가 깊숙이 관여한다는 점이다.

이란 K타워의 경우 최순실씨가 실질적 회장이었던 미르재단이 한류 교류 증진의 주체로 적시됐다. 이란 교원연기금과 LH·포스코E&C가 맺은 양해각서(MOU)에서다. 차은택 감독 측근인 이한선 당시 미르재단 이사는 이 MOU 체결 전인 2016년 4월21일 열린 ‘제2차 연풍문(청와대 외부인 접견 장소) 회의’에도 참석했다. 이한선 전 이사는 최근 재판에서 “(이란 K)타워는 그 정만기 비서관 아니 행정관한테 전화가 와서 회의를 갔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회의에 미르재단 이사가 참석한 경위를 묻자 당시 정만기 차관은 “행정관이 검색해서 추천하기에 알았다고 해서 오게 됐다. 미르에서 어떤 젊은 친구가 왔는데 (중략) 나중에 이한선 이사가 왔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2일 박근혜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한·이란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란 K타워는 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프로젝트인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보면, 2016년 3월1일 박 대통령은 ‘이란 한류 전문가’를 언급한다(3-1-16 VIP-①). 2016년 3월20일에는 두 번에 걸쳐 ‘이란 K타워’ 관련 지시를 내린다. ‘13. 이란: K-tower(3-20-16 VIP-①)’ ‘1. 이란 K-Tower. 문화원 대신 교육+문화(3-20-16 VIP-②)’. 3월27일에는 ‘이란 달러 유럽 본부장’을 언급한다(3-27-16 VIP-②). 5월2일 한·이란 정상회담 의제 중 하나로 ‘K-Tower’가 거론된다(5-2-16 한·이란 정상회담).

이란 방문 이후에도 박 대통령은 ‘이란 순방 경제 후속조치 및 점검회의(5-6-16 VIP-①)’ ‘이란 순방 후속조치 철저(5-8-16 VIP-③)’ 등 꼼꼼하게 상황을 점검한다. 국정감사에서 이란 순방이 논란이 되자 박 대통령은 적극 대처를 지시한다. ‘역대 정부 조그만 것 안 챙겼다. 이란 성과 홍보 부족’ ‘매 순방마다 대박 (중략) 국감으로 순방 성과 부풀려졌다. 가계약 MOU 공격⇒바로잡아야(10-9-16 VIP-①).’ 박 대통령은 10월20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의미가 큰 사업”이라고 이란 K타워를 치켜세웠다.

미르와 이란의 연결고리도 안 전 수석 수첩에서 발견된다. ‘7-24-16 미르’ 메모를 보면, 안 전 수석은 ‘3. 이한선-이란 투자. 페랑디, 한식 교육과정’이라고 쓴다. 해당 메모에는 ‘1. 이성한 1)뇌물공여죄 2)TV조선-차은택 감독 개입’ 등이 적혀 있다. TV조선이 미르재단(7월26일), 차은택 감독 개입(7월27일) 의혹을 보도하기 전 이를 인지하고 관련 논의를 하는 자리에서, 안종범 당시 정책조정수석이 이란 K타워 프로젝트 회의에 참석한 이한선 이사와 이란 투자 건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판에서 이한선 전 이사는 “(청와대 연락을 받고) 회의를 갔더니 미르에서 투자를 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를 들었고 투자를 못한다고 해서 그 이후로 진행된 게 없다”라고 말했다. 당시 LH 쪽 담당자였던 선병수 LH 해외사업처장은 <시사IN>과 통화에서 “MOU 체결 이후 두 차례 회의에 참석했는데 이한선 이사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K타워 프로젝트 무산

미얀마 K타운은 실제 추진되지 못하고 무산됐지만 이란 K타워는 달랐다. 박 대통령 이란 순방 당시인 2016년 5월2일 이란 교원연기금과 LH·포스코E&C가 MOU를 맺었고 이후에도 계속 추진됐다. 애초 민간 투자로 구상됐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자 760억원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으로 추진하려 했던 미얀마 K타운과 달리, 이란 K타워는 LH와 포스코E&C 등이 건설비용 출자를 하는 구상이었다. 포스코그룹은 최순실씨가 주요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시사IN> 제487호 ‘인사 개입은 꼼꼼했다’ 기사 참조). 지난해 말 기준 135조원 부채를 가진 공기업인 LH는 MOU 체결이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인 4월14일 국토교통부 연락을 받고 처음 청와대 회의에 참석했으며 이후 참여를 결정했다. <시사IN>이 입수한 LH 내부 문서에서도 “수지 확보가 취약한 사업” “VIP 관심사로서 한-이란 공동선언문에 포함되어 있어 적극적인 추진이 불가피”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시사IN 자료
안종범 전 수석 업무수첩의 2016년 3월20일자 메모(맨 위)와 7월24일자 메모(위)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란 K타워 프로젝트의 계획과 운영에 깊이 개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H가 MOU 체결 당시 설립 6개월 남짓한 미르재단을 문화 쪽 파트너로 MOU에 명시한 경위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집중 추궁됐다. 선병수 LH 해외사업처장은 당시 2016년 4월21일 제2차 연풍문 회의에서 이한선 미르재단 이사와 인사하면서 미르재단을 처음 알게 됐고, 조사해보니 전경련이 출자한 재단이라고 해서 파트너로 넣었다는 주장을 폈다. 선 처장은 <시사IN>과 통화에서도 “청와대의 미르 소개나 권유, 지시는 전혀 없었다. MOU 체결에 유리하고 향후 조언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자체 판단으로 미르재단을 넣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회의에 참석한 10여 명 모두와 인사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H는 ‘정상외교 경제활용 포털’에 미르재단을 ‘추진 주체 중 하나’(one of the organizations)가 아닌 ‘주요 주체’로 잘못 번역한 MOU 해설서를 올렸다가 문제가 되자 삭제하기도 했다. 정상외교 경제활용 포털은 산자부가 운영하는 사이트이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는 ‘금주 VIP께서 직접 시스템 점검 예정이니 MOU 해설서를 빨리 올리라’는 공문을 LH를 비롯해 관련 기관에 보냈다.

이란 K타워에는 전자제품 판매장·화장품 판매장·한식당 등 수익형 시설과 한국문화원·한국어학당·태권도장 등 공익형 시설이 입점할 예정이었다. 김우철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 전문위원은 “건물은 LH 돈으로 짓고, 입점할 업체를 선정할 권한이라는 특혜를 청와대가 미르재단에 주려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란 K타워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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