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주진우·차형석·천관율·김은지·김동인·전혜원·김연희·신한슬 기자)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되어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섰던 대학교수 이름도 등장한다. 순천향대병원 이임순 교수, 서울대병원장 서창석 교수, 이화여대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김경숙 교수 등이다.
최순실씨 집안과 10년 넘게 교류한 이임순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준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 전 수석은 2015년 7월27일 업무수첩에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적었다. ‘7-27-15 VIP’라는 메모에 ‘8. 13세 초경 소녀, 40-66 생애 voucher(바우처). 여가부 1인당 1만원 30억 30만명. 순천향 산부인과 이임순 010-9×××-××××’라고 적혀 있다. 박 대통령이 여성가족부 소관의 복지사업 내용, 예산 규모를 이야기하며 이임순 교수를 안 수석에게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정책 관련 지시를 내리면서 특정 교수의 이름과 연락처를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임순 교수는 청문회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10여 년 전 진료하며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이 교수는 2015년 5월 정유라씨가 제주도에서 출산했을 때 직접 내려가 출산을 도왔다고 인정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관련된 지시를 받아 메모해놓기도 했다. ‘3-6-16 VIP’로 기록된 메모에는 ‘2. 서창석’이라고 적혀 있다. 2016년 3월6일은 서창석 교수가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에서 돌연 사임한 직후였다. 안 전 수석이 이 메모를 쓴 지 3주가 채 지나지 않은 3월25일 서창석 교수는 서울대병원장 공모에 입후보했고, 분당서울대병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그해 5월 서울대병원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에도 이례적이라는 말이 돌았다. 서 교수는 최순실씨 단골 성형의원 의사인 김영재 원장과 그의 가족회사 와이제이콥스메디칼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유라에 신경을 써서 관리하라”
안 전 수석 업무수첩에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비리에 연루된 김경숙 교수 이름도 등장한다. 안 전 수석은 2015년 12월19일자 메모에 ‘12-19-15 KSP’라고 썼다. 여기서 ‘KSP’는 K스포츠재단의 약자다. ‘〈정동구〉, 대학생 해외봉사단, 이대 체대 김경숙 교수’라고 적었다. 안 전 수석은 발언자를 표시할 때 ‘〈 〉’ 기호를 썼다. 이 메모는 재단 설립 전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한국체육대학교 명예교수)이 대학생 해외봉사단과 김경숙 교수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숙 교수는 국회 청문회에서 “정 교수를 잘 아는 사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최순실씨가 2016년 4~5월께 K스포츠재단 본부장급 인사를 김경숙 교수로부터 추천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증언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2016년 11월18일 발표한 정유라씨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경숙 교수는 정유라씨 입시 비리 의혹에 관여했다. 또한 정유라씨 담당 교수들도 김경숙 교수한테 “정유라의 학사 부분에 신경을 써서 관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2016년 12월15일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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