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한 뒤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일대는 성역화가 이뤄졌다. 음성군은 세금 수십억원을 쏟아부어 반 총장의 생가를 복원하고 공원을 만들었다. 반기문 동상도 줄줄이 세웠다.

지난해 8월 〈워싱턴 포스트〉 도쿄 지국장인 애나 파이필드가 ‘반기문 생가’를 둘러본 뒤 르포 기사를 썼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김일성을 찬양하는 북한 박물관이나 기념물을 보고 온 사람이라면 북한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 후 음성군은 동상을 철거해 어디엔가 숨겨두었다. 2만8300㎡에 33억원이나 들여 조성한 유엔 반기문 기념광장에 남아 있는 동상은 차마 철거하지 못했다. 누군가 반기문 동상의 안경을 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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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조남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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