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공
‘국민 MC’ 유재석씨(사진)의 연예대상 수상을 두고 분개한 사람들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팬카페인 ‘대한민국 박사모’가 발원지다. 지난 12월29일 수상 직후 유재석씨는 “나라를 구하는 건 국민이라는 걸, 나라의 주인 역시 국민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중략) 소수의 몇몇 사람만이 꽃길을 걷는 게 아니라 내년에는 대한민국이, 모든 국민이 꽃길을 걷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사모 게시판에는 비난이 들끓었다. “재판이 진행 중인 탄핵 정국에 마치 대상자는 나쁜 사람으로 확정짓는 것이 전혀 국민 MC다운 그런 워딩은 아니죠!”라는 글이 올라왔다. “원래 좌파였다” “부모님이 전라도 출신이다” 등 인신공격도 나왔다. 포털사이트에 박사모 반응이 언급되는 등 역풍이 불자 이들 게시물은 삭제됐다.

연말 ‘셀프 수상’ 논란도 있었다. 지난 12월24일 ‘2016 대한민국 우수 국회의원 대상’을 받은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주인공이다. 이 상을 주관한 곳 가운데 한 군데가 다름 아닌 ‘이은재 의원실’이었다. 주최 측인 한국언론사협회 대회조직위원회는 사흘 뒤 홈페이지에 “국회의원회관 대여에 힘을 써준 이은재 의원실을 주관사에 표기한 것뿐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셀프 수상이 아니라면 더 아리송한 결과다. 한국언론사협회가 밝힌 심사 기준 5개 가운데 하나가 ‘법률안의 발의 현황’인데, 20대 국회 들어 이은재 의원이 이름을 올린 법안은 총 54건, 이날 함께 수상한 의원 17인 중 가장 적었다. 그럼에도 대상을 탄 것은 상임위(“사퇴하세요” 포효)와 국정감사(MS오피스 구입 논란)에서 보여준 압도적 퍼포먼스 덕일까?

2016년 마지막 사흘을 달군 것은 특검발 ‘아줌마’ 뉴스들이었다. 2013년 4~5월께 이영선 행정관은 정호성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4~5차례 보냈다. 민간요법 종사자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법하다. 고산병을 비아그라로 치유한다는 최첨단 의료의 산실인 청와대에서도 애용하고 있었다. 박영수 특검팀은 ‘백 선생’으로 알려진 주사 아줌마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기 치료 아줌마의 죄질도 무겁다. ‘대통령을 주화입마에 빠트린 죄’가 우리 형법에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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