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12일 이후 경상북도 성주는 전과 같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오늘 참외 몇 박스 땄어예?”라고 인사하던 주민들은 한여름 내내 참외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단어를 더 자주 입에 올렸다. 성주 참외가 ‘전자파 참외’가 되는 걸 막겠다며, 농부들은 수확을 앞둔 참외 비닐하우스를 갈아엎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의 저항은 정부의 예상도, TK에 대한 편견도 뛰어넘었다. 평생 ‘1번’만 찍던 할매들이 난생처음 데모에 나섰다. “정부 하는 일에 이유가 있겠지”라던 주민들은 그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사드 예정지가 김천시 인근으로 변경되었지만, 주민들은 160여 일째 ‘한반도 사드 반대’ 촛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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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공장의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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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에서 시작된 느린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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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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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조국 하나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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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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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무덤에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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