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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에서도 반전 일어날까?

내년 4월에 치를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러 성향의 후보가 경합하고 있다. 테러 위협, 유럽연합의 위기 등 다음 정권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트럼프 당선’과 같은 대이변이 일어날지 관심을 모은다.

파리·이유경 통신원 webmaster@sisain.co.kr 2016년 12월 30일 금요일 제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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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올해의 토픽은 프랑스에서도 유효했다. 2017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우파 제1야당 공화당 경선에서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니콜라 사르코지, 알랭 쥐페를 제치고 1차 44%, 2차 66.5%의 득표율로 최종 후보가 되었다. 프랑스 언론을 비롯해 많은 이들은 알랭 쥐페의 승리를 예측했다. 프랑수아 피용 후보의 승리는 그 자체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 당선’과 함께 또 한 번의 반전을 선사했다.

피용의 승리에는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사르코지 지지자들과 쥐페의 중도 우파적인 정치 노선에 회의감을 가진 유권자들의 영향이 한몫했다. 무엇보다 피용의 보수주의적 행보가 승리를 이끌었다. 유럽연합보다는 프랑스 자체를 우선하고 친러시아적이면서 자유주의 경제체제를 추구하는 피용은 부유층과 가톨릭 신자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65세 이상인 지지자들이 전체 평균에 비해 14%포인트 높았다는 점이 피용의 보수적 경향을 잘 드러내준다. 게다가 프랑스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만인을 위한 법(동성결혼·입양허용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프랑스의 주 종교인 가톨릭 신자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피용은 또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부유세를 감축하며, 올랑드 정부가 60세로 정한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공직 50만명을 축소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39시간으로 늘리는 등의 보수색이 짙은 공약을 내놓았다.

ⓒAFP PHOTO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우파 제1야당인 공화당 경선에서 프랑수아 피용 후보(위)가 선출됐다.
특히 피용의 정책 중 하나인 ‘건강보험 민영화’는 최종 당선 후 큰 논란을 일으켰다. 건강보험을 민영화하면 돈이 없는 사람들은 아파도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쓴소리가 많았다. 이 같은 비판에 그는 12월13일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의료보험은 지금처럼 진행될 것이다”라며 말을 바꾸기도 했다.

의외의 상황은 좌파 경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2월1일 집권당인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불출마 자체가 프랑스 사회에 또 한번 충격을 주었다. 올랑드는 5공화국이 들어선 1958년 이후 60년 만에 재선에 도전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재선을 포기한 올랑드를 두고 그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지지 여론과 무책임한 선택이라는 비판 여론이 엇갈렸다. 극우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는 “올랑드 대통령의 재선 포기는 이미 예측된 것이었다. 마뉘엘 발스 총리 역시 올랑드의 계승자에 불과할 뿐이다”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올랑드의 대선 불출마는 그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테러 위협에 따른 사회 불안정, 실업률 증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AFP PHOTO
프랑스 집권당인 사회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마뉘엘 발스 후보.
좌파 후보 간에도 정책 차이 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나 같은 사회당 소속 마뉘엘 발스는 총리직 사퇴와 더불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좌파 통합’을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무엇보다 분열된 좌파를 ‘화해’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통합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듯, 연설이 치러진 강단 위에 다양한 인종, 직업, 정치 경향을 가진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발스 후보는 사회당 후보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선다. 하지만 공화당처럼 사회당 경선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좌파에 대한 지지가 급락한 현실을 제쳐두고라도, 총리 시절 발스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의 경쟁자인 아르노 몽테부르그 후보가 ‘권위주의적 정치’라고 비판한 것처럼 그는 제49조 3항에 의한 노동법 무표결 통과(발스는 총리 때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의회 표결을 거치지 않고 법안을 공표할 수 있도록 허용한’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했다), 부르키니(전신을 가린 이슬람 여성 수영복) 금지 논란 등 총리 재임 중 ‘우향우’ 행보를 보였다. 발스와 대립적 구도를 취하고 있는 몽테부르그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발스 후보에게 뒤지고 있지만 논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다. 몽테부르크는 유럽연합에 반대하고,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며 사회·경제적 국가 개입에 찬성하는 등 전반적으로 발스와 다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전 경제장관 에마뉘엘 마크롱도 좌파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랑드 대통령의 정치체제를 전면 비판하면서 경제장관 자리를 내려놓은 마크롱의 행보는 무엇보다 젊은 세대 유권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그는 “좌파이지만, 사회당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기존 정치체제 개혁을 약속했다. 사회당의 제안을 거절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마크롱에 대해 “언론이 만들어낸 경력 없는 후보자”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사회보호세(CSG) 확장, 세금 공제 전후 급여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그의 정책이 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 대해 더 이상 좌파와 우파로 나눌 게 아니라 정책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큰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같은 당 안에서도 정책에 대한 이견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극우파인 르펜 후보와 우파 대표인 피용은 낙태와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는 보수적인 측면에서 의견을 함께한다. 좌파에서도 급진적 성향을 띠는 반자본주의 신당(NPA)의 필립 푸투 후보, 노동자투쟁당(LO)의 나탈리 아르토 후보와 비교적 보수 성향을 띠는 발스 후보 간에는 명확한 차이가 보이기도 한다. 또한 같은 당 내에서도 정책에 차이가 난다. 사회당 발스 후보에 비해 몽테부르그 후보가 국가의 개입을 지지하고, 반유럽·친러시아 성향을 띤다는 점이 그러하다.

테러 위협에 대한 국가안보 정책, 치솟는 실업률과 유럽연합의 위기, 다양한 인종에 바탕을 둔 국가 정체성 확립에 이르기까지, 프랑스에서는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후보자가 다양한 정책으로 차기 대통령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2차 투표까지 가면 5월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이 가운데 한 명을 대통령으로 뽑는다. 그때까지 우파 경선에서처럼 ‘반전’이 끊임없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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