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퍼스트레이드 역할을 할 때부터 정치인이 된 이후까지 대중 앞에 설 때 항상 머리를 틀어 올렸다. 육영수 여사를 연상케 하는 헤어 스타일이라고도 많이 알려졌다. 〈한겨레신문〉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16일에 그 올림머리를 완성하느라 90여분을 소요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논란이 일자, 계약직 신분인 미용사가 청와대에 출입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약 20분이다”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2014년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세월호 구조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왜 이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를 고수했을까? 박정희 서거 이후 칩거의 시절을 보내다가 1988년부터 텔레비전과 주·월간지 인터뷰에 얼굴을 드러낸 박근혜의 헤어 스타일에 대해 당시 한 기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녀는 얼마 전에 헤어 스타일을 한번 바꾸었다. 우리 눈에는 낯익은 틀어 올린 머리를 내려서 단발 모양으로 하고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옛날 새마음 봉사단의 간부들이 예전 머리 모양에 대한 아쉬움을 금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 버리고 나서 박 이사장은 “여러분 때문에 머리도 맘대로 못 빗어요”하면서 웃었다고 한다.”(〈레이디경향〉1988년 9월8일호)

박근혜 대통령은 한때 단발머리로 헤어스타일을 바꿨다가 ‘새마음 봉사단 식구들’의 성화로 다시 올림머리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위는 박 대통령의 일기집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에 실린 사진.

그해 〈주간조선〉 11월13일자 박근혜 인터뷰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문답이 나와 있다.

▲기자: 머리모양이 옛날 그대로 변함이 없는데 바꿀 생각은 없습니까

▲박근혜: 웬걸요, 1년 전엔가 한 번 바꿔봤어요. 그랬더니 난리에요. 새마음 봉사단 식구들은 말할 것 없고 뵙는 분마다 옛날 머리가 훨씬 좋다고 하셔요. 그래서 다시 옛 모양으로 돌아가고 말았어요.

▲기자: 타의에 의한 생활의 좋은 전범 같군요.

▲박근혜: 그래도 남이 좋다는 것이 좋은 것이잖아요.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올림머리를 권했다는 새마음 봉사단은 1975년 최태민씨가 만든(출범 당시 명칭은 ‘대한구국선교단’) 단체로, 한때 최순실씨가 그 단체 대학생 총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하면서 헤어스타일을 간혹 바꿨고, 그때마다 언론에 화제성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지금처럼 올림머리로 헤어스타일을 굳힌 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나설 때부터다. 당시 그의 올림머리 헤어스타일 복귀를 두고 언론은 ‘올림머리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 지지층이 실질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로 다시 변화를 주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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