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재단과 한국관광공사가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을 발간(사진)하기 위해 광고비로 4억원을 집행했다는 〈시사IN〉 제480호 기사(“미쉐린 가이드에 나랏돈 4억원 썼다”)가 보도된 뒤 적잖은 메일을 받았다. 상당수 메일은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이 정말 공정한 평가를 받았는지 의문을 품는 내용이었다. 한국에 요란하게 상륙한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에 의구심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에는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별점을 부여받은 한 유명 셰프가 미르재단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증’은 미르재단에서 나왔다. 〈시사IN〉은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실로부터 2016년 1~10월 ‘미르재단 입출금 내역’을 입수해 살펴보다가 눈에 띄는 이름을 확인했다. 서울 강남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유명 셰프였다. 미르재단과 연관이 있다고 제보를 받았던 바로 그 인물이었다.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이 셰프는 올해 2~6월 미르재단으로부터 컨설팅과 출장비 명목으로 8000여만 원을 받았다.
〈시사IN〉과 통화에서 이 셰프는 “미르재단에서 해외에 레스토랑을 여는 사업을 한다기에 순수하게 요리와 레스토랑 운영에 대한 조언을 해줬을 뿐이다. 미르재단이 이런 곳인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관계를 맺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셰프가 미르재단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여했다는 정황은 없다. 올 6월 이후 돈거래가 없었다는 점으로 봐서 단순 컨설팅에 불과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미르재단과 거래가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점을 받은 곳 중 이 셰프의 레스토랑만 구설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한 고급 호텔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 평가단이 활동하던 시점부터 이미 별점 등재가 확실하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별점 두 개를 받은 여의도 ‘곳간’의 경우 문을 연 지 1년도 안 된 데다가 식당 위치가 전경련회관이어서 구설에 올랐다. 미르재단에 돈을 몰아준 전경련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별점 세 개를 받아 일약 국내 최고의 한식당으로 자리매김한 ‘가온’의 조태권 회장은 최근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나라가 한식 세계화를 안 하니까 내가 했다.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산업의 근간이다. 다행히 미쉐린 덕분에 엄청난 돌파구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과거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두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망신살이 뻗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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