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 때문에 권력형 비리가 난무하고, 민생의 정치가 아니라 투쟁의 정치가 되고 있다. 권력형 비리는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는 탓이다. 이를 제도로, 시스템으로 막지 않으면 안 된다.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당연히 성역 없이 검찰이 수사하고 잘못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검찰이 이런 일이 있으면 철저히 규명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엄청나게 중요하다. 야당에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 전에 정부·여당이 먼저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권이 점을 한번 잘못 찍으면 부정부패 정권으로 낙인찍힌다.

어느 누가 이 사건에 연루됐든 간에 부패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다. 금품 의혹 등이 과거부터 어떻게 만연해오고 있는지 낱낱이 밝혀서 새로운 정치 개혁과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특검도 수용할 것임을 이미 밝힌 바 있고 지금 검찰이 엄정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사가 공정하게 잘 진행되도록 관련된 인사들의 협조가 이루어져 진실이 밝혀지고 국민적 의혹이 풀려야 한다. 사법처리 당사자들도 검찰에 나가서 당당히 밝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권이 처음부터 측근 비리를 감싸기 식으로 해서 국민이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이런 비리는 터질 때마다 혈세가 줄줄 샌다.


국민과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쇄신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신뢰를 잃기는 쉬워도 잃은 신뢰를 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고 있다.

저는 어떤 경우든지 이름 팔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거짓말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속이는 것이고,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천명할 수 있다. 믿었던 사람이 뭔가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연루가 되었다,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멘붕이 되고 이걸 빌미로 저를 공격하면 이것도 멘붕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 카인즈’에 ‘박근혜’ ‘측근’ ‘비리’를 조합해 검색했더니 1990년 11월10일자 기사부터 2016년 11월18일까지 모두 5936건이 검색되었다. 이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직접 한 말만 뽑았다. 그 말을 한 문장씩 인용·편집한 것이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말 속에 철학이 담긴다. 글 속에 비전이 들어 있다. 현재 총체적 난국을 벗어나는 길은 박 대통령의 말 속에 이미 나와 있다. 이제 그 말을 지키시라. 지난 26년 동안 쏟아놓은 말도 ‘최 선생님’이 컨펌한, 그래서 ‘내 말이 아니다’라고 박 대통령이 부정한다면 정말 ‘멘붕’이다.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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