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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아워케이티 로이프 지음, 강주헌 옮김, 갤리온 펴냄 죽음에 대한 생각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죽음을 극복하는 예외적인 존재가 되겠다던 수전 손택,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자 진통제를 거부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죽음에 대항하고자 창작과 섹스에 몰두한 존 업다이크, 죽는 날까지도 술을 마신 딜런 토머스…. 저자는 위대한 작가들이 펴낸 작품과 작업 일지, 주변 인터뷰를 바탕으로 삶과 죽음, 그 경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지 그렸다.잔병치레가 많았던 저자는 열두 살에 한쪽 폐의 절반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고서, 가까스로 얻은 삶을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역설적으로 ‘죽음’에 집중했다. 책은 멋있게 죽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죽음을 직시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저자 역시, 위대한 작가의 마지막 순간을 추적하며 어떤 이유에선지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한다. “죽는다는 사실이야말로 삶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가장 현명한 답을 찾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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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서의 철학사훌리안 마리아스 지음, 강유원·박수민 옮김, 유유 펴냄철학자나 개념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철학적 지식을 유기적으로 엮어주는 책은 드물다. 책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서구 철학사를 충실하게 제시한다. 철학자와 철학자를 잇는 철학적 명제는 무엇인지, 철학의 주요 개념들이 언제 처음 생겨나고 어떻게 변천해왔는지, 철학의 이념과 시대 상황은 어떻게 연관되는지 보여준다. 즉, 철학사의 맥락에서 개별 철학자를 이해하고 철학사의 주요 문제를 연속적으로 파악하게 도와준다. 책의 제목이 〈철학으로서의 철학사〉로 번역된 이유이기도 하다.문제의식을 연계하며 철학사를 탐구하다 보면, 철학사는 그 자체로 철학적 인식이 되고 철학이 된다. 책은 서양 철학의 전 역사를 단계별로 추적하면서 마지막에는 철학의 의미가 가지는 근원적 통일을 보여준다. 철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사유의 토대로서, 종합적 학문으로서 철학의 역사를 개념과 맥락을 잡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802쪽에 달하는 책은 두고두고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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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여름프랑수아 르파주·엠마뉘엘 르파주 지음, 박홍진 옮김, 길찾기 펴냄남극해를 통해 남극 대륙으로 가는 1200㎞ 여정을 기록한 르포르타주 만화. 그 길에는 얼음만이 인간을 마주한다. 남극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의 삶과 죽음, 압도적인 자연의 숭고함이 담겼다. 엠마뉘엘 르파주의 그림과 프랑수아 르파주의 사진이 여정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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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Brain강봉균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원초적인 것부터 정신적인 것까지 모든 길에는 뇌가 자리하고 있다. 뇌의 작용에 따라 생각하고 반응하며 ‘내가’ 비로소 ‘내가’ 된다. 여전히 인류에게 미스터리한 뇌, 풀리지 않는 질문을 묶었다. 공포와 사랑은 어떻게 생겨나는지, 인공지능은 인간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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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가타다 다마미 지음, 전경아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우울은 현대인에게 더 이상 특별한 감정이 아니다. 저자는 우울해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구조를 지적하고, 인류를 괴롭히는 우울감이 무엇인지 분석한다. 우울의 배경으로 지적된 모든 것이, OECD 가입국 가운데 노동시간은 최상위,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를 달리는 한국 사회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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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실김별아 지음, 해냄 펴냄여성 혼자 힘으로 삶을 꾸리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시대, 김명순이 있었다. 최초의 여성 근대소설가이자 시인·번역가로 활동한 그녀의 삶이 탄생 120년 만에 소설로 출간됐다. 책은 최초의 여성 근대소설가를 복원하면서 상처 입고도 끝내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한 여성의 노력과 좌절을 담았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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