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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사표 대신 총을 들었다마크 에임스 지음, 박광호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전대미문의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언론을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은 가해자를 정신병자나 사이코패스로 만드느라 바쁘다. 범죄심리학자들은 이들을 프로파일링해 살인자들의 특징을 분간해내려고 애쓴다. 하지만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가해자에게 주목하기보다는 직장과 학교에 주목한다. 안전하다고 여기던 공간이 대량학살 사건의 무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동료와 친구들을 취재한 결과 가해자 대부분은 평범하다고 여겼던 사람들이었고, ‘내가 그라면 나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살아남은 가해자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집에서 자살했다면 그건 그냥 가정 문제가 됐겠죠. 그래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 일터로 갔어요.”직장과 학교는 끔찍한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저자는 그 배경으로 반노동·친주주 기업 문화를 제시한다. 급식 예산 삭감, 부자 감세, 공교육 붕괴, 학교 폭력, 해고의 일상화와 커져가는 임금 격차, 노조 파괴, 외주화…. 사건의 배경으로 지적된 이 모든 것이 한국 사회의 모습을 묘사한 듯한 기시감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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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스펙터클프랑크 비포 베라르디 지음, 송섬별 옮김, 반비 펴냄예전 개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공격과 섬뜩한 사건들이 점점 더 자주 목격된다. 가로수 지지대를 뽑아 행인들에게 휘둘러 상해를 입히거나, 번화가와 등산로에서 아무 관계가 없는 여성을 살해하거나, 길거리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우거나…. 이른바 묻지 마 범죄가 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테러 공격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IS는 그러한 테러를 저지르는 대표적인 집단이다. 미디어 활동가인 저자는 수많은 다중살인 사건에 주목하며 이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모습을 정확히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책은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관 총기 난사범을 비롯해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범 조승희 등 과시적 다중살인을 저지른 당사자들을 다시 소환해 세계의 어떤 측면이 이런 괴물을 키워냈는지 파고든다. 단순히 신자유주의가 낳은 병폐와 부작용을 지적하는 데서 머물지 않고, ‘괴물들’의 정신적 고통에서 출발한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와 상호 협조에 에너지를 투자할 힘이 아직 남아 있을까? 저자는 시인 휠데를린의 말을 인용하며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 역시 자란다’고 말한다. 물론 구원은 이 황무지의 지도를 제대로 그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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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식물학자에이미 스튜어트 지음, 구계원 옮김, 문학동네 펴냄사케는 쌀, 스카치는 보리, 테킬라는 아가베, 럼은 사탕수수, 버번은 옥수수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160여 종에 달하는 각종 작물과 균을 동원해 필사적인 노력으로 용케 술을 빚어온 인류의 역사를 탐구한다. 50가지가 넘는 칵테일 레시피와 장식·곁들임용 식물을 직접 재배하는 법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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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다시, 유럽정민아·오재철 지음, 미호 펴냄집과 예단과 혼수 대신 414일간 세계 여행을 떠난 부부가 함께 쓴 여행기. 경비를 아끼기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호텔 대신 차에서 잠을 자며 유명 관광지 너머 유럽 구석구석을 누볐다. 같은 곳을 함께 여행해도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오재철씨의 사진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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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의 조건마이케 반 덴 붐 지음, 장혜경 옮김, 푸른숲 펴냄저자는 ‘헬독일’을 떠나는 대신 OECD 발표 기준 행복한 나라 13개국의 비결을 찾아 취재에 나섰다. 이들의 비결을 참고해 국가에 요구할 부분, 개인이 변화할 부분,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부분 등을 구분해 ‘흠 많지만 떠나고 싶지 않은 내 나라’의 행복 요소를 하나둘 늘리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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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헤이트 스피치간바라 하지메 지음, 홍상현 옮김, 나름북스 펴냄저자는 일본의 넷우익과 극우단체 재특회가 가장 싫어하는 인권 변호사다. 인종·민족·성별·성적 지향 등을 기준으로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증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언동(헤이트 스피치)을 반대하는 운동단체와 함께해온 저자는 법률·정치·문화의 문제로 범주를 넓혀가며 해결책을 모색한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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