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 마음은 홀아비가 안다고 했던가. 2년 전 ‘음란행위’로 입길에 올랐던 김수창(전 제주지검장) 변호사가 성매매 알선업자 변호에 나섰다. 김 변호사는 2년 전 제주지검장 시절, 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지검장에게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서울에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지난 8월11일 제주지방법원에 변호인 자격으로 참석한 그는 “저도 2년 전 이맘때 피고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피고인에게) 기회를 준다면 세상에 도움되는 일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매매 알선업자를 변호하고 있는 김 변호사 본인의 예시가, 피고인에게 득이 될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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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과 쑨양(중국) 사이에도 동병상련이 꽃피었을 법하다. 두 선수는 2014년 도핑검사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각각 1년6개월,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8월7일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맥 호튼(오스트레일리아)은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는 게 불편하다. 나는 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카미유 라코르(프랑스)는 “쑨양의 소변은 보라색이다. 그가 금메달을 딴 시상식은 역겨웠다”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박태환은 주목받지 못했다. 출전한 종목 모두에서 예선 탈락하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슈의 중심이었다. 몇몇은 “박태환 좀 ‘네비도’라~” “‘약한’ 모습 보이지 마세요”라고 비꼬았다.

수영 영웅이 추락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당 대표로 이정현 의원(사진)을 뽑았다. 8월9일 수락 연설에서 이정현 신임 대표는 “영광되고 거룩하기까지 한 책무를 기꺼이 맡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거룩한 책무’란 박근혜 대통령 보위를 뜻하는 것 같다. 이튿날 김재원 정무수석을 만난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과 맞서는 것이 정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여당 의원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래전부터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있던 2014년에는 KBS에 전화를 걸어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 비판 보도를 줄여라”고 말한 바 있다. 전당대회 다음 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그는 회의장 벽에 ‘섬기는 리더십’이라고 적었다. 앞에 ‘박근혜’는 차마 쓰지 않았다.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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