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겪는 더위라지만 올여름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마른장마와 함께 극성을 부리고, 기습적인 폭우는 변덕스럽기 짝이 없다. 절망스럽게도 올해 폭염은 오래 머물다 갈 전망이다.

밤에는 열대야가 맹위를 떨친다. 7월23일부터 8월4일 현재까지 서울의 열대야 발생 일수는 12일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의 열대야 발생 일수는 5일에 불과했다. 열대야란 밤 최저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습도가 높아지면 체감온도는 더 올라간다.

결국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강과 바다를 찾고, 더러는 해외로 나간다. 최근에는 집이나 집 인근에서 실속 있게 피서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stay+ vacation)’이 떠오르고 있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이나 피서지 인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염려가 없다.

쉬이 잠들기 힘든 밤, 도심 속 심야 영화관과 야간 영업 대형마트, 야간 개장 놀이공원 등 ‘밤놀이’가 확산된 지는 이미 오래다. 한강·서점·고궁 등 ‘유흥’을 벗어난 공간들도 밤까지 문을 여는 추세다. 특별할 것 없지만 낮보다 멋스럽다. 여름밤을 즐기는, 고즈넉하고 정겨운 피서법을 소개한다.

ⓒ시사IN 조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