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우정에 관하여
메릴리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 지음, 정지인 옮김, 책과함께 펴냄

출판물은 물론이거니와 삶과 문학에서도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 것은 사랑이다. 그에 비해 사랑의 친척인 우정은 대수롭지 않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저자들 역시 사랑과 관련한 책(〈프랑스인들은 어떻게 사랑을 발명했나〉, 국내 미출간)을 함께 작업하면서 사랑과 우정을 무 자르듯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걸 불현듯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우정은 뭘까? 우정은 사랑과 정말 다른 걸까?
몇 세기 전만 해도 ‘여자의 우정’은 인정되기는커녕 조롱받는 대상이었다. 우정의 공적인 얼굴이 영웅서사를 중심에 둔 남성이었던 까닭이다. 저자들은 역사와 문학·철학·종교와 대중문화를 살펴보며 지난 세월 동안 여성이 어떻게 남성과 우정의 공적인 얼굴을 나눠 갖게 되었는지 추적한다. 성서에서 출발해 고대 그리스·로마를 거쳐 계몽주의까지, 1960년대 여성운동을 거쳐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까지 훑어나가며 남녀를 막론하고 우정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시대순으로 정리한다. 남성들의 우정에 가려져 있던 여성의 우정을 조명함으로써, 한때 하찮게 취급되던 여성의 우정에서 발견한 힘과 지혜를 검토한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오찬호 지음, 동양북스 펴냄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지수는 0.651(여성이 남성 임금의 65% 정도의 경제·정치적 권한을 누린다는 의미)로 조사 대상 국가 145개국 중 11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당연히 OECD 국가 중에서는 꼴찌다. 그런데도 왜 한국의 많은 남자들은 남자로 태어나서 살기 힘들고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걸까.
저자는 한국 남자를 이해하는 코드로 군대와 학교 교육,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남자가 생계를 책임지고 여자는 이를 지원하는 가족 모델)을 꼽는다. 남자는 권위주의와 경쟁 문화에 찌든 학교를 지나 폭력과 복종이 절대 진리인 군대를 거치면서 ‘남성’이라는 젠더(사회학적 성)로 변해간다. 결과는? 소통과 공감능력의 상실이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이 ‘일베’ 같은 남성들의 집단 세력화나 혐오 범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이 아닌 ‘사람다움’이 우선시되는 사회는 정말 요원한 걸까. 저자는 사회현상의 이면에 깔려 있는 성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시킨다. 남성을 비판하면서 그 대상에 자신을 포함시키는 성찰 역시 잊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
박성우·신용목 엮음, 창비 펴냄

1975년 신경림의 〈농무〉를 시작으로 40년 동안 펴낸 창비시선이 400권째를 맞아 기념시선집을 냈다. 박성우·신용목 두 시인이 301권부터 399권까지 각 시집에서 시 한 편씩을 선정해 시인의 말과 함께 엮었다. 오늘날 한국 시단을 이끌어가는 시인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방귀의 예술
피에르 토마 니콜라 위르토 지음, 성귀수 옮김, 유유 펴냄

코믹 메디컬 문학의 고전. 방귀를 학문의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시대와 문명에 따라 방귀 뀌는 자의 다채로운 역사와 유명 일화를 소개한다. 방귀를 선동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슬그머니 위장해서 뀌라는 권고 뒤에는 “후각적으로 더욱 악화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는 경고까지 포함하는 센스.

 

 


 

인간 존재의 의미
에드워드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인간중심주의는 개인과 집단의 생존에 크게 기여해왔지만, 인류는 나머지 다른 생명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인 저자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파헤쳐 나간다. 개미와 외계인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인간세계를 돌아본다.

 

 


 

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북스피어 펴냄

“어쩌면 이 소설이 그의 긴 유서일지도 모른다.” 세월호 민간 잠수사인 고 김관홍 잠수사의 증언을 토대로 쓰인 미스터리 소설. 인세는 전액 세월호 진상 규명 활동을 위해 기부된다. 책과 함께 구매할 수 있는 꽃다발은 김 잠수사의 아내가 운영하는 꽃집(fbada.com)에서 배달된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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