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터키 쿠데타 ‘자작극’ 의심 받는 이유


터키 여행, 얼마나 위험할까?

 

터키 이스탄불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여행지다. 우리 국민들에게도 신혼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열기구’ 체험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 신들의 휴양지로 꼽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고 하는 안탈리아, 석회층 온천으로 유명한 파묵칼레까지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환상적인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쿠데타 당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도 환상의 터키 여행을 꿈꾸고 터키에 입국한 한국인들이 있었다. 공항 보세구역 안팎에 80여 명, 수하물 벨트 인근 구역에 30여 명 등 총 110여 명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벌어지는 총격과 반란군 모습에 공포에 질렸다. 다행히 주 이스탄불 총영사관 영사 2명이 폐쇄된 도로를 5㎞나 걸어서 공항에 도착해 이들을 도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항까지 가는 길에 총소리를 들으며 걸어간 우리 영사들이 우리 국민 모두를 만나 공항 내 안전장소로 집결하도록 조치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쿠데타로 터키 교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쿠데타 대처에 대한 기본 매뉴얼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현재 국가 비상사태를 맞아 체류 연장이나 기타 행정업무가 거의 마비된 상황이다. 아이들 사립학교의 교사들도 대거 숙청되었다. 이스탄불에서 사업을 하는 한 교민은 “9월이면 체류 기간이 끝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사업도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터키 쿠데타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발이 묶였던 한 시민(왼쪽)이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터키 정부의 권한이 커졌다. 우리 교민 신변에 어떤 문제가 닥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터키 현지인들과 있을 때 가급적 정치적 언사나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를 피하는 게 좋다. 어떤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몰 후에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대사관이나 교민들의 비상연락처를 꼭 알아둬야 한다. 외교부는 터키 전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 위험 상황이 발생할 때 발령하는데, 일반여행경보 3단계(여행 취소·연기, 철수 권고)에 해당한다. 여행금지 조처는 아니라서 정부 권고를 따르지 않더라도 처벌 대상은 아니다. 정부는 7월17일 터키 교민의 안전 확보와 귀국 지원 등을 위해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7월29일까지 2주간 한시적으로 내려졌지만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을 감안한다면 이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기자명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