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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량생산 시대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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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테러 수출, 동쪽으로 한걸음 더


금수저 엘리트들은 왜 테러범이 되었나

 
 

이슬람국가(IS) 깃발 앞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6명의 범인. 이들은 대부분 방글라데시에서도 내로라하는 집안의 엘리트 출신이었다. 7월1일 발생한 다카 인질 테러 이후 아사두자만 칸 방글라데시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무장괴한 6명이 대부분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이다. 이런 젊은이들이 테러를 저지른 게 놀랍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들은 시리아에도 가지 않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었다. 아사두자만 칸 장관은 “(이슬람) 극단주의 전사가 되는 게 유행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래 방글라데시에는 토착 이슬람 무장단체인 ‘자마에툴 무자헤딘 방글라데시(JMB)’가 있다. 전국적으로 조직원 1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JMB는 지난해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암살 계획까지 세우다 적발되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들의 주요 테러 수법은 마체테(크고 넓은 정글 칼)와 같은 큰 칼로 희생자 목을 내려치는 것이다. 이번 다카 인질 사건에서도 이 칼이 등장했고 희생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번 테러 수법을 보면, 칼을 사용하는 토착 테러 방식과 테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IS 방식의 ‘콜라보’였다.

ⓒ유튜브 갈무리7월6일 IS 조직원들이 방글라데시 정부에 추가 테러를 위협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었다.

지난 7월6일 인터넷을 통해 유포한 동영상에서 IS는 방글라데시에서 테러를 또 저지르겠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에는 벵골어와 영어를 쓰는 IS 조직원 3명이 등장한다. IS는 방글라데시 조직원에게 알벵갈리라는 성을 붙여주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도 아부 이사 알벵갈리였다. 그는 “지하드(이슬람 성전)는 이제 방글라데시에서 시작됐다. 다카 작전(7월1일 발생한 인질극)은 일부에 불과하며 우리는 다시 공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글라데시 정부를 카피르(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라고 규정하면서 그는 “이들과 맞서 싸우는 것이 우리의 종교적 의무다”라며 정부를 위협했다.

IS는 올해 초 호라산 지역(파키스탄·아프간과 그 주변을 일컫는 말) 책임자를 임명했다고 밝히며 남아시아에서의 세력 확장을 선언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 IS는 자신들이 발행하는 잡지 〈다비크〉를 통해 “칼리파 전사들은 벵갈(방글라데시 일대 지역)에서 계속 확장할 것이며 행동도 시작할 것이다. 이들을 이끄는 지역 리더들은 IS 지도부의 명령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라고 선동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 본부를 둔 IS가 JMB 같은 현지 무장조직과 결합한다는 의미였다.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로 IS 진출 중

IS는 마치 가맹점을 늘려가듯 세력을 넓혀갔다. 프리랜서 무장조직원을 영입해 시리아나 이라크와 떨어진 지역에서도 테러를 현실화했다. 이런 식으로 테러의 현지화를 이루며 IS는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의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무슬림 국가 전반에 대한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29일 인도 대테러 전담기구인 국가수사국(NIA)과 경찰은 남부 텔랑가나 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서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단체 조직원 11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된 이들이 인도의 이슬람 무장단체 ‘인도 무자헤딘’ 소속이지만 지금은 IS와 연계된 단체로 옮아가 테러를 모의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국가수사국 관계자는 “이제 인터넷뿐 아니라 IS의 기술과 현지 자생적인 늑대들(테러리스트)의 콜라보(협업)가 요즘 새로운 테러 수법이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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