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파괴하고 있다?


‘고의 방화 의혹’ 부인하는 코린도 그룹


코린도 그룹은 친환경 기업이 아니다

 

해외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코린도그룹의 팜 야자 농장 경영은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다”라고 입을 모았다.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에이드인바이런먼트 앨버트 텐 케이트 조사관, 왁스먼 스트래티지 데보라 라피더스 열대우림 보호 캠페인 담당자, 그리고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 톰 피킨 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Walhi인도네시아 북말루쿠 지역 한 마을의 농가 벽에 “PT GMM(코린도 계열사)은 당장 멈춰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코린도그룹을 조사하게 된 계기는?

데보라 라피더스(데):최근 2년간 인도네시아의 팜 야자 산업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기후변화 문제가 부각되며 열대우림 파괴가 비난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소비자 운동에 힘입어 팜유 유통을 과점한 다국적 대기업들의 인식이 변했다. 산림 파괴 없는 지속 가능한 팜유를 만들자는 원탁회의가 열리고, 지속 가능한 팜유(RSPO) 인증제도 탄생했다. 그런데도 인도네시아의 산림 파괴는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파푸아 섬은 떠오르는 산림 파괴 지역이다. 도대체 어떤 기업들이 계속해서 ‘예전 습관’을 반복하는지 확인해봤더니, 그중에서도 코린도가 가장 심각했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화재에 대해 코린도는 자연발화나 현지 주민들의 화전을 언급했다.

앨버트 텐 케이트(앨):화재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 우리는 코린도 농장이 토지 정리 과정에서 사각형의 구획 정리와 벌목을 한 뒤 몇 달이 지나면 화재가 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구획 정리와 화재 간에 상당히 강력한 상관관계가 존재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기업들은 방화를 통한 농장 확장이 비난받으면 항상 자연발화라고 주장하거나 주민들을 탓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원인을 불문하고 산림해제 허가 지역 안의 모든 화재에 대해 허가권 소유 기업의 책임을 묻고 있다.

ⓒWalhi현지 주민들은 방화로 농장을 넓혔다고 주장한다.

코린도는 화재가 급증한 이유로 2014년과 2015년의 가뭄을 꼽았다.

:이 주장은 코린도 계열사 PT BCA 농장의 경우로 반박할 수 있다. 이 농장에서, 2013년에 19건, 2014년에 97건의 화재가 포착됐다. 그러나 개발이 모두 끝난 뒤인 2015년에는 단 한 건이었다. 코린도도 인정한 것처럼 2015년은 엘니뇨로 인해 2014년보다도 가뭄이 더 심했다. 만일 자연발화가 코린도의 개발 계획과 그토록 조화롭게 일어났다면 지독한 우연의 일치일 것이다(웃음).

주민들과의 갈등은 일부와의 문제라던데?

톰 피킨(톰):현지 주민들 주장에 따르면, 코린도는 대다수 여론에 반해 토지를 수용하고 개발해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 코린도와 협의하고 보상을 받은 건 일부 주민들뿐이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코린도는 설명회를 열어 모든 참여 주민에게 ‘출석부’에 이름을 적게 하고, 그것을 환경영향평가에 가짜 동의 서명으로 첨부했다.

코린도는 한국에 친환경 기업으로 알려졌다.

:오, 노(No).

:코린도는 팜 야자 농장과 관련된 어떤 지속가능한 글로벌 협의체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가장 포괄적이고 낮은 단계의 합의인 RSPO (지속 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협의회)에도 코린도의 이름이 없다. 산림을 파괴하며 팜 야자 농장을 늘리는 것은 전혀 환경친화적이지 않다. ‘녹색 성장’으로 유명한 한국 출신의 기업이 국제사회에 나쁜 인식을 심지 않도록 한국 독자들이 인지하고 행동해주길 바란다.

:한국의 기업과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산림과 관련된 시장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이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은 분명히 세계적인 ‘대세’고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기자명 신한슬 기자 다른기사 보기 hs51@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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