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2015년 12대 뉴스 그후]

ⓛ1월 연말정산 파동-세법 개정으로 면세자 늘어 ②3월 리퍼트 대사 피습-김기종씨 국보법 위반 무죄 ③4월 성완종 게이트-이완구·홍준표 불구속 기소로 수사 종결 ④ 5월 메르스 대유행-끝났다지만 기형적 의료시스템 그대로 ⑤6월 신경숙 표절 논란-표절 정의, 범위 과제로 남아

⑥7월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파문-국회 진상조사 무산, 여당은 국정원 감청권한 확대 추진 ⑦7월 삼성-엘리엇 주총 대결-삼성 ‘주주 친화 정책’ 펴기 시작 ⑧9월 노동시장 구조 개편-노동 5법 해 넘길 듯, 일반해고는 지침으로 우회 ⑨11월 역사교과서 국정화-편찬기준·집필진 비공개 중 ⑩11월 파리 테러-프랑스 극우정당 약진하다 결선서 패배 ⑪12월 안철수 탈당-‘새정치’ 향방 여전히 모호 ⑫12월 미국 연준 금리 인상-2016년 한국경제 위태롭게 출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2월15~16일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사실상 0%’를 의미했던 종전의 0~0.25%에서 0.25~0.50%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였다.

연준은 2005년 6월(당시 5.25%) 이후 기준금리를 일관되게 내려왔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는 ‘사실상 0%(0~0.25%)’로 유지했다. 그러던 연준이 9년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은, 미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나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례회의 직후 발표된 성명서에서 연준은, 지난 몇 달 동안 가계지출, 투자, 노동시장 관련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물가인상률은 연준의 당초 목표였던 2%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중기적으로 물가인상률이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AP Photo12월16일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연준은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에 가할 충격을 의식한 듯 “최근 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되어야 한다(only gradual increases)”라고 밝히기도 했다. 내년에도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4차례에 걸쳐 금리가 인상되리란 관측이 나온다.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내년 말 예상 기준금리의 중간값이 지금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1.375%였기 때문이다.

한국 같은 수출 대국은 미국 수출이 늘면서 국내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은 저금리로 미국 달러를 빌려 이머징마켓에 투자해왔다. 그 덕분에 이머징마켓들은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이머징마켓에 잠겨 있는 자금이 미국으로 유출되기 시작하면 이머징마켓발(發)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 반면 2~3년 전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이머징마켓에서 이미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 역시 경기 전망이 부정적인 데다 가계부채까지 과도하게 쌓인 상황이다. 또한 12월 들어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있다. 자금 유출을 막으려면 국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이 경우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가계부채 위기의 뇌관에 불이 붙을 수 있다. 2016년의 한국 경제는 매우 위태롭게 출발할 조짐이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