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계절이 끝나고 테니스 시즌이 왔다. 6월 한 달간 세계를 ‘미치게’ 만든 유로 2008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났다. 인기 검색어 목록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유로 2008의 자리를 이은 스포츠 이벤트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였다. 6월23일부터 7월6일까지 영국 윔블던에서 열린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은 아시아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드높았다. 윔블던은 덴마크·헝가리·이스라엘·뉴질랜드·아르헨티나에서 인기 검색어 1위였다.
 

ⓒAFP아나 이바노비치(위)는 샤라포바의 인기를 제쳤다.

테니스 스타의 인기도는 윔블던 성적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여자 단식 3회전에서 탈락한 세르비아의 아나 이바노비치가 세계 누리꾼의 인기를 모았고(아일랜드 1위·영국 2위·싱가포르 3위), 겨우 2회전 만에 탈락한 마리아 샤라포바도 인기를 끌었는데(UAE 5위·영국 5위·아일랜드 9위) 정작 여자 단식 결승에 동반 진출한 윌리엄스 자매의 이름은 검색어 목록에 없다. 누리꾼은 1등을 기억하지 않는다. 다만 미모를 따질 뿐이다.
 

디아블로3(위)는 한국에서도 인기 검색어 1위였다.

이번 주에 뜬 깜짝 스타는 스페인을 유로 대회 우승으로 이끈 카시야스(과테말라 1위·스페인 3위·헝가리 4위)였다. 골키퍼이자 주장인 그는 이번 대회로 세계 최고 골키퍼 반열에 올라섰다. 성적과 상관없는 인기 검색어는 축구에도 존재한다. 8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포르투갈 호날두 선수의 여자친구 네레이다 갈레르도가 또 순위(핀란드 2위·스웨덴 2위·노르웨이 2위·덴마크 7위)에 올랐다. 호날두 커플은 8강 탈락 뒤 지중해에서 휴가를 즐겼는데, 왜 북유럽에서 인기 검색어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 네레이다 갈레르도는 잊을 만하면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구글 검색어계의 스테디셀러다. 누리꾼은 MVP를 기억하지 않는다. 다만 여자친구만 구경할 뿐이다.

이번 주 누리꾼을 정말 흥분시킨 것은 따로 있었다. 온라인 게임회사 블리자드가 6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한 초대작 게임 디아블로3였다. 블리자드나 디아블로3와 관련된 키워드는 미국·말레이시아·네덜란드·한국·그리스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디아블로 열풍으로 10위권 내에 디아블로3 단어가 없는 나라가 드물었다. 덩달아 블리자드의 또 다른 게임인 WOW (월드 오프 워크래프트)도 인기 검색어 순위에 자주 보였다.
 

호날두가 여자친구와 휴가를 즐기고 있다.

휴가철이 되다 보니 이번 주 검색어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단어가 많은데 할리우드 영화 개봉 소식도 눈에 띄었다. 인기 검색어 순위를 보면 어떤 영화가 전지구적으로 유행하는지 알 수 있다. 로봇 애니메이션 〈월-E〉가 칠레 6위·콜롬비아 7위·캐나다 8위·코스타리카 13위에 올랐다. 앤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Wanted〉는 필리핀 7위·한국 12위·폴란드 15위 에 머무르며 청소 로봇에 완패했다.

미국 코미디언 조지 칼린이 71세를 일기로 6월22일 세상을 떠났다. 1994년 그래미상 수상자인 칼린은 정치 풍자 코미디와 블랙 유머로 유명하다. 교회와 목사를 풍자한 스탠딩 코미디로 뭇 기독교 신자를 불편하게 했으며, 1970년대에는 반체제 인사로 몰리기도 했다. 조지 칼린은 영국·남아공·캐나다·필리핀 등 영어권 국가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주 사망한 인물 가운데 가장 유명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 인기 검색어 20위권 안에는 그의 이름이 없었다.

조지 칼린보다 스무 살이 더 많은 넬슨 만델라 할아버지는 7월18일에 90세 생일을 맞는다. 만델라가 대통령이었을 때 남아공에는 희망이 넘쳤는데 지금 남아공은 폭력과 부패로 우울하다. 넬슨 만델라 인기 검색어 순위는 코스타리카 5위·영국 7위·노르웨이 8위·아일랜드 11위·네덜란드 15위였다.

ⓒAFP정치 풍자 코미디언 조지 칼린(위)이 타계했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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