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주진우 기자

‘표절’ 스님 오신 날?
목탁 대신 손에 든 화투짝
“승복 벗으면 전문 도박꾼이 된다”
주지 선거철은 스님들의 쇼핑 시즌?

장주 스님(사진)에게 승려들의 도박 문제에 대해 물었다. 스님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제시하며 승려들의 도박 문제가 심각하다고 털어놓았다.

승려들이 도박 문제로 자주 구설에 오른다.
중들이 돈은 많은데 할 게 별로 없다. 머리(카락)가 없어서 어디 가면 금방 눈에 띈다. 그래서 끼리끼리 도박해서 돈을 몰아주곤 한다. 눈을 피해 도박하러 외국에 나가기도 한다.

일부 승려는 왜 그리 도박을 좋아하나?
큰 절 주지가 싫어하면 하기 곤란한데 주지가 더 좋아한다. 돈 빌려주고 팁 받는 걸 더 좋아한다. 특히 돈 많고 힘센 자승(스님)이나, 종상(스님)이 하자고 하면 스님들이 더 기다린다.

 

ⓒ시사IN 주진우장주 스님

외국으로 도박하러 나가는 스님도 많다.
도박 아니면 외국에 나갈 이유가 별로 없다.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가리키며) 다 도박하러 간 것이다. 미국, 필리핀, 마카오는 거의 종상(스님)이랑 갔다. 미국에 한 번 가면 라스베이거스, 애틀랜틱시티, 니노, 넥타오 등 카지노 있는 곳은 휩쓸고 다녔다. 종상의 주특기는 블랙잭이다. 나는 포커, 스리포커, 아라비안 포커 주로 3가지를 한다. 그리고 미싱(슬롯머신)을 전문으로 한다. 7000~8000달러는 여러 번 따봤다. 내가 미국에서 낸 세금만 1만 달러가 넘는다.

1996년에 한 번 나가고, 1999년에 두 번, 2000년에 다섯 번, 2001년부터는 거의 매년 10차례 정도 외국에 나갔다. 1996년 처음 외국에는 무슨 일로 나갔나?
도박장이 없으면 안 나간다. 재미없다. 내가 미국에 나간 것 중에 70% 이상은 종상이랑 갔다고 보면 된다. 마카오도 그렇고.

카지노에는 승복을 입고 다니나?
비행기에서 내리면 화장실에서 바로 사복으로 갈아입는다. 옷을 갈아입으면 전문 도박꾼이 되는 것이다.

사복은 현지에서 누가 준비하나. 미국에는 스님들을 도와주는 보살이 있다고 하던데.
한국에서 사복을 다 가지고 간다. 보살은 몸만 나온다. 미국에서는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다.

카지노에 한국인도 많다. 머리가 훤한데 승려인 것을 알아보지 않나?
미국에는 머리 박박 깎은 사람이 많아서 스님인 줄 모른다. 말만 안 하면 중국인인 줄 안다. 그래서 외국에 다니는 것이다.

도박하러 주로 어디를 갔나?
어디든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호텔 카지노에 제일 많이 갔다. 세계에서 최고 좋은 포커 장소라 우리나라 최고 원·투·스리가 온다. 우리끼리는 통하지 않나. 텔레비전에서 포커 1~2등 한다고 나오는 사람이나 대를 이어서 하는 프로도 우리한테 깨진다. 기술이 먹는 게 아니다. 나는 포커 철학이 있다. 다른 사람은 (원하는 패가) 올 때까지 못 기다린다. 성불하기보다 더 어렵다. 때를 기다리면 카드는 오게 되어 있다. 돈으로는 못 이긴다. 은정장학재단에서 도박할 때는 다 나보다 돈 많은 사람들이었다. 성이고, 성이고, 정이고 다 자승 돈으로 하니까. 종상이도 돈 많고, 성이도 돈 많고, 돈이, 재경이 다 세다. 나는 겨우 1000만원 가져가는데….

한국에서 도박할 때는 보통 얼마씩 가져오나?
기본이 1000만원. 7명이면 7000만원이다. 아침 9시부터 밤새 돌리면 하룻밤에 엄청나다.

기사화되는 것 괜찮은가?
자승이 나를 고발했으면 좋겠다. 종상이 고발해도 된다. 사실을 알릴 수 있어 좋다. 생사라는 게 부처님에 달렸지 자기들한테 달렸나. 어차피 사람은 한 번 나오면 죽는다. 5년 후에 죽느냐, 10년 후에 죽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살다 갔느냐가 중요하다. 조계종이 이렇게 망해서야 되겠나. 종단을 먼저 정화해야 사회가 깨끗해지고 나라가 깨끗해지는 거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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